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그라픽스

명묵의 건축: 한국 전통의 명건축 24선

온라인 판매처

건축을 통해 본 한국인의 미적 세계

병산서원 만대루에서 시작하여 종묘의 정전에 이르기까지 당대의 탁월한 건축가들이 지었을 것이라고 추정되는 24채의 전통 건축물을 통해 한국미의 완형과 그 정신 세계를 탐색한다. 2004년 출간된 명묵의 건축의 개정판으로, 새롭게 출간하면서 내용을 보강하였고, 우리 건축의 명장면을 가장 잘 보여 주는 사진들을 추가하여 책의 비주얼을 강화하였다.

한국 전통 건축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무엇을 깨달을 수 있는지 차근차근 안내하면서 독자로 하여금 우리 건축을 보고 느끼는 진정한 즐거움을 경험케 한다. 전통 건축에 대한 김개천 교수의 예리하면서도 깊은 해석과 관조 스님의 탁월한 사진이 어우러져 우리 전통 건축에 대한 깨달음과 그로 인한 감동은 더욱 풍부해진다.

편집자의 글

전통의 명건축 24선을 통해 본 한국인의 미적 세계

전통 건축을 이해한다는 것은 우리 민족이 성취한 미적 가치와 아름다움을 깨닫는 것과 같다. 전통 건축에 투영된 한국인의 삶의 방식과 시대정신, 예술에 대한 지적 통찰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살아 있는 효용과 가치를 가진다. 『명묵의 건축』은 병산서원 만대루에서 시작하여 종묘의 정전에 이르기까지 당대의 탁월한 건축가들이 지었을 것이라고 추정되는 24채의 전통 건축물을 통해 한국미의 완형(完形)과 그 정신 세계를 탐색하는 길을 떠난다. 이 여정은 단순히 건축에 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한국인의 미적 세계로까지 그 지평을 넓히고 있다. 전통 건축에 대한 김개천 교수의 예리하면서도 깊은 해석과 관조 스님의 탁월한 사진이 어우러져 우리 전통 건축에 대한 깨달음과 그로 인한 감동은 더욱 풍부해진다.

“외형상 작고 평범해 보이는 우리의 전통 건축은 우주만큼 넓고 깊게 체감되는 무한의 건축으로 완성했고, 물질의 진정한 가치를 구현했던 예술적 성취들은 현대 미학이 추구하는 이상과도 맥이 닿아 있을 뿐 아니라 그 미적 한계에 새로운 형식을 제안하고 있기도 하며 자연과의 조화가 아닌 자연의 경지를 이룬 건축적 인문 세계를 보태어 자연을 더욱 풍부하게 했다.”

전통 건축을 보는 방법

20대 후반 처음으로 유럽을 여행한 이후부터 저자는 서구의 장대한 건축물을 볼 때마다 ‘왜 우리에겐 작고 평범하고 똑같은 건축물들 뿐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오랜 시간의 연구가 뒷받침 된 지금 저자는 그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한 나라의 건축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외관으로 비교하기보다는 그 나라의 지리적 풍토와 사회문화적 여건 등을 폭넓은 관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전통 건축을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해야 할까? 전통 건축을 대할 때 우리가 가진 지식으로 접근할수록 그 앎은 오히려 족쇄가 되어 자유로운 느낌을 제약할 수 있다. 우리의 전통 건축은 인간에게 허용된 무한한 상상력의 토대를 제공하는 최고의 예술적 형태이기에 알기 전에 보아야 하고, 느껴야 하고 거기서 ‘깨달아야’ 한다. 저자는 『명묵의 건축』을 통해 한국 전통 건축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무엇을 깨달을 수 있는지 차근차근 안내하면서 독자로 하여금 우리 건축을 보고 느끼는 진정한 즐거움을 경험케 한다.

