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그라픽스

연결하는 건축

對談集 つなぐ建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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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러운 건축』 『약한 건축』의 건축가 구마 겐고
그가 생각하는 건축과 사회 그리고 이 시대의 미래

2011년 3월에 일어난 대지진, 쓰나미, 원자력 발전소 사고는 일본이라는 국토는 물론 사회 인프라와 에너지 시스템을 무너뜨렸다. 그 이후 무너진 사회를 복구하기 위한 진지한 모색이 시작되면서 도시나 건축에 대한 사고의 전환이 일어났다. 사람들은 부수는 것보다 다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건축계의 세계적인 선두주자 구마 겐고는 정치학 교수, 건축가, 도시계획자 생태심리학자, 연극 작가 등 각계 일곱 명의 논객과 앞으로 도시와 건축을 어떻게 바꾸어야 할지 깊이 고민하며 솔직한 대화를 통해 방법을 모색한다. 그 대화 아래에 흐르는 기조음은 ‘부숴라!’라는 고함이 아니라 낮고 조용한 ‘연결하라’는 건설적인 속삭임이다.

편집자의 글

긴자와 미쿠하리
콘크리트 쓰나미에서 도시를 지키다

경제 성장을 이룬 공업화 사회에서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은 건축이었다. 공단은 앞장서 주택 단지를 조성하고, 일본 경제는 철도를 중심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그렇게 만들어진 주택 단지는 똑같은 박스 형태의 건축물이었고, 속도만을 중시한 철도에서는 인간성을 찾아볼 수 없었다. 콘크리트를 이용해 거의 무한대로 층수를 올린 건축물들이 그 자태를 뽐내지만 이는 도심에 콘크리트가 늘어간다는 위기감을 동반한다.

이러한 막무가내식 도시 개발에 맞서 주민자치협의회를 구성해 도시를 지켜낸 ‘긴자’와 주민이 유지하는 지역의 문화를 이룬 ‘미쿠하리’는 모범적인 사례로 꼽힌다.

사람과 사람, 과거와 현재 사이에서
서로를 연결하는 건축으로

구마 겐고와 대화를 함께 한 논객들은 도시 정책과 도시 디자인을 재조정하지 않는 한 일본의 도시는 존속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강하게 느끼고 도시의 문맥에서 건축물을 어떻게 조정해야하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류의 탄생 이래 건축물은 항상 인간 곁에 있었다. 건축은 사람과 사람, 과거와 현재, 사회와 사회, 도시와 도시를 연결했다. 또한 시대와 사회의 변화를 함께했다.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시대와 사회의 변화를 이끌고 연결하는 것은 물론 미래를 재창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어판에는 대표적인 그래픽 디자이너 안상수, 이 책의 감수를 맡은 공간 디자이너 임태희가 한국을 방문한 구마 겐고를 만나 서울에 대한 느낌과 서울의 도시 계획, 구마 겐고가 현재 진행 중인 가부키자 설계 작업 등에 대한 대담이 추가로 실렸다.

추천사

건축가 구마 겐고와 다양한 전문가들의 대담으로 구성된 이 책은 세상의 사람과 사람을, 사람과 역사를, 사람과 세상을 연결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하게 한다. 어쩌면 이와 같은 고민이 이 사회의 고민과 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이 될지 모른다.

임태희 (공간 디자이너, 건국대학교 겸임교수)

책 속에서

구마: 루이스 칸의 건축물에는 20세기 미국인의 시간에 대한 무감각, 무교양에 대한 비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는 그야말로 1,000년 동안 유지될 건축물을 의식하고 고대 유적 같은 장대한 건축물을 조성해 건축의 흐름을 바꾸어 버렸습니다. 디즈니랜드의 허구적이면서 단편적인 시간 안에서 태연하게 생활하는 사람들에 대한 비판이지요.
미노하라: 시대를 초월해, 무리한 건축물이야말로 우리가 지금 건축 자산, 문화유산으로 만나고 있는 대상이지요. 그런 의미에서는 찰나적으로 소비되는 신기한 디자인으로 흐르는 일 없이 그 시대 문화의 첨단에서 변화와 보편의 요소를 어떻게 조합할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일본에서 앞으로 자산의 축적을 생각하는 접근 방법은 두 가지라고 봅니다. 우선 리사이클의 관점이지요. 구마 씨가 『자연스러운 건축(自然な建築)』에서 말했듯 기본적으로 콘크리트는 약하고 언젠가 산업 폐기물이 된다는 사실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이것은 가옥의 세밀한 부분 보수를 반복하고 목재나 종이의 리사이클을 실행해 온 일본의 문화적인 DNA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또 하나, 기억의 계승이라는 문제는 근대화에 정신을 집중할 수밖에 없는 단계에서는 나중으로 미룰 수 있지만 성숙 단계에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것입니다. 변화의 속도나 진로가 어느 정도 안정된 상태에서만 성숙한 문화가 탄생할 수 있으니까요.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은 모두 그런 상황에 돌입하는 단계에 있습니다. 미국도 비슷한 상황이고요.

「도시 계획의 승부(상)」, 150–152쪽

차례

결단 불능 사회의 정치와 건축 / 미쿠리야 다카시
가부키자를 새로운 축제 공간으로 / 후지모리 데루노부
단지 이후의 집합 주택 / 하라 다케시
도시와 건축을 연결하는 질감 / 사사키 마사토
도시 계획의 승부(상)(하) / 미노하라 게이
‘모두의 집’에서 시작되는 것 / 이토 도요
재난을 거쳐 탄생하는 픽션 / 오카다 도시키
탈공업화 사회를 달리는 철도의 모습 / 하라 다케시
사람, 건축, 환경이 빚어내는 도시 풍경 / 안상수, 임태희

구마 겐고

1954년 요코하마에서 태어났다. 도쿄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고, 미국 컬럼비아대학 건축도시계획학과에서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했다. 현재 구마겐고건축도시설계사무소 대표이며 도쿄대학 특별 교수, 명예 교수이다. 주요 작품으로 기로잔 전망대, 워터/글래스, 숲의 무대/도요마마치 전통예능전승관, 바토히로시게미술관, 그레이트뱀부월, 나가사키현미술관, 산토리미술관, 중국미술학원 민예박물관, V&A 던디, 2020년 도쿄올림픽 국립경기장 등이 있다. 지은 책으로 『점·선·면』 『의성어 의태어 건축』 『작은 건축』 『나, 건축가 구마 겐고』 『연결하는 건축』 『자연스러운 건축』 『약한 건축』 등이 있다.

임태희

교토대학교에서 건축학 연구생 과정을 거치고 귀국해 6년간 실무 경험을 쌓았다. 그뒤 교토공예섬유대학에서 건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임태희디자인스튜디오를 운영하며 건국대학교 디자인대학원 실내환경디자인전공 겸임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이정환

경희대학교 경영학과와 인터컬트 일본어학교를 졸업했다. 리아트 통역과정을 거쳐 동양철학 및 종교학 연구가, 일본어 번역가, 작가로 활동 중이다. 『내일의 건축』『마카로니 구멍의 비밀』『연결하는 건축』 『삼저주의』『백』『디자이너 생각 위를 걷다』『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준비된 행운』 등 다수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은 안그라픽스에서 발행하는 웹진입니다. 사람과 대화를 통해 들여다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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