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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포그래피 에세이: 양을 훔친 당신에게 필요한 타이포그래피 지침서

Stop Stealing Sheep & Find out How Type Wor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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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20주년을 맞이해 나온 최신 개정판
다시 읽는 에릭 슈피커만의 『타이포그래피 에세이』

지난 20여 년에 걸쳐 한국, 독일, 러시아, 포르투갈, 폴란드에서도 출간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타이포그래피 에세이』는 타이포그래피를 공부하는 학생들과 활자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쉽고 명쾌하게 활자와 디자인에 관한 이해를 제공한다. 활자디자이너이자 타이포그래피에 관한 저술가이며 정보기획자인 에릭 슈피커만은 이번 개정판을 웹과 모바일 타이포그래피에 맞추어 완전히 최신으로 바꾸었다. 활자를 통한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알려주는 신선한 시각 자료를 다수 추가했으며 새로운 글자체들을 엄선해 제시하고 설명했다. 에릭 슈피커만이 보여주는 매력적이고도 상식적인 취향은 활자를 어떻게 보고 다루어야 하는지, 메시지에 맞는 글자체를 어떻게 선택하는지, 디자인을 통해 자신을 더 효과적으로 표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제대로 알고 부릴 수 있게 도움을 줄 것이다.

편집자의 글

양을 훔친 당신에게 필요한 타이포그래피 지침서
“소문자의 글자사이를 늘리는 것은 양을 훔치는 짓이나 다름없다”

1936년 활자디자이너 프레더릭 가우디(Frederic Goudy)는 활자디자인상을 수상하기 위해 참석한 자리에서 상장을 받자마자 이를 훑어보고 “블랙 레터(black letter)의 글자사이를 늘리는 것은 양을 훔치는 짓이나 다름없다”라고 단언했다. 이 일화에서 언급된 ‘블랙 레터’가 훗날 ‘소문자’로 바뀌어 ‘소문자의 글자사이를 늘리는 것은 양을 훔치는 짓이나 다름없다’라는 말로 전승되었다. ‘블랙 레터’가 어떻게 해서 ‘소문자’로 바뀌게 되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에릭 슈피커만은 ‘소문자 글자사이를 늘린다’ ‘양을 훔친다’와 같은 일견 수수께끼 같은 프레더릭 가우디의 말에 담긴 의미와 재미가 이 책 『타이포그래피 에세이』를 다 읽을 무렵 독자에게 전달되어 더는 ‘양을 훔치는 짓’을 하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즉 이 책은 활자를 이용해 더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비밀스럽고 난해하게 여겨지는 타이포그래피라는 언어를 쉽게 풀어 설명한 책이다.

활자는 글쓴이와 독자를 연결해주는 시각적 언어인데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글자체는 수천 가지에 이른다.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적합한 언어에 담아냈을 때 남들이 훨씬 쉽게 이해한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서 안다. 이 책에서는 타이포그래피가 선택된 소수를 위한 예술이 아니라, 할 이야기가 있고 그것을 지면이나 화면을 통해 이야기해야 하는 사람 누구에게나 강력한 도구가 되어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세상에 왜 그렇게 많은 글자체가 존재하는지, 그것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왜 날마다 더 많은 글자체가 요구되는지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어디에나 존재하기에 미처 인식하지 못한 활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여러 가지 활자를 들여다보고 적절히 선택하고 제대로 다루어 무언가를 표현하기까지, 당신이 필수적으로 거쳐야 할 여정을 풍성한 시각 자료와 함께 동행할 단 한 권의 책이다. 활자와 타이포그래피에 관한 역사와 사례, 견해가 담긴 이야기를 따라 읽다가, 활자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은 좀 더 적극적인 사람들은 본문 오른쪽에 곁들여 쓴 쪽글도 주의 깊게 보기를 권한다. 이 글들은 심층 정보를 모아둔 글이다. 또한 저자가 엄선해 제시한 참고 도서와 웹사이트, 글자체 목록 또한 유용할 것이다.

