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메시지를 전하는, Youandi
2003년, Youandi의 시작은 현대카드 CI에 사용하기 위한 제목용 서체 개발이었다. 현대카드만의 전용 서체를 만들어 새로운 CI로 활용하는 동시에 ‘다양한 상품 개발과 브랜딩에 적용해 비주얼 시스템의 일관성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었다. Youandi의 가장 큰 특징은 신용카드의 형태적 특징을 형상화한 점으로 알파벳 대문자 ‘O’ 형태를 기준으로 서체의 기본 로직과 시스템을 개발했다. Youandi라는 이름에는 생각보다 단순하고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 외국인들에게는 ‘현대(Hyundai)’라는 발음이 쉽지 않다. ‘H’를 묵음 처리해 ‘윤다이’라고도 하는데 그 뉘앙스를 살려 비슷한 발음인 ‘유앤아이(Youandi)’가 된 것이다. 이렇게 탄생한 Youandi는 현대카드 디자인 시스템의 핵심이자 기업 철학을 표현하는 고유한 목소리로 자리매김했다.
물론 전용 서체를 개발했다고 해서 아이덴티티가 저절로 구축되는 것은 아니다. Youandi가 현대카드의 강력한 브랜드 자산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는 전략적 활용과 철저한 관리가 뒷받침되었다. 그렇게 지난 20년간 쌓아온 현대카드의 브랜드 자산은 이제 임직원들의 높은 민도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 서체를 통해 현대카드가 그동안 진행한 서체 프로젝트들이 단발적인 사례가 아닌, 기업의 통합된 전략 하에 이뤄진 것임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고유의 목소리가 담긴 전용 서체
현대카드가 분명한 목적과 활용성을 계획하고 개발한 Youandi는 기업의 핵심 아이덴티티 요소로 자리매김하며 브랜딩 최전선에서 종횡무진 활약했다. 높은 활용도와 지속성으로 기업의 비주얼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물론, 특유의 조형미를 강조한 캐릭터를 통해 현대카드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명쾌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 것이다. Youandi는 한국에 전용 서체 붐을 일으켰고 기업은 물론 기관, 종교, 문화 단체까지 전용 서체를 만들어 브랜딩에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전용 서체가 기업을 상징하는 시각 이미지 중에서도 활용도와 지속성이 높기 때문에 대내외 커뮤니케이션에 ‘고유의 목소리’로 작용하게 된 것이라 분석할 수 있다.
Youandi는 현대카드 CI를 시작으로 M카드, 알파벳 카드 등 다양한 상품에 활용되며 여느 금융 회사와는 사뭇 다른 현대카드만의 고유성을 만들어갔다. Youandi의 의의는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서체’로부터 시작한 과감한 결정, 둘째, 20년 동안 신념을 갖고 꾸준히 사용하며 더욱 정교하게 완성한 철저한 관리, 셋째, 단순한 글자를 넘어 브랜드를 표현하는 핵심 수단이라는 점이다. 기업의 메시지를 전할 비주얼 보이스를 가졌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궁극의 브랜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