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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짜씨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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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컬처와 K타이포그래피,
부흥하는 문화 아래 작동하는 한국 타이포그래피에 관하여

한국타이포그라피학회가 발행하는 학술지 『글짜씨』는 타이포그래피를 중심으로 시각 문화의 여러 층위를 기록하고 탐구하는 정기 간행물이다. 2009년 창간 이래 동시대 디자인 현장의 실천과 학술적 연구를 결합하며, 한국 타이포그래피의 학문적 토대를 다지는 동시에 디자인 비평의 담론을 확장해 왔다. 매 호 특정 주제를 선정하여 디자인을 둘러싼 사회, 기술, 문화적 맥락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며 국내외 디자이너와 연구자들의 사고를 연결하는 기록 저장소의 역할을 수행한다.
지난 『글짜씨 27』은 2024년의 ‘지금의 타이포그래피’를 기록했고, 『글짜씨 28』은 프로파간다로서의 타이포그래피를 탐구했다. 이어진 『글짜씨 29』에서는 ‘앞으로의 타이포그래피’를 주제로, 급격한 기술 변화와 사회적 요구 속에서 타이포그래피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좌표를 살폈다.
이번 『글짜씨 30』은 제31회 한국타이포그라피학회 학술대회 주제였던 「“K” 이면의 타이포그래피」와 연결되어, 문자가 문화와 산업, 이미지와 취향, 전시와 출판, 팬덤과 대중문화 속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살핀다. 나날이 부흥하는 K문화, 한국 문자는 K문화와 필연적으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다. 이번 『글짜씨 30』은 한국 타이포그래피를 다시 바라보며 우리가 지나쳐온 한국 문자 문화에 관한 여러 담론을 다양한 이들의 시선으로 담아냈다.

편집자의 글

부흥하는 K문화, 그 아래 보이지 않는 한국 타이포그래피 읽어내기

한국타이포그라피학회가 2009년 12월부터 발간한 타이포그래피 학술지, 『글짜씨』. 30호로 돌아온 이번 『글짜씨 30』은 한국을 대표하는 K문화 이면의 타이포그래피를 중점적으로 살폈다. 나날이 부흥하는 동시대 K문화에서 과연 문자는 어떤 감각과 관계를 만들어내는지 탐구하며 한국적인 양식의 제작 과정과 한국 타이포그래피 연구 및 교육 과정도 함께 조명한다. 이러한 담론들은 문화의 이면을 폭로하고자 논의된 것이 아니다. 익숙하기에 지나쳐온 한국 타이포그래피가 어떤 자리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마련해 보고자 여러 명의 시선이 기록된 것에 가깝다.
책을 여는 논고는 최고야의 「질문-관계-확장 구조를 활용한 타이포잔치 아카이브 제안」으로 시작된다. 그동안 구조로 정리되지 않은 채 기획 언어의 형태로 존재해 온 타이포잔치의 질문들이 어떻게 생성되었는지 살펴보며 기록을 통해 전시를 계보화할 수 있는 구조적 접근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논고에 실린 여덟 편의 글은 글자체의 구조와 비례, 매체 환경과 조판, 활자사와 전용 서체 등 타이포그래피 연구의 구체적인 자리를 조명하고 분석했다.
특집은 지난 제31회 한국타이포그라피학회 학술대회 주제였던 「“K” 이면의 타이포그래피」에서 확장된 일곱 편의 글이 실려 있다. 한국 문화를 설명하는 단어 ‘K’. K팝, K푸드, K컬처 등 특정 단어 앞에 K를 붙이는 것조차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오늘날이다. 우리 앞에는 더 이상 낯선 표현이 아닌 ‘K’가 놓여져 있다. 채병록의 「보이는 K와 보이지 않는 문자 실천」은 한국의 문화를 설명하는 ‘K’라는 표현 뒤 우리에게 낯선 제작 과정, 매체마다 다른 시각적 조건, 지역과 세대의 차이, 문자와 이미지가 실제로 조직되는 방식을 조명한다. 양지은의 「엔터테인먼트 디자인에서의 타이포그래피 전략」은 현대 엔터테인먼트 디자인의 과제와 전략을 살피는 동시에 산업의 방법론적 실험을 지속 가능하게 이어나갈 수 있는 환경적 토대를 고민한다.
이어지는 기고에서도 문자가 문화와 산업, 이미지와 취향, 전시와 출판, 팬덤과 대중문화 속에서 어떤 영향을 받고 어떤 영향을 주는지, 다각도로 분석한다. 이아이린의 「빛의 기호: 응원봉은 어떻게 읽히는가」는 K팝 공연 문화 자체를 대표하는 오브제, ‘응원봉’을 탐구한다. 응원봉은 상품, 도구, 소장품, 팬덤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상징, 이 모든 것들이 될 수 있는 오브제다. 이 글은 응원봉에서 발하는 작은 빛에 집중하며 결국 이 하나의 물건이 어떠한 방식으로 공동체를 상징하게 되었는지 이야기한다. 사라 최, 김미나의 「《RM x SFMOMA: Between You and Me》」는 10월 3일 시작하는 《RM x SFMOMA》 전시를 소개하며 한국어와 영어, 두 언어의 공존에 대해 말한다. 두 언어가 공존하는 전시장에서 두 언어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 탐구하며 어느 한 언어를 낯설게 느끼지 않도록 균형을 찾는다. 크리스 하마모토, 쿵지춘의 「Design Documents at Asia-Pacific Design Week」는 크리스 하마모토와 쿵지춘의 인터뷰다. 중국에서 바라보는 한국 그래픽 디자인, 한국 타이포그래피를 이야기하며 앞으로 이어질 중국과 한국 간의 그래픽 디자인 통로를 바라본다.
마지막 포스터 프로젝트는 ‘과연 K란 무엇인가?’라는 하나의 질문에서 시작한 프로젝트를 다루고 있다. 이 하나의 질문에서 출발하여, 각국의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반응하는 K미디어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초청한 디자이너들은 중국, 프랑스, 일본, 영국, 미국의 디자이너로, 한국 외의 창작자들이다. 크리스 하마모토는 초청한 디자이너들에게 K미디어에 대한 각자의 인상을 ‘포스터’라는 매체를 통해 표현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아홉 명의 작가가 아홉 명의 각기 다른 K미디어 종사자들의 작품을 본 후 각자 느낀 인상을 포스터로 보여준다.

