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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엄 미술치료: 미술관과 박물관이 품은 치유의 힘

Museum-based Art Therapy: A Collaborative Effort with Access, Education, and Public Programs

온라인 판매처

‘치유하는 뮤지엄’은 세계적 추세다

건강과 행복을 주는 뮤지엄의 확장된 힘

이 책 『뮤지엄 미술치료』는 뮤지엄에서 미술치료 프로젝트를 펼치는 사람들의 지식과 생생한 실천으로 이루어졌다. 흔히 미술관이나 박물관이라고 하면 예술품을 전시하고, 관람객은 그저 감상하는 곳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뮤지엄은 공공 기관으로서 우리 사회의 더 넓은 영역에 강력하고도 긍정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바로 모든 사람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전반적인 복지를 높이는 것이다. 뮤지엄은 그 공간이나 소장품 같은 자원으로 수동적 감상이 아닌 주도적 체험을 이끌어낼 수 있고, 이를 통해 관람객의 치유와 성장을 돕는 “완벽에 가까운 놀이터”다. 또한 병원 치료나 약물 처방 대신 ‘예술적 처방’을 통해 뮤지엄의 영역을 확장하며 건강한 공동체를 디자인할 수 있다.

한국의 미술치료사나 미술관·박물관 전문가는 이 책 속에서 다루는 오늘날 세계의 뮤지엄 미술치료 연구와 프로그램 사례를 참고해, 더 다양한 대상을 포용하고자 뮤지엄의 문턱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미술관과 박물관에 거리감을 느껴온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마음의 문을 열고 한결 친숙하게 찾아갈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다학제 간 협동을 지향하는 『뮤지엄 미술치료』는 학생과 연구자를 비롯해 예술가, 교육 전문가, 공공 기관 관계자, 접근성과 장애 등의 분야와 연관 복지 분야의 현업 종사자, 그리고 건강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나 그 가족에게도 도움이 될 귀중한 안내서다.

편집자의 글

예술은 힘든 시기에 사람들의 치유를 돕고

우리를 서로 단단히 연결시켜 줄 수 있다

오늘날에는 전 세계의 미술관과 박물관, 도서관 같은 사회적 기관이 접근성 향상 및 치유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뮤지엄 미술치료가 포용하고자 하는 대상은 이 책 『뮤지엄 미술치료』 속에서 확인할 수 있다시피 무궁무진하다. 사회 약자와 소외 계층을 비롯해 그들의 보호자까지 모두에게 사회적 처방(social prescribing)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처방이란 보건복지 전문가들이 환자를 지역사회 내 비임상적 서비스와 연계하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사람들의 전반적인 건강을 도모하는 것이 정신과 신체적인 건강 모두를 증진한다는 걸 이해하게 되면서, 의사와 연구자들은 처방을 통해 뮤지엄 방문을 권고하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치료는 환자에게만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회적 처방은 그런 구분 짓기를 떠나 모든 사회 구성원을 연결하고 전반적인 치유와 성장을 돕는다.

책은 수많은 연구자가 쌓아온 이론적 기반과 현장에 접목할 수 있는 유용한 사례로 가득하다. 먼저 1부에서 박물관 및 미술관에서 이뤄지는 미술치료 업무를 소개하고, 2부에서 다른 기관과 협력한 사례를 다룬다. 권력 집약적인 수행 방식과는 거리가 멀고, 뮤지엄 조직 전체를 연결하는 동시에 외부 기관과의 협력으로 함께 성장하기를 지향하는 미술치료의 본질을 확인할 수 있다. 3부는 다양한 뮤지엄의 제작 공간과 스튜디오를 더 상세히 살펴보고 어떻게 이런 공간이 치유를 도울 수 있는지 설명한다. 4부에서는 동시대 사회 정의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뮤지엄을 보여준다. 이런 곳에서 나타나는 차별적인 경험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모든 사람을 환대하는 기관으로 접근성을 높이고 역량을 향상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마지막 5부는 뮤지엄 소장품을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도구와 접근 방식을 제공하며 맺는다.

