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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어 의태어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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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마 겐고만의 언어로 들려주고 보여주는 건축
의성어 의태어 건축 32선

구마 겐고는 안도 다다오와 이토 도요를 잇는 일본의 전후 4세대 건축가이다. 그는 작고 약하고 낮고 느린 건축을 말하는 건축가로 알려져 있다. 안그라픽스는 2010년 [자연스러운 건축]을 시작으로 구마 겐고의 도서를 꾸준히 출간하고 있다. 새 책 [의성어 의태어 건축]에서는 그만의 건축 언어로 작업한 작품들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의성어나 의태어는 기존의 형태 언어처럼 명백하게 정의되지 않은 모호한 언어다. 구마 겐고가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은 명료한 언어로 이루어진 기성의 건축을 비판하기 위해서였다. 이성적이고 획일적인 언어에 갇힌 건축을 넘어서 우리 삶에 건축을 돌려주려고 했다. 책에는 북슬북슬, 첩첩첩첩, 숭숭숭숭, 팔랑팔랑 등 열한 개의 의성어와 의태어를 주제로 총 서른두 개의 건축 프로젝트가 수록되어 있다. 일본뿐 아니라 프랑스, 대만, 중국, 영국, 독일, 이탈리아에 있는 건축물이 있으며 뮤지엄, 공방, 문화시설, 주택, 카페, 설치 작품, 시청, 학교, 점포, 호텔, 다실 등 다양한 용도의 건축 프로젝트를 담았다.

편집자의 글

5퍼센트에 거는 숭숭숭숭, 북슬북슬, 까칠까칠한 건축들

일반적인 설계 사무소는 소장이 자신의 비전을 명백하게 정의된 언어로 스태프에게 전달하는데 구마 겐고는 이런 일방통행 방식의 건축을 하지 않는다. 그는 스태프들에게 모호한 메시지를 던진 뒤 나오는 미묘하게 다른 응답을 통해 건축을 만든다. 북슬북슬, 거슬거슬, 푹신푹신 등의 모호한 언어를 던지는 것이다. 이때 나오는 이야기의 95퍼센트는 사용하지 못하지만 그중 5퍼센트는 매우 흥미로운 결과를 만든다. 구마 겐고는 물질이란 “전혀 과학적이거나 객관적이지 않으며, 건축적 경험을 만들어내거나 끌어낸다는 점에서 지극히 주관적이고 영적인 날것”이라고 말한다. [의성어 의태어 건축]은 경험과 관계성을 중시하는 그의 생각이 어떻게 건축물로 구현되는지 보여준다. 랜케이블과 아크릴 폐자재를 녹여 만들어 형태를 없애고 물질과 색채만 남긴 북슬북슬한 음식점 뎃장(てっちゃん), 건축이 숲에 어우러지도록 격자형 그물망 세 개를 만들어 그 위에 흙을 붙여 까칠까칠함을 보여준 그물망/흙(Mesh/Earth), 목조 각재를 짜 맞춰서 만든 삐죽삐죽한 서니힐즈 재팬(Sunny Hills Japan) 등의 건축물이 가득 수록되어 있다.

입자를 살아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

구마 겐고는 입자로 세계를 인식한다. 정원이나 건축은 입자로 만들어져 있다는 데서 완전히 동등하다. 그가 입자로 환경을 이야기하는 방법이 의성어와 의태어다. 이 책에는 흔히 봐왔던 철, 콘크리트, 유리 재료가 많이 나오지 않는다. 물체와 공간과 인간을 입자로 인식하고, 그 입자를 살아나게 하기 위해 크기와 속도, 틈과 질감을 깊이 고민한 재료가 등장한다. “투명한 소재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공간에 투명성을 줄 수 있을까?” “크고 무거운 돌이나 콘크리트에 팔랑팔랑함을 주려면 어떻게 할까?” 건축가의 질문은 특수 종이, 타일, 기와, 대오리, 대나무, 천, 에나멜 글라스, 띠, 나무 막대기, 그물망, 랜케이블 등의 소재의 사용과 정형을 벗어난 자유로운 모양의 건축물로 이어진다. 건축가가 위에서 조작하는 대상으로 건축을 보는 게 아니라 건축과 인간을 같은 위치에서 파악하려는 시도이다. 건축가에서 사용자까지 아래로 내려오는 건축이 아닌, 건축가와 사용자가 동등하게 건축 안에서 노닌다. 이 책은 건축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차례

반응하고 말하는 건축 · 김광현
꿈틀꿈틀 움찔움찔 · 임태희
건축을 입자화함으로써 세계와 인간을 더욱 강하게 묶다

송송송송
로터스 하우스
유스하라 우든브리지뮤지엄
규슈예문관 별관 2
브장송 예술문화센터
펑얀

술술술술
워터/체리

빙글빙글
신진 지 예술관
규슈예문관 본관
낭창낭창

첩첩첩첩
아사쿠사 문화관광센터
아오레 나가오카
앙트르포 맥도날

거슬거슬
좃쿠라 광장
도와다 시민교류 프라자

까칠까칠
그물망/흙
PC가든
중국미술학원 민예박물관

삐죽삐죽
GC프로소뮤지엄 리서치센터
스타벅스 다자이후텐만구 오모테산도점
서니힐스 재팬

숭숭숭숭
글라스/우드 하우스

북슬북슬
나그네를 위한 쉼터 유스하라
센싱 스페이스
뎃장

팔랑팔랑
카살그란데 세라믹 클라우드
마르세유 현대미술센터
엑상 프로방스 음악원
800년 뒤의 호조안
샹샤 상하이

푹신푹신
티 하우스
메무 메도우스
코쿤

작품 정보
사진 정보

구마 겐고

1954년 요코하마에서 태어났다. 도쿄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고, 미국 컬럼비아대학 건축도시계획학과에서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했다. 현재 구마겐고건축도시설계사무소 대표이며 도쿄대학 특별 교수, 명예 교수이다. 주요 작품으로 기로잔 전망대, 워터/글래스, 숲의 무대/도요마마치 전통예능전승관, 바토히로시게미술관, 그레이트뱀부월, 나가사키현미술관, 산토리미술관, 중국미술학원 민예박물관, V&A 던디, 2020년 도쿄올림픽 국립경기장 등이 있다. 지은 책으로 『점·선·면』 『의성어 의태어 건축』 『작은 건축』 『나, 건축가 구마 겐고』 『연결하는 건축』 『자연스러운 건축』 『약한 건축』 등이 있다.

이규원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일본어를 전공했다. 오랜 기간 편집자로서 일하며 과학, 인문, 역사 등 여러 분야의 책을 기획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미야베 미유키의 『이유』를 비롯해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 컬렉션』 『알래스카, 바람 같은 이야기』 『나, 건축가 안도 다다오』 등을 비롯해 80여 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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