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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짜씨 2: 28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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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문화는 글자로 촉발되었고 활자를 통해 폭발했다

글, 글자, 씨앗, 바탕, 근본이라는 의미를 가진 『글짜씨』는 한국타이포그라피학회에서 펴낸 연구결과 모음이다. 이 책은 그 두 번째 연구 결과 모음집으로, 새 한글 자소를 이용해 일본어 음성 표기를 위한 한글 표기 체계를 정의하고 그 용례로 일본의 지명과 인명 표기 등을 제시한 노은유의 논문 「일본어 음성 표기를 위한 한글」을 비롯해 좌담 「국외 타이포그래피 교육」, 헬무트 슈미트와의 대화 등 다양한 연구 활동을 소개한다. 이 밖에 일본어 학습서,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등에 쓰일 수 있다.

편집자의 글

이 책의 구성

일본어 음성 표기를 위한 한글 / 노은유
새 한글 자소를 이용해 일본어 음성 표기를 위한 한글 표기 체계를 정의하고, 그 용례로 일본의 지명과 인명 표기 등을 제시한다. 이 밖에 일본어 학습서,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등에 쓰일 수 있다. 한글은 우리말에 맞게 짜인 문자 체계이지만, 자소 파생의 유연성이 있기 때문에 문자가 없는 나라의 언어를 위해 새로운 문자 체계를 만드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이는 로마 알파벳이 영어, 독일어 등 많은 언어의 모태 문자로서 널리 쓰이는 것과 같은 맥락이며, 미래 한글의 이상적인 쓰임새라고 본다. 현재 세계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숨은 언어들이 문자가 없어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언어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이들의 세계관, 문화 등을 담고 있기 때문에 인류 문화 보존을 위해 지켜야 할 유산이다. 따라서 언어 보존을 위해 그 소리를 표기할 수 있는 문자 개발이 필요하며 그 모태 문자로서 한글이 제 역할을 발휘할 날이 오리라고 본다. 덧붙여 이 연구는 세계의 언어 또는 문자를 하나로 만들거나 우열을 가리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여러 나라의 문화가 다르듯 언어와 문자가 다른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연구자는 한글을 이용한 다양한 작업을 통해서 사람들이 세계의 많은 언어를 이해하고 세계인과 소통하며 문화를 보존하는 데에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

1910-30년대 중국인 기업에 의한 활자 제작의 융성과 원인
/ 쑨밍위안, 이하라 히사야스, 사토 마사루
근대식 인쇄술의 정착 이후, 1910년대부터 중국의 활자 제작이 시작해 1920-30년대 상해를 중심으로 융성했다. 본 논문에서는 이러한 요인으로 네 가지 현상을 지적했다. 특히 근대 중국의 사회, 경제 발전을 배경으로 근대식 인쇄술에 근거한 고전 문화 부흥에 대한 탐구심은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그러나 중국 기업에 의한 활자 제작의 흐름은 1937년 중일 전쟁과 그 밖의 국내 전쟁에 의해 중단된다. 중화 인민 공화국 건국 이후, 본 논문에서 언급한 기업 대부분은 국영화와 함께 본토로 이전되었다. 이렇게 활자 제작의 기술은 상해를 중심으로 발달해 중국 전역으로 확산했다. 또한 1960년부터 인민정부 문화부의 주도로, 해인쇄기술연구소자체연구조를 중심으로, 건국 이전의 한문정해서, 진송, 화문정해서의 3종이 간자체 규범화와 가로쓰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개정되어, 표준 서체로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 이렇게 중화 인민 공화국 건국 이후의 주요 인쇄업체는 건국 이전의 기업으로부터 개조되고, 일부 표준 서체는 건국 이전의 활자를 개각했다. 이상의 내용으로, 1910-30년대 중국인에 의한 활자 제조의 융성은 근대 중국의 사회와 매우 밀접한 관계성을 가졌음을 알 수 있다.