『뮤지엄 미술치료』의 옮긴이 주하나 또한 미술치료사로, 저자 중 하나인 미트라 레이하니 가딤과 뉴욕 퀸스박물관에서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행하며 참여 대상자의 긍정적 변화를 목격하고 사회적 자원이 얼마나 많은 이점을 주는지 깨달았다. 모든 사회 구성원을 위해 공공 기관이 치료 환경으로 진화해야만 하는 이유다. 우리 사회는 팬데믹 이후로도 자연재해, 재난, 자원 수급의 불균형 등 수많은 문제에 끊임없이 진통하지만, “집단적 트라우마나 심리사회적인(psychosocial) 스트레스”는 개인이 홀로 감당하기 어렵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알 수 없고 어디서 도움을 받아야 할지도 모르는 어려움이다. 이 책은 그럴 때 우리의 시야를 넓혀 주변의 미술관과 박물관을 찾기를 권유한다. 미술관과 박물관은 그에 호응해야 하는 임무가 있고, 개인의 괴로움을 분산해 약화할 뿐 아니라 유대감을 통해 우리를 단단한 공동체로 만들 수 있으며, 사회에 건강한 변화를 일으킬 힘이 있다.

책 속에서

미술관 및 박물관이 성공적으로 과업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작품의 보존이나 전시를 수행하는 기존의 역할에서 더욱 진보한 방향성을 고려해야만 한다. 더불어 일반적인 방문객 개념에서 더 다양한 배경과 문화를 아우르는 다층적인 사회경제 계층 수준으로 방문객의 범주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되면 뮤지엄은 사람들의 치유를 촉진하고, 희망을 불러일으키며, 삶에 영감을 줄 수 있기에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이를 실천하려면 개개인의 복지에 관심을 두고 가족 및 주변 사회와 협력하는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지역사회의 근간은 개인에서 출발하고, 거시적으로 보면 이들은 결과적으로 국가를 지탱하는 주체기 때문이다.

캐롤린 브라운 트리던, 「뮤지엄의 치료 회복 능력」, 20–21쪽

장애인의 권익 향상을 위해 위와 같은 변화와 개혁이 이뤄졌음에도, 부모들은 여전히 치료와 교육 서비스의 복잡한 미로를 헤쳐 나가기에 벅차다고 느꼈다. 부모들은 넘쳐나는 정보와 자원 속에서 자녀에게 적절한 교육 계획을 잘 파악해 두어야만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되었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에게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치료와 교육 계획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원을 더 쉽게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우선적으로 조성할 필요가 있었다.

미셀 로페즈 토레스 & 미트라 레이하니 가딤, 「두 나라 참여 프로젝트: 자폐성 장애 아동의 가족과 뮤지엄 미술치료」, 125–126쪽

구조적 차별에 맞서겠다고 발표한 뮤지엄이 처한 모순적인 상황 속에서 과연 우리가 얼마나 치료를 위해 노력할 수 있을지, 정당성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회의가 들었다. … “뮤지엄은 오랫동안 자신들의 가치와 활동을 권력과 밀접한 관계를 맺지 않고 비정치적인 시민 자선 행위로 자리매김해 왔다.” 앞선 사례를 경험한 우리에게 더 이상 뮤지엄은 비정치적인 공간일 수 없으며, 사람들에게 더 깊은 치유적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뮤지엄이 자기의 역사와 권력의 지위를 인정해야 한다.

사라 푸스티, 「예술로 다 함께: 뮤지엄 치료 프로그램의 가능성」, 171쪽

‘예술적 치유(Artful Healing)’ 프로그램의 코디네이터로서 예술 감상과 작품 제작 활동이 사람들의 치유와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바로 곁에서 지켜보았다. 미술관만이 할 수 있는 독특한 방식으로 사람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되었다. 그동안 예술 보건 분야 전문가들이 목격해 온 사실은 점차 연구를 통해서 밝혀졌다. 궁극적으로 예술은 힘든 시기에 사람들의 치유를 돕고, 우리를 서로 단단히 연결시켜 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앨리스 가필드, 「예술적 치유를 선사하는 뮤지엄: 예술로 관계 맺기」, 198쪽

유색인종 공동체는 역사적으로 정신 건강의 낙인이 찍혔고, 종종 더 큰 트라우마와 억압을 주는 사회 체제 안에서 지내야 했다. 뮤지엄은 집단과 개인이 트라우마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도록 개인적 서사와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역량을 강화해 주는 공간이 된다. 치유는 변화하는 것이며, 시각과 언어의 결합을 통해 통합적 차원에서 진정한 치유가 가능하다.