책 속에서

이 연구는 웹 환경에서 섞어짜기 좋은 한국어 폰트 설계를 위한 최소한의 공통 기준을 제시하며, 향후 한국어 폰트 파일 제너레이션(빌드) 표준, 한국어 조판을 고려한 오픈타입 피처 제안 등 후속 연구의 기반을 마련한다.

52쪽, 「웹에서 섞어짜기 좋은 한국어 폰트의 높이 메트릭스 제안 v1.0」

이 글은 한글 디자인 분야에서 모호하게 다뤄졌던, 한글 글자체의 구조에 관한 논의다. … 한글 글자체 역사 연구자는 글자체 변화의 양상을 파악할 때, ‘구조’를 하나의 축으로 삼는다. 이때 글자체의 구조 개념이 정립되지 않으면, 각 글자체의 외형을 서술할 수밖에 없고, 변화의 과정을 설명할 수 없다.

134쪽, 「한글 글자체 구조에 대한 연구」

K팝, K뷰티, K푸드, K컬처 같은 말은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습니다. K는 한국의 문화와 감각을 빠르게 설명하고, 서로 다른 장면을 하나의 인상으로 묶으며, 때로는 새로운 기대를 만들어냅니다. 그 안에는 자부심도 있고, 동시대 한국 문화가 만들어온 분명한 성취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표기가 선명해질수록, 그 아래에 놓인 차이와 과정은 쉽게 흐려지기도 합니다. K라는 이름 뒤에는 제작의 과정, 지역과 세대의 차이, 매체마다 다른 시각적 조건, 그리고 문자와 이미지가 실제로 조직되는 방식이 함께 놓여 있습니다.

178쪽, 「보이는 K와 보이지 않는 문자 실천」

자연의 생성 원리를 관찰하거나, 이질적인 것들의 충돌과 조화를 활용하거나, 형태를 발견하고 연결해 나가는 과정이야말로 AI가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며 레터링 작업의 본질이자 즐거움이 아닐지.

191쪽, 「레터링 작업 문의드립니다」

현대 엔터테인먼트 디자인에서 타이포그래피는 서사를 쉽고 독창적으로 시각화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소통하고 있다. … 유행의 전환이 빠른 분야이기에 시각 디자인과 타이포그래피가 앞으로 어떤 양상으로 흘러갈지 기대되기도 한다. 다만, 산업이 요구하는 압도적인 제작 속도와 현실적인 공정의 제약 속에서 이러한 방법론적 실험을 지속 가능하게 이어나갈 수 있는 환경적 토대를 고민하는 일은 여전히 남겨진 숙제다.

208쪽, 「엔터테인먼트 디자인에서의 타이포그래피 전략」

결국 K를 읽는다는 것은 타이포그래피와 문화자본이 긴밀하게 맞물려 형성하는 읽기 경험의 과정이다. 우리가 K를 읽을 때, 이는 동시에 문화자본을 확인하고 드러내는 것과 같다. 주목할 점은 타이포그래피를 사회문화적 읽기 장치로 이해하고, K타이포그래피를 문화자본 관점에서 읽기 경험과 연결해 본 탐색적인 시도이다.

