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모든 것을 대체하는 시대
디자인은 여전히 인간의 일일까?
“이제 디자인은 AI가 다 하는 거 아닌가?”라는 질문이 더 이상 과장이 아닌 현실로 다가온다. AI가 이렇게 많은 것을 해낼 수 있다면, 디자이너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이미지는 클릭 한 번에 생성되고, 리서치와 분석까지 자동화되는 시대에 디자인은 여전히 인간의 일로 남을 수 있을까? 『퓨처랩』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AI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지금, 디자인의 가치는 무엇이며, 디자이너는 어떤 새로운 역할을 맡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한다.
이 책에 참여한 10인의 연구자는 AI를 단순 생성 도구가 아니라, 디자이너의 사고 과정을 확장하는 협업 파트너로 다룬다. 디자이너의 손 움직임과 제스처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의도를 추론하는 동작 기반 생성형 AI 인터랙션 연구는, 말이나 텍스트로 설명하기 어려운 디자인 판단이 어떻게 AI와 공유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UX 리서치 자동화 연구는 데이터 수집과 정리에서 더 나아가, 디자이너가 질문을 설정하고 결과를 해석하는 과정에 AI가 어떤 방식으로 개입하며 영향을 미치는지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미래 모빌리티 디자인과 에이전트형 인터페이스에 관한 논의는 기술의 효율을 앞세우기보다 언제나 인간의 경험과 책임이 디자인 설계의 중심이어야 함을 강조한다. 이처럼 『퓨처랩』은 AI와 디자인의 관계를 결과가 아닌 사고의 관점에서 돌이켜보도록 한다.
질문하는 디자이너와 응답하는 AI,
인간 중심의 새로운 팀플레이
『퓨처랩』은 AI가 디자인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디자이너의 사고 과정 자체를 생략시킬 수 있다는 위험을 반복해서 환기한다. 디자이너는 AI가 제시하는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질문을 설계하고 결과를 해석하며 방향을 조율하는 존재로 남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논의는 책 전반에 걸쳐 AI와 협업하는 디자이너, 즉 ‘컨덕터(conductor)’로서의 디자이너상으로 수렴한다. 여기서 컨덕터란, AI가 만들어내는 다양한 결과를 무작위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묻고 무엇을 선택할지 판단하며 인간의 의도와 책임을 디자인 설계 과정 중심에 놓는 역할을 뜻한다.
검색 인터페이스의 변화, 에이전트로 진화하는 사용자 경험, 다크패턴의 고도화, 인간 중심 AI를 둘러싼 윤리적 쟁점까지 폭넓게 다루는 『퓨처랩』은 AI와 디자인의 관계를 단순한 기술 트렌드를 넘어 디자이너의 책임과 태도 문제로 확장한다. 기술을 두려워하거나 맹신하는 양극단을 경계하며,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도 디자이너의 고유한 판단력이 언제 어디서 작동해야 하는지 묻는다. 그 과정에서 독자는 자신이 AI를 그저 도구로 활용하고 있는지, 아니면 사고와 결정의 주체로서 디자인 과정에 개입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