클로에 헤이워드, 「치료적 환경으로서 뮤지엄: 차별적 경험을 중심으로」, 278쪽

내 업무를 어떻게 설명하든 장애인 관람객들을 위한 미술 프로그램들은 미술치료와 연관된 것으로 간주한다. 이런 무의식적 편견은 뮤지엄의 장애인 대상 미술 프로그램이 평등한 접근을 위해 마련되었다기보다, 철저히 예술 치료와 연결되어 있다는 잘못된 믿음을 심어준다. 이렇게 되면 장애인이 뮤지엄을 방문하는 무수한 이유를 경시하는 동시에 뮤지엄 체험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장애인의 선택권을 무시하는 것이다.

마리 클라팟, 「치유, 뮤지엄, 장애에 관해 사색하기」, 284–285쪽

내담자가 회기에서 감상하고 싶어 하는 작품을 주체적으로 고르도록 기회를 주면 뮤지엄 미술치료 회기에 대한 저항 수준을 낮출 수 있다. 미술치료에 개별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자주 부담스럽게 생각하는데, 미술치료가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예술적 재능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염려하기 때문이다. … 미술치료사들은 어떤 것이든 가장 자기 눈에 띄는 소장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내담자를 안심시키면서 그들의 저항을 함께 다룰 수 있다.

로렌 도허티, 「치료 작업에서 소장품의 역할」, 309쪽

대상자의 참여를 도모하는 중재 방식으로 무엇을 선택하든, 예술 작품은 참여자가 작품뿐 아니라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기회를 제공하고, 주변 세상을 인식하도록 유도하는 풍부한 정보를 제공한다. 하지만 여기서 작품은 단지 대화를 여는 역할임을 명심하자. 뮤지엄과 전시장 환경 안에서 대화를 나누고 작품을 제작하며 촉진자인 여러분과 참여자가 배우는 과정에 주목해야 한다.

로렌 도허티 & 미트라 레이하니 가딤, 「뮤지엄 미술치료의 실천 전략과 방법」, 337쪽

차례

한국어판 출간에 부쳐
옮긴이의 말
들어가는 말

1부 뮤지엄 미술치료
1장 뮤지엄의 치료 회복 능력
— 캐롤린 브라운 트리던
2장 뮤지엄 미술치료 연구: 운영 프로그램 요약
— 애슐리 하트만

2부 뮤지엄 미술치료와 지역 사회 협력
3장 지속적인 변화를 위한 지역 사회 협력: 범죄소년과 뮤지엄 미술치료
— 멤피스브룩스미술관 | 페이지 셰인버그 & 캐시 덤라오
4장 뮤지엄 미술치료와 접근성 및 교육, 공공 프로그램의 협업
— 뉴욕 퀸스박물관 | 미트라 레이하니 가딤
5장 두 나라 참여 프로젝트: 자폐성 장애 아동의 가족과 뮤지엄 미술치료
— 마드리드 ICO박물관, 뉴욕 퀸스박물관 | 미셀 로페즈 토레스 & 미트라 레이하니 가딤
6장 ‘뉴욕 파노라마’를 빛내는 인턴, 인턴을 보조하는 협력 기관
— 뉴욕 퀸스박물관 | 비다 사바기
7장 예술로 다 함께: 뮤지엄 치료 프로그램의 가능성
— 뉴욕 어린이미술관 | 사라 푸스티
8장 예술적 치유를 선사하는 뮤지엄: 예술로 관계 맺기
— 보스턴미술관 | 앨리스 가필드