건축학자의 날카로운 통찰력과

스님 사진가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한국미의 안내서

디자이너이자 건축학자인 저자는 맹목적으로 서양 건축화를 추구하는 시대에 진정한 전통 건축의 의미와 아름다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서양의 건축이 ‘비어 있음’을 단순히 어떻게 구성하고 처리하는가에 목적을 두었다면, 전통 건축에서 ‘비어 있음’은 고정된 형태와 크기가 존재하지 않지만 생명의 기운인 기(氣)가 가득하여, 무한히 변화하고 더욱 풍부해진다. 한국 전통 건축에서 아름다움이란 유위적 조형으로도, 무위의 조형만으로도 이룩할 수 없으며 우주와의 합일을 통해 인간의 삶을 극대화하는 건축 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이러한 저자의 날카로운 통찰력을 시각화한 관조 스님의 사진은 이 책에 한층 생명력을 불어 넣었다. 1960년 범어사에서 득도했으며, 2006년 입적한 관조 스님은 우리 사찰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폭넓게 사진에 담아 왔다. 관조 스님의 따뜻한 시선을 통해 발견되는 전통 건축의 지극한 ‘아름다움’과 그 속에 드러나는 ‘색’은 우리 건축에 대한 깨달음과 감동을 더욱 풍부하고 깊게 만든다. 2004년 첫 출간 이후 7년이 지나 개정판을 새롭게 출간하면서 내용을 보강했고, 우리 건축의 명장면을 가장 잘 보여 주는 사진들을 추가하여 책의 비주얼을 강화했다.

추천사

김개천은 우리 전통 건축을 ‘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따뜻한 안목과 담담한 어조로 쓰여진 글에서 우리 건축의 정신을 보고, 느끼고, 배우고, 사랑하려는 모든 이에게 깊은 깨달음을 줄 것을 믿으며 일독, 재독, 삼독을 권한다.

김원(광장건축환경연구소 대표)

『명묵의 건축』은 우리 전통 건축에 담겨 있는 아름다움을 표현해 낸 관조 스님의 따뜻한 시선과 김개천 교수의 통찰력이 함께하여 우리 전통 건축물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 넣었다. 이를 통해 우리 전통 건축에 대한 깨달음이 더욱 풍부해질 것이다.

이내옥(국립 춘천박물관 관장)

책 속에서

병산서원은 배산임수하여 안산과 멀리 있는 조산을 관망하는 일반 서원과 달리, 앞산이 막고 있어 답답하고 급히 흐르는 강물로 인해 지기가 쌓일 틈이 없는 터라고 한다. 그러나 동서재의 툇마루와 만대루의 수평으로 긴 빈 공간은 무한 공간이 되어, 그 사이로 보이는 병산을 없는 듯 비어 있게 하여 산음으로 시야를 맑게 틔운다. 누마루의 높은 곳에서 물을 내려다보고 산을 마주하게 하여 높은 산을 낮게 만드는 건축으로 자연을 넘어선다. 또한 정면에서 보면 직선으로 강직하나 측면에선 휘어진듯 곡직한 기둥 위에 떠 있는 만대루가 좌우를 가려서 끝이 보이지 않게 한 수평의 빈 공간 사이로 낙동강은 천강이 되어 공중으로 흐른다. 강물은 잔잔하게 흘러서 도도하며 천지 저 밖으로 아득히 흘러 태연하다. 이곳에선 구속되지 않는 것이 구속이다.

「병산서원 만대루」, 33쪽

생명적 동일성 안에 다시 개별적 화엄으로 자리하고 있는 각황전은 화엄미의 본질을 품고 있는 실체적 공간이다. 밖에선 2층이나 내부는 통층으로, 그 높이를 짐작하기 힘든 기둥들 사이와 사면의 창을 통해 들어오는 은근한 빛의 광휘는 만색이자 하나의 색으로 화하는 단청의 색과 화해한다. 시각과 청각에 의해서 인식되는 것이 아니라 영혼에 의해 인식된 듯한 탈색되지 않을 광휘는, 부처님의 반쯤 감긴 눈꺼풀 아래로 인간의 절실한 갈망들과 마주할 뿐 열정과 엄격은 없다. 그저 아름다움만 있을 뿐이다.

「화엄사 각황전」, 141쪽

도산서원은 ‘내면의 시각이 트이듯’ 주·객관의 개념적 장치들이 혼동되는 동시에 배제되어 하늘 이외에 아무것도 없는 순선한 마음 본래의 바탕으로 환원되며 정화하는 곳이다. 마치 ‘지극히 성실하여 한 순간도 허망하지 않은, 그리하여 천의를 따르는 것이 사람의 도리’라 하였던가. 퇴계 자신처럼 천덕을 아는 그 이치는 고금을 꿰뚫고 인사의 빛을 발한다. 성학이 완성됨으로써 서로 즐겁게 어울림이 물과 고기의 관계처럼 되는 이 공간적 상황에서 그 모든 것은 마음 안에서 벗어남이 없다.