훈민정음에 담긴 디자인 철학의 현대성 / 유정미
훈민정음은 우리 민족에게 단지 문자 생활의 편리함을 제공해 준 글자로서 가치를 지니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창제 목적이 분명하고 문제 해결 과정을 거친, 현대적 개념의 디자인으로서도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훈민정음은 디자인 해설서라고 할 수 있는 『훈민정음 해례본』을 통해 창제 철학과 활용 방법 등을 자세히 밝힌다. 그 어떤 창조물보다 디자인 콘셉트와 철학이 분명하다. 15세기 당시의 시대정신이라 할 수 있는 우주의 질서와 자연의 이치를 창제 철학에 잘 반영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에게는 문자로서뿐 아니라 디자인 결과물로서 훈민정음을 연구하고 해석해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이제 디자인 분야도 진정한 훈민정음 창제 철학을 계승해야 할 때가 되었다. 그것이 21세기 정보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던져진 과제이며 또한 혜택이다. 한자의 음을 빌려 이두 문자로 사용했던 훈민정음 이전 모습이나 서구 중심의 이론을 그대로 우리의 조형 언어로 사용하는 현대 한국 디자인의 모습이 많이 닮았다. 그에 대한 과제는 이 연구에도 얼마간 남은 셈이다. 이어지는 후속 연구에서 더 체계적이고 깊이 있는 내용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그 실천이 우리 디자인 분야의 이두 문자 시대를 청산하고 새로운 조형 언어 시대를 앞당기는 길임을 알고 있다.

한글 디지털 바탕체 조형 요소의 변화와 타이포그래피 특징에 관한 연구 / 유정숙
디지털 기술 발전과 함께 정보 사회에서 좋은 한글 타이포그래피를 구현하기 위한 의식 있는 연구와 실험은 더 높은 가독성과 심미성이 고려된 글자꼴 개발을 유도할 것이다. 이는 효과적인 정보 전달과 시각 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중요한 일이다. 특히 출판 매체와 모니터에서 본문용과 제목용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바탕체와 돋움체의 기본 글꼴 디자인은 끊임없는 연구 아래 더욱 수준 높은 세계 속의 한국 문화 시대에 상응하는 창의적 개발을 이루어야 할 것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한글은 더 풍부한 콘텐츠와 함께 영문과 기호 및 한자와의 혼합 조판, 기운체(사체) 및 다양한 글자가족 개발 등의 산재된 문제를 계속 연구 보완하고 다시 디자인해 질적으로 우수한 서체를 만들어야 한다. 이와 함께 구체적인 한글 타이포그래피의 기술적 발전을 통해 풍성한 타이포그래피 표현이 구현되는 계기가 끊임없이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한글에서 문장 부호 온점(.)과 반점(,)의 문제 / 이용제
글자 디자인 경험과 서양의 문장 부호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시기를 보았을 때,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가로쓰기용 .과 ,에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은 우리 문장 부호가 혼란스럽다는 국어학자의 의견과 비슷하다. 또한 한글 문장 부호에서 과연 세로쓰기용과 가로쓰기용을 구분할 필요가 있는지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서양의 문물이 한참 우리나라에 밀려 들어왔을 때, 우리는 우리 것을 제대로 볼 수 없었던 것 같다. 특히 과거를 상징하는 중국의 문화를 끊어 내기 위한 노력과 힘을 가진 서양 문화에 대한 동경이 한글 문장 부호에 그대로 반영된 듯하다. 우리는 문장 부호의 모양과 크기와 위치를 한글에 맞게 새로 만들거나, 서양의 것을 쓸지라도 한글에 적합하게 변형해서 써야 할 것이다. 또한 네모꼴 한글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탈네모꼴 한글이라면 문장 부호에 관한 여러 가지 쟁점을 다시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차례

논문
일본어 음성 표기를 위한 한글 / 노은유
1910-30년대 중국인 기업에 의한 활자 제작의 융성과 원인 / 쑨밍위안, 이하라 히사야스, 사토 마사루
훈민정음에 담긴 디자인 철학의 현대성 (20세기 모더니즘 철학에 비추어) / 유정미
한글 디지털 바탕체 조형 요소의 변화와 타이포그래피 특징에 관한 연구 (네모틀 글자꼴을 중심으로) / 유정숙
한글에서 문장 부호 ‘.’과 ‘,’의 문제 / 이용제

좌담
국외 타이포그래피 교육 / 김지원, 김지현, 송유민, 유지원, 이영미, 최문경

대화
노름과의 대화
헬무트 슈미트와의 대화

서평
타이포그래피의 탄생 / 민병걸
타이포그래피 투데이 / 김형진
한글공감 / 이용제

한국타이포그라피학회

글자와 타이포그래피를 바탕으로 소박하며 진솔한 입장에서 깊은 생각을 나누고 이를 통해 한국의 시각문화 성장이라는 바람을 이루기 위해 2008년 9월 17일 사단법인으로 시작되었다. 현재 국내외 회원의 연구와 교류 그리고 협력을 통해 매년 정기적으로 좌담회 및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작품을 전시하며, 학술논문집 『글짜씨』를 발간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우수한 타이포그래피 문화 확산에 힘쓰고 있다.
은 안그라픽스에서 발행하는 웹진입니다. 사람과 대화를 통해 들여다본
을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