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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땅의 도시 땅의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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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산길, 물길, 바람길의 도시, 서울의 100년 후를 그리다

앞으로 100년 후의 서울은 어떤 모습일까? 2023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땅의 도시, 땅의 건축’을 주제로 우리를 둘러싼 환경과 건축, 도시의 상호의존적 관계성을 탐구하고 미래 서울의 이상적인 마스터플랜을 그릴 수 있도록 돕는다. 총감독을 맡은 건축가 조병수는 과거의 서울, 한양이 땅과 물과 바람의 흐름을 잇는 친환경 도시였으며, 이 같은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해 공동의 가치 기준 설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이러한 주제 의식을 토대로 땅과 건축, 땅과 도시가 맺는 유기적 관계를 다각도로 들여다보는 전시 도록이자, 동시에 미래 서울에 대한 폭넓은 아이디어를 모은 아카이빙 북이다. 본 도록에 수록된 170여 개의 프로젝트는 향후 서울의 구체적인 모습을 그리는 데 있어 주요한 참고서이자 땅의 건축의 본질로 이끄는 안내도가 되어줄 것이다.

책 속에서

‘땅의 건축’은 땅과 물과 바람이 관통하는 건축을 말한다. 이는 랜드스케이프(Landscape) 건축이나 그라운드 스케이프(Ground-scape) 건축과는 구분되는 것이며, 스케이프(Scape), 즉 경치 너머의 큰 개념의 것으로 땅을 통해 부는 바람이나 빛, 식생 등의 모든 환경적, 생태적 조건과 맥락을 다루는 참된 건축이다. 서울은 풍수와 자연환경의 존중으로부터 시작되었지만, 지난 100년간의 개발로 산길, 물길, 바람길의 자연환경이 많이 훼손되었다. 전통 도시 구조와 현대 도시 구조의 충돌로 도시의 스카이라인은 연속성 없이 들쑥날쑥하고, 자연과 도시의 연계는 지구 단위 계획 등에 의해 파편적으로 다루어져 주변 자연과 도시적 연속성에 입각한 합리적 대지 활용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서울의 진정한 정체성을 되살리기 위해선 향후 100년 후 서울에 대한 공동의 가치 기준 설정이 필요하다.

「땅의 건축: 산길, 물길, 바람길의 도시 서울의 100년 후를 그리다」, 14쪽

땅의 건축은 주어진 땅의 조건에 적응하고 순응하는 건축이다. 자신의 존재를 주장하며 주변을 제압하는 것이 아닌, 자신을 낮추어 땅으로 스며들고 땅의 기운을 살리는 상호의존적 성격의 건축이다. 그 고요함 속에서 우리 인간의 몸과 마음이 거주하며 서로에 대한 깨달음을 이끌어내는 건축이 바로 땅의 건축이다. 땅의 건축은 존재감을 과시하며 서 있는 건축이기보다는 땅에 스며들거나 사뿐히 놓이는 등 사려 깊은 관계성을 통한 경험의 건축, 다시 말해 깨달음의 건축이다.

「땅의 건축: 서로에 대한 깨달음의 건축」, 26쪽

“잉카 사람들에게 자연은 신이었습니다. 바람도, 비도, 그들에겐 자연의 모든 모습이 신이었습니다. 저는 자연과 건축을 다르게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저에게 있어 ‘땅의 건축’이란 자연의 가장 최근 상태를 뜻하며, 인간이 자연 속에서 만들어내는 자연을 뜻합니다. 쉽게 말하면 신이 창조한 자연에 인간이 만든 변화가 더해진 지금의 모습이 가장 최근의 자연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땅의 건축’은 기본적으로 장소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땅의 규모와 특성을 이해하고 건물을 이용할 사용자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또한 건축가는 창조자이고 인간은 자연의 일부라는 인식을 통해 우리 자신의 본성을 이해해야 합니다. 결국 설계는 신성한 결정을 내리는 행위이며, 따라서 ‘땅의 건축’은 자연과 동일한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땅의 건축 지형도 12: 파차카막 주택, 루이스 롱기 인터뷰」, 46쪽

서울은 이러한 급속한 성장과 확장 속에서도 산으로 둘러싸인 외곽 녹지를 둘레길로 연결하여 그 특징을 유지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를 거치며 녹지와 거주지 간의 연결과 선형 공원의 필요성이 이전보다 더욱 강조되면서, 보행로·공원·주거지를 최대한 연결하는 쾌적한 정주 환경 제공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시대 변화에 발맞추어 향후 교통 인프라의 지하화로 만들어지는 녹지와, 기존의 공원, 한강과 지천을 포함하여 서울 전체를 약 3km 정도 반경의 그린 보행로로 연결하여 주거지 및 상업지에서 쉽게 주요 녹지로 갈 수 있도록 하는 그린 패스 네트워크(Green Path Network)를 조성하는 것이 서울그린링의 목표이다.

