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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건축가 구마 겐고: 나의 매일은 숨 가쁜 세계일주

建築家, 走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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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매우 약한 존재입니다 그래서 건축을 합니다
동료와 함께 말입니다 매일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달리는 건축가, 구마 겐고의 첫 자서전**

건축가 구마 겐고는 자신을 ‘경주마’에 비유하며 레이스하듯 세계를 달린다. 하루걸러 다른 나라에서 아침을 맞는 것이 그에게는 일상이다. 그는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단단하고 깨끗한 건축에서 되도록 먼 건축을 지향해왔다. 3‧11대지진 이후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그가 조용히 주장해온 작음, 약함, 자연스러움, 이음, 죽음의 건축 철학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에도 그의 철학이 담긴 건축물이 하나 둘 세워지고 있다. 『자연스러운 건축』 『연결하는 건축』 『약한 건축』 『삼저주의』 등으로 한국에 소개된 구마 겐고. 가족과 집을 뜯어고치는 것이 일상이었던 어린 시절에서 건축 데뷔작 M2의 쓰디쓴 실패, 기로잔전망대, 돌미술관 등 지역의 재료를 최대한 이용한 건축, 사람이 함께 만드는 아오레나가오카, 일본 건축가의 최대 영예인 제5대 가부키극장까지 그의 즐겁게 정신없는 35년 건축 여정이 이 책 한 권에 담겨 있다.

추천사

이 책은 구마 겐고가 세계적인 건축가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담이지만, 결코 개별적인 현상에 머물지 않고 건축 생태계의 지형을 내부자의 시선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그의 말은 힘이 있고 간결하고 정곡을 건드립니다.

전봉희 | 서울대학교 교수, 건축학

책 속에서

한국을 달리는 것이 제게는 너무나 즐겁고, 느끼는 점이 많은 일이었습니다. 그 체험을 통해 문살에 한지를 붙이는 방법과 돌을 이용하는 디테일 등 몇 가지 한국건축의 기술에 대해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나아가 한국건축이 좋아졌습니다. 한국건축의 이런 디테일은 제 건축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한국에 가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제 건축은 생겨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한국을 달리며 제 안에서 한국과 일본이라고 하는 국경은 녹아버린 듯합니다. 국경은 사라졌지만 곳곳의 장소가 이전보다 강한 개성을 발휘하는 상태, 그런 상태를 만들기 위해 저는 건축을 하고 있습니다.

5쪽, 「한국어판에 부치는 글: 건축가, 달리다」에서

만일 수트케이스를 가져갔다가 공항에서 나오지 않는 경우가 생기면 그 이후의 여정이 엉망이 되니 절대 가기고 가지 않습니다. 최소한의 짐으로 어떻게 여행할지에 대해서는 복장을 포함해서 이미 연구를 마친 상태입니다

27쪽, 「세계일주 티켓」에서

한국은 일본 기업에 진정한 위협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특히 그들의 세계화 DNA가 경제 위기를 넘긴 뒤에 자신감을 얻어 한번에 가속화되고 있는 듯합니다. 한국 클라이언트의 자신감과 높은 뜻을 보고 있으면 ‘아아, 나는 일본이란 촌에 사는 놈이구나.’ 하는 씁쓸한 기분이 드니까요.

68쪽, 「나란 인간은 촌놈이구나」에서

“당신은 언제 건축가가 되기로 했습니까?”라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대답은 정해져 있습니다. 1964년,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제가 국립요요기경기장에 발을 내디뎠을 때 입니다. 그 아름다운 지붕의 곡면을 핥으며 쏟아지는 빛의 모습은 지금도 또렷이 기억합니다.

96쪽, 「도쿄에 바로크를」에서

제 안에 있는 건축의 이상을 극대화하고 싶은 마음과 모든 사람의 생각이 들끓는 현실과의 딜레마를 이겨내는 방법은 단순합니다. 만들고 있는 행위 자체를 즐기면 됩니다. 만드는 일은 즐겁고, 누군가와 함께한다는 것은 더 즐겁습니다.

103쪽, 「가위에 눌리다」에서

어머니의 즐거운 표정을 보게 된 건 당신이 큰맘을 먹고 밖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부터였습니다. “바쁘다, 바빠.” 하며 불평을 늘어놓았지만 활기차게 일하러 나가는 모습을 보고 처음으로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이런 어머니의 존재가 제 건축의 원점입니다.

151쪽, 「외로운 어머니」에서

M2는 격렬한 비난을 받으며 ‘거품의 상징’이라는, 저로서는 완전히 번지수가 다른 비판을 수없이 들어야만 했습니다. 건축계의 모더니스트들에게는 역사적인 단어들을 맥락 없이 이리저리 사용한 건축은 당치도 않은 일이었고, 포스트모더니스트들에게는 자신들의 ‘역사 회귀’가 조롱당한 것 같은 느낌이었을 테고요. 그런 탓에 양쪽 모두에서 적대시됐습니다.