3부 치료적인 뮤지엄 공간과 스튜디오
9장 뮤지엄 안의 사람들: 작품 제작 공간의 상황
— 샌프란시스코 공예디자인박물관 | 레이첼 십스
10장 항상 준비된 테이블: 몬트리올미술관의 아트하이브
— 몬트리올미술관 | 스티븐 레가리

4부 뮤지엄과 사회 정의
11장 치료적 환경으로서 뮤지엄: 차별적 경험을 중심으로
— 뉴욕 할렘스튜디오박물관 | 클로에 헤이워드
12장 치유, 뮤지엄, 장애에 관해 사색하기
—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 | 마리 클라팟

5부 뮤지엄 미술치료의 실제적 접근
13장 치료 작업에서 소장품의 역할
— 인디애나대학교 에스케나지미술관 | 로렌 도허티
14장 뮤지엄 미술치료의 실천 전략과 방법
— 로렌 도허티 & 미트라 레이하니 가딤

사람들
도판과 표
찾아보기

미트라 레이하니 가딤

LCAT, ATR-BC. 창의미술치료 석사, 시각예술 석사, 미술치료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뉴욕주 면허를 소지한 공인 미술치료사, 연구자, 작가 및 교육자다. 현재 뉴욕주 정신보건국의 사가모어아동정신건강센터에서 미술치료사로 근무한다. 약 10년간 정규 뮤지엄 미술치료사로 일하며 퀸스박물관의 아트액세스 프로그램 및 자폐주도팀과 나소카운티미술관에서 헌신적으로 임했다. 또한 마운트시나이사우스나소 행동분과 입원 병동 같은 성인 임상 환경과 지역사회 노인 프로그램에서 일하고, 리빙뮤지엄의 상주 예술가로도 활동했다. 뮤지엄, 지역사회, 임상 치료 환경에서 정신 질환을 가진 사람들, 장애가 있는 어린이 및 성인들과 함께하며 다년간 경험을 쌓았다. 현재 뉴욕 호프스트라대학교와 LIU포스트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로렌 도허티

LMHC, ATR-P. 인디애나대학교 블루밍턴의 에스케나지미술관에서 예술 기반 복지 체험 관리자이자 전임 미술치료사로 일한다. 미술관에 처음 도입된 이 직책을 맡아 학대 및 방임을 경험한 아동, 인지 및 발달 장애인, 인디애나대학교 학생 등 다양한 연령과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미술치료 프로그램을 구축했다. 미술관에서의 미술치료에 관한 논문으로 인디애나대학교 헤론예술디자인학교에서 미술치료 석사 학위를 받았다. 뮤지엄 소장품을 연계하고 감상하는 의미 있는 방식을 통해 개인적인 성장을 지원하고, 예술 제작과 창작 과정을 활용해 건강과 행복을 증진하고자 열과 성의를 다한다.

주하나

M.A., ATR-BC.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공공디자인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이자, PSDI심리사회디자인연구소를 운영하며 다양성, 포용, 지속 가능성을 위한 사회적 처방 디자인을 연구하고 실천 중이다. 과거 퀸스박물관 아트액세스 자폐주도팀에서 지역사회 협력 자폐성 장애 가족 대상 뮤지엄 프로젝트 등을 담당했다. 이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모두를 위한 뮤지엄 미술치료 접근의 인지장애 고령자와 가족 대상 신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시범 운영했고,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개원멤버로서 미술치료사 및 수퍼바이저로 근무하며 원내 미술치료실을 운영하며 치료, 상담 및 교육을 담당했다.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뉴욕 호프스트라대학에서 창의적 미술치료 전공 석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심리학회 국제회원이자, 미국 미술치료위원회 공인 미술치료사로서 수퍼바이저 자격과 국내 박물관 및 미술관 정학예사 자격을 소지했다. 함께 지은 책으로 『공공디자인으로 안전만들기』(2024), 옮긴 책으로 『인간중심적 관점의 발달/학습장애 미술치료』(2019)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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