214쪽, 「‘K’ 읽기: 문화자본과 K타이포그래피」

말과 글이 넘쳐나는 시대에도 어떤 기억은 언어보다 먼저 새겨진다. 공연이 끝난 뒤 사람들에게 남는 것은 로고나 메시지를 통해 전달된 정보보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빛을 함께 바라보았던 경험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경험이 강한 기억으로 남는 이유는, 빛이 개인의 감정과 기억을 공유 가능한 장면으로 전환하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235쪽, 「빛의 기호: 응원봉은 어떻게 읽히는가」

좌표는 길을 그리지 않는다. 다만 지금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가늠하게 할 뿐이다. 그리고 이 좌표를 이루는 재료는 완결된 점이 아니라 파편과 잔해에 가깝다.

268쪽, 「시대복장: 패션을 전시로 만들기와 패션을 책으로 만들기」

과연 K란 무엇인가? 특정한 장소와 역사, 공동체에 뿌리를 둔 문화를 원래의 맥락에서 분리해 다른 곳에서 소비할 때,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그리고 서로 다른 문화가 만나는 과정에서 어떤 새로운 의미가 만들어지는가?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해 우리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한국과 관계를 맺어온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K미디어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289쪽, 「K-Outside」

차례

여는 글

채병록

논고

질문-관계-확장 구조를 활용한 타이포잔치 아카이브 제안 | 최고야
축소로 인한 비례 왜곡과 옵티컬 사이징 ― 한글 낱글자를 중심으로 ― | 박민규
웹에서 섞어짜기 좋은 한국어 폰트의 높이 메트릭스 제안 v1.0 | 심우진, 길형진
한글 명조체 형성의 역사적 배경과 조형 구조 변화 요인: 1970~2020년대까지 | 구모아
계명대학교 전용서체 개발 연구 ― 기존 로고타입의 전용서체 시스템화 ― | 이근형
초전활판제조소의 운영 배경 및 조선총독부와의 연계
『5호 조선문활자견본장』 ‘박경서체’ 견본집을 중심으로 | 박지훈
한글 글자체 구조에 대한 연구 | 이용제
본문용 한글 글꼴에서 라틴 알파벳의 너비와 여백 설정에 대한 고찰: 8분각 모듈을 이용한 한글 글꼴 「편산」 디자인 | 김태룡

특집

보이는 K와 보이지 않는 문자 실천 | 채병록
트렌드와 시각문화: 수용과 비판 양쪽을 모두 배신하기 | 배민기
레터링 작업 문의드립니다 | 김현진
느리지만 조금씩 조금씩, K뷰티 디자인 | 장기성
엔터테인먼트 디자인에서의 타이포그래피 전략 | 양지은
‘K’ 읽기: 문화자본과 K타이포그래피 | 서미선
K-ute Typography ― 정동·형태·구조로 읽는 귀여운 타이포그래피 | 신상아, 이재진

기고

기획의도 | 크리스 하마모토
빛의 기호: 응원봉은 어떻게 읽히는가 | 이아이린
K팝에 관한 노트, 아니면 ― 뉴진스가 네 최애보다 잘 팔렸다는 걸 우리 그냥 다 인정하면 안 될까? | 타이거 딩선
《RM x SFMOMA: Between You and Me》 | 사라 최, 김미나
〈K-Poster Wall〉과 동시대 포스터 환경에 대한 기록 | 강주현
고정된, 타이핑된, 구조화된, 그리고 프롬프트된 텍스트
제16회 광주비엔날레 아이덴티티의 네 가지 텍스트 재료에 관한 단상 | 강이룬
시대복장: 패션을 전시로 만들기와 패션을 책으로 만들기 | 유현선, 김형진
Design Documents at Asia-Pacific Design Week | 크리스 하마모토, 쿵지춘

포스터 프로젝트

K-Outside | 크리스 하마모토
작가 및 작품 설명
이브 ― 〈Nail〉(2026) | 타이거 딩선
박찬욱 ― 〈헤어질 결심〉(2022) | 손요
김정미 ― ‘봄’(1973) | 카를로스 로모멜가르
곽재용 ― 〈엽기적인 그녀〉(2001) | 마티외 베커
이창동 ― 〈오아시스〉(2002) | 도미타 마오
에픽하이 ― ‘Love Love Love’(2025) | 샤론 박
림킴 ― ‘Yellow’(2019) | 가노 다이스케
에이티즈 ― ‘HALAZIA’(2022) | 미첸
이윤정 ― 〈커피프린스 1호점〉(2007) | 카밀 그와이즈

학회

『글짜씨』 30호 참여자
논문규정

한국타이포그라피학회

글자와 타이포그래피를 바탕으로 소박하며 진솔한 입장에서 깊은 생각을 나누고 이를 통해 한국의 시각문화 성장이라는 바람을 이루기 위해 2008년 9월 17일 사단법인으로 시작되었다. 현재 국내외 회원의 연구와 교류, 그리고 협력을 통해 매년 정기적으로 좌담회 및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작품을 전시하며, 학술논문집 『글짜씨』를 발간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우수한 타이포그래피 문화 확산에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