「서울그린링과 미래변환」, 100쪽

고밀도 다층 도시에 던지는 6개의 질문은 《게스트시티전》의 소주제이기도 하며, 그라운드의 개념, 성격, 가치를 묻는 것에서 출발해 밀도와 공공성, 사유재산과 공익을 조율하는 방법, 도시의 단절을 잇거나 새로운 땅을 만들어내는 방식, 다층화한 도시 공간에서 도시의 활력을 유지하기 위한 고민 등을 담고 있다. 전시를 통해 도시 환경을 조성하는 거대하고 지난한 프로젝트를 실현하기 위해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랜드마크와 같은 결과물 너머를 주목함으로써 도시 공간을 개선하기 위해 어떠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고 어떻게 공동의 선을 이룰 수 있는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길 기대한다.

「패러럴 그라운즈: 도시의 활력을 만드는 밀도와 공공성」, 270쪽

전 세계 30개 대학이 설계한 65개의 교량 건축으로 구성한 ‘메가시티의 연결’은 단순한 건축 프로젝트 모음이 아닌 우리 도시의 미래를 바꾸겠다는 교수와 젊은 학생들의 의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각 교량(Bridge)의 설계는 지리적 경계를 초월해 지속 가능성과 도시 회복력에 대한 글로벌 대화에 기여하는 문화, 아이디어, 열망 사이의 다리인 통합을 상징한다. 서울 한강을 가로지르는 미래의 잠재적 교량을 위한 이 프로젝트는 예술적 표현을 넘어 대화의 촉매제이자 행동의 발판이며 가능성의 지표이다.

「메가시티의 연결」, 406쪽

이번 비엔날레의 가장 큰 특징은 야외 전시장을 주 전시장으로 선정했다는 점이다. 이로써 송현동을 무대로 하는 현장프로젝트의 역할이 한층 커졌으며, 이는 도심 속 야외 공간에서 시민들과 직접적인 교점을 만들고 그들의 일상과 조우하는 전시를 만들 수 있는 요인이 되었다. 이러한 점을 토대로 ‘땅의 도시, 땅의 건축’이라는 주제에 맞추어 송현동 부지의 땅을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역사적인 장소와 건축 구조물이 한데 어우러진 풍경은 그 자체로 작품이 되었으며, 파빌리온 건축이 나아갈 방향성을 고찰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도였다.

「체험적 노드: 수집된 감각」, 472쪽

차례

주제전 파트 1. 땅의 건축
서로에 대한 깨달음의 건축

주제전 파트 2. 땅의 도시
서울그린링과 미래 변환

서울 100년 마스터플랜전
서울 그린 네트워크

게스트시티전
패러럴 그라운즈

글로벌 스튜디오
메가시티의 연결

현장프로젝트
체험적 노드: 수집된 감각

제로프로젝트
비엔날레의 재활용

총감독 & 큐레이터 소개
함께한 사람들
2023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참여 작가 목록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2017년 시작한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급속한 도시 성장에서 파생된 다양한 이슈를 ‘도시건축’의 관점에서 다루며 서울을 중심으로 세계 도시의 현안을 살피고 대안을 모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3년 제4회를 맞은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조병수 총감독의 지휘 아래 ‘땅의 도시, 땅의 건축’을 주제로 서울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이상적인 청사진을 제시한다. 전시는 땅의 건축가와 철학을 심도 있게 살펴보는 《주제전》, 공모전을 통해 미래 서울의 마스터플랜을 그리는 《서울 100년 마스터플랜전》, ‘고밀도 다층 도시’에 던지는 질문을 통해 세계 각국의 도시 사례를 보여주는 《게스트시티전》, 그리고 해방 이후 백여 년 만에 개방된 땅, 열린송현녹지광장에서 진행된 현장프로젝트와 전 세계 30개 대학 학생들의 교량 건축 아이디어를 모은 글로벌 스튜디오로 구성되었다. 또한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외 각 분야 전문가, 행정기관뿐만 아니라 도시를 살아가는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 서울의 미래를 그리도록 하는 장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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