책 속에서

타이포그래피에 좀 더 과감하게 대비와 모험을 더하는 방법은 다른 글자가족의 글자체를 불러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같은 디자이너가 만든 다른 활자들을 섞어서 쓰는 것은 괜찮다. 에릭 길이 만든 조애나와 길 산스는 서로 잘 어울리고, 아드리안 프루티거의 활자들도 대부분 서로 잘 어울린다. 혹은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글자체를 섞어서 쓰는 것도 나쁘지 않고, 시기가 다른데도 괜찮은 경우도 있다. 폰트를 섞어 쓰는 방법도 폰트의 가짓수만큼이나 많다.

121쪽, 「여러 가지 활자」에서

트래킹(tracking)은 글자들의 사이를 일괄적으로 조정하는 것을 말한다(컴퓨터 조판 시 트래킹은 글자사이를 늘이거나 줄이는 것을 의미하나 금속활자 시대에는 글자사이를 더 좁힐 수는 없으므로 넓히는 것만을 의미했다). 즉 본문의 모든 글자사이에 같은 크기의 공간을 더한다는 말이다. 프레더릭 가우디의 선언이 우리의 위기의식을 상기시키는 것은 바로 이런 대목에서이다. 글자사이가 늘어나면 낱말 하나하나를 이해하는 어려움도 커지고, 따라서 본문에 담긴 생각을 이해하기도 힘들어진다.

139쪽, 「활자 다루기」에서

우리에게 친숙해서 효과적인 글자체들 외에, 실용성이나 용도 같은 단순한 기준으로는 분류할 수 없는 글자체들도 있다. 어느 날 문득 활자디자이너에게 새로운 영감이 떠올라 탄생한 것들이다. 이런 개인의 예술적 표현이 널리 다양한 청중에게 호소력을 갖기는 힘들지 모른다. 하지만 가끔은 제대로 된 가수가 나타나 별로 힘들이지 않고 단순한 노래를 대 히트작으로 바꾸기도 한다. 요즘의 활자 견본 책에도 발굴의 손길만을 기다리는 타이포그래피의 숨은 보배들이 있다. 적절한 손길을 만나면 기술상의 제약이 오히려 단순성의 축복으로 바뀔 수도 있고, 어색한 알파벳이 그날의 타이포그래피 영웅으로 탈바꿈할 수도 있다. 나쁜 활자란 없다.

195쪽, 「나쁜 활자는 없다」에서

차례

1 활자는 어디에나 있다
2 활자란 무엇인가
3 활자 들여다보기
4 활자 고르기
5 활자로 개성 표현하기
6 여러 가지 활자
7 활자 다루기
8 활자 배치하기
9 화면 위의 활자
10 나쁜 활자는 없다
11 마무리

Erik Spiekermann

Erik Spiekermann is a German typographer, designer and writer. He is an honorary professor at the University of the Arts Bremen and ArtCenter College of Design.

김주성

홍익대학교와 같은 학교 산업미술대학원을 졸업했다. 서울그라픽센터 연구원, 타이포하우스와 인터그라픽 크리에이티브디렉터, (주)푸른감성 제작이사, 한국시각정보디자인협회 부회장, 한국타이포그라피학회 부회장, 한국기초조형학회 부회장 등을 지냈다. 타이포잔치를 비롯한 국내외의 크고 작은 전시에 참여했다. 현재 명지전문대학 커뮤니케이션디자인과에서 타이포그래피를 강의하고 있다.

Lee Yong-shin

Lee Yong-shin studied Korean Language and Literature at Yonsei University, Industrial Design at Seoul National University, and Communication Design at Pratt Institute Graduate School. He has worked as a designer at magazines Glamour and Advertising Age, and now works as an art director at CMYK+WHITE, a design firm in New York City.
은 안그라픽스에서 발행하는 웹진입니다. 사람과 대화를 통해 들여다본
을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