「도산서당과 전교당」, 178쪽

건축 역시 아무런 작위도 없이 혼혼묵묵 하였다. 그러한 공간의 실현을 위해 종묘는 진입부·하월대·상월대의 수평적 세 영역과 지붕·월대·대지의 수직적 세 영역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통 건축이 그러하듯 세 영역으로 나눈 모호한 영역은 한 영역을 다시금 세 영역으로 나누어 가장 적은 나눔으로 가장 다양한 변화를 일으켜, 나누어도 다함이 없으며 동시에 전체적으로는 아무것도 나눈 바 없는 넓은 월대만으로 존재할 뿐이다. 그것은 부분과 부분, 부분과 전체, 그리고 부분의 아무 것도 없는 무의 여백으로 각자의 관계성을 이룩하여 지붕 위의 숲과 하늘의 반복적 장치와도 끝없이 연결되어 있다.

「종묘 정전」, 308쪽

차례

『명묵의 건축』개정판을 내놓으며
한국미의 원형을 찾아서

허와 질서 | 천강이 흐르는 예적 질서 - 병산서원 만대루
자연과 건축 | 반 칸으로 지은 청풍명월 - 담양 면앙정
완성과 무명 | 빛을 실현한 바람의 집 - 해인사 장경각
무와 유 | 점으로 이룬 만 칸의 허공 - 여수 진남관
시간과 공간 | 허공으로 지은 공중누각 - 화암사 우화루
변화와 운동 | 무량한 천상 건축 - 부석사 안양루
실용과 무용 | 미적 실용으로 숭고한 화계 - 수원 화성
형태와 영원 | 비움마저 비운 집 - 선암사 심검당
미완과 환영 | 인간이 조영한 우주 - 경복궁 경회루
조화와 통일 | 원융부동의 무량법계 - 화엄사 각황전
형상과 크기 | 회소향대의 천상누각 - 창덕궁 부용정
순응과 역행 | 선리로 투관한 교상누각 - 송광사 우화각
주관과 객관 | 경으로 허명한 천계 - 도산서당과 전교당
구상과 추상 | 고요한 비춤의 절대 추상 - 법주사 팔상전
맑음과 통합 | 광풍제월의 맑은 선계 - 담양 소쇄원
존재와 관계 | 중중무진의 인드라망 - 봉정사 영산암
주관과 도학 | 빛으로 나눈 빛의 회랑 - 창경궁 문정전과 숭문당 회랑
상징과 실체 | 염화미소의 공간 - 통도사 대웅전
자율과 생명 | 허에 잠겨 투명한 집 - 양동마을 심수정
대칭과 비례 | 천조로 쌓은 건축 만다라 - 불국사 범영루
미와 덕 | 덕으로 드러난 건축의 도 - 창덕궁 인정전
무위와 내연 | 무무무무 무무무무 - 거조암 영산전
경험과 초월 | 천지와 맞닿은 적멸법계 - 범어사 불이문
침묵과 작위 | 중천에서 밝은 구름의 집 - 종묘 정전

한국 전통 건축의 명장면 24선
한국 건축의 공간적 해석 - 김개천
한국 전통 건축의 철학과 아름다움, 그 본질에 대한 표현의 구극 - 국립 춘천박물관 관장 이내옥
우리 건축을 보는 방법 - 광장건축환경연구소 대표 김원

김개천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교수이며 건축가이자 디자이너로, 건축과 선(禪)의 철학을 전공했다. 한국 전통과 선(禪)의 사상으로부터 현대 미학을 가로지르는 생각으로 건축 설계와 디자인, 회화와 글 쓰는 작업을 해왔다. 《명묵의 건축》, 《노자와 공간조형사상》 등 동양의 건축 미학에 관한 저서와 현대 건축의 미학에 관한 논문들을 발표했다. 대표 건축으로는 〈이함캠퍼스〉 〈경주 동국대 선센타〉 〈한칸집〉 〈국민대 명원박물관〉 〈건명원〉 등이 있다.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한국건축가협회상, 대한민국 디자인 대상, 문화관광부 선정 올해의 우수도서상 등을 수상했다.

관조 스님

1943년 출생하고 1960년 부산 범어사에서 득도했으며 2006년 입적했다. 1970년대부터 한국의 사찰과 자연을 폭넓게 사진에 담아 왔다. 〈서울 아시안게임 경축 사진전〉 〈올림픽 경축전〉을 비롯해 로스앤젤레스·토론토·시카고 등지에서 해외전 외 다수의 개인전을 가졌다. 작품집으로 『승가』 1–2와 『열반』 『수미단』 『대웅전』 『생, 멸, 그리고 윤회』 『사찰꽃살문』 『님의 풍경』 등이 있으며 공저서로 『명묵의 건축』 『가보고 싶은 곳 머물고 싶은 곳』 등이 있다.
은 안그라픽스에서 발행하는 웹진입니다. 사람과 대화를 통해 들여다본
을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