173쪽, 「거품 덕에 받은 엄청난 비난」에서

어렴풋하게나마 그 ‘장소’를 몸에 익으면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간관계를 만듭니다. 알게 된 사람들과 차를 마시고 술잔을 나누며 지역이나 특산품 자랑을 듣습니다. 그러고 있는 사이에 동료가 생기고 소재와 만납니다. 소재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동료만으로도 부족합니다. 둘을 다 수중에 넣고 교유하면서 그 ‘장소’에 필요한 건축이 보이는 것입니다

215쪽, 「나는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었나」에서

정리된 것과 쓰레기, 선과 악, 또는 삶과 죽음을, 우리는 나눠서 생활해왔지만, 그곳에는 그것을 초월한 모습이 있었습니다. 인간 생활의 세부적인 모습이 사라졌을 때의 균일감과 파편이 자연물로 보일 정도로 분쇄된 모습에 말을 잃은 저는 건축가로서 일종의 임사체험에 가까운 경험을 한 것 같았습니다.

248쪽, 「건축가의 임사체험」에서

2박 3일로 프랑스에 갔다가 일단 일본에 돌아온 다음 날 다시 프랑스로 입국, 다음 날부터 이탈리아, 크로아티아에서 각각 2박을 하고 일본으로 귀국, 그다음 주에는 칠레, 미국, 캐나다를 거쳐 알바니아와 마케도니아에서 1박씩 하고 일본으로 귀국, 낮에는 나라의 현장을 보고 오사카에서 회의를 하고 밤에는 교토에서 강연회, 신칸센 막차를 타고 도쿄로 돌아와 다음 날 새벽에 중국으로 출발……. 저 자신도 아득할 지경입니다.

283쪽, 「건축가는 격렬하게 이동하면서 단련된다」에서

해외를 하루걸러 전전하는 가운데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하는 기본은 ‘사람을 믿는 것’입니다. 저는 사무소 스태프의 능력을 믿습니다. 믿기에 충분한 인재를 모으기 위해 저 스스로 짜낸 ‘당일 설계’라는 면접 방법이 있습니다. 스태프는 모두 제가 면접합니다.

292쪽, 「뛰어난 인재를 간파하는 면접, 당일 설계」에서

일본인은 ‘공부하는 자세’를 존중하지만 건축설계사무소는 학교가 아닙니다. 이를테면 우리 사무소에서 5년 동안 있으면 그동안에 스태프로서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도 확실히 자각해야 합니다. 그런 동기를 확립시키는 것이야말로 제 책임입니다. 끊임없이 높은 목표를 제시하고 건축을 대하는 자세를 보여야만 합니다.

298쪽, 「조직 운영도 능력 가운데 하나」에서

숙제를 하는 중학생과 고등학생, 매일 수다를 떨러 오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나카도마에는 이미 이런 단골손님이 생겼습니다. 건축물이라는 물질은 언젠가는 썩어서 못 쓰게 됩니다. 그러나 이곳에 생긴 인연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계속 살아 있습니다.

314쪽, 「아래에서 보는 시선에서 생기는 인연」에서

이 책을 받아 들고는 첫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한번도 쉬지 않고 읽었습니다. 솔직히 재미있었습니다. 이렇게 솔직해도 되는 것인지 염려스러울 정도로 있는 그대로였습니다. 감상적인 에세이가 아니라, 이 순간 한 사람의 건축가가 느끼는 경험과 감정, 그리고 시점을 사실 그대로 볼 수가 있었습니다. 책을 건축이 성스럽고 거룩한 성전이 아니라,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이며, 세상을 어떻게 보며 느끼는 가의 문제라는 사실을 한국의 독자들과 공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331쪽, 임태희, 「감수의 글: 천진난만한 건축가, 구마 겐고」에서

차례

1. 세계를 달리다
세계일주 티켓 / 건축가는 경주마 / 20세기 건축가들의 출세 경로 / 건축의 전투 능력 / 새롭게 등장한 클라이언트 / 언제나 이익을 생각하는 중국 / ‘문화’와 ‘환경’의 국가 중국? / 못 해 먹겠네! / ‘구마 겐고’라는 브랜드 / 중국의 오너문화, 일본의 샐러리맨문화 / 예를 다한 연애 / 프랑스인은 역시 노련해 / 미디어와 건축을 지배하는 유대인 / 망상에 가까운 장대한 러시아인의 꿈 / 해적판이 나오다니 축하해 / 나란 인간은 촌놈이구나

2. 가부키극장이라는 도전
영예보다 무거운 어려움 / 새로운 건물은 칭찬받지 못한다는 법칙 / 화려한 가부키극장 / 모더니즘과 스키야의 융합 / 가라하후을 놓고 벌어진 공방 / 도쿄에 바로크를 / 옥신각신한 덕에 /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가부키월드 / 가위에 눌리다

3. 20세기 건축
주택담보대출이라는 ‘세기의 발명’ / 새하얀 집과 시커먼 석유 / 오일쇼크로 최초의 좌절 / 샐러리맨 경험 / 뉴욕 지하에서 일본 험담 / 토론을 중시하는 덫 / 다른 장소에서 승부해주지 / 르코르뷔지에와 콘크리트 / 안도 다다오와 콘크리트 / 머리가 아니라 완력 / 인간심리를 이용한 콘크리트 / 맨션을 소유하는 ‘병’ / 콘크리트혁명을 넘어서기 위해 / 포기를 알면 인생이 재미있어진다 / 외로운 어머니 / 더 외로운 샐러리맨 / 해안에도 난간을 만들고 싶어 하는 공무원들 / 현장이 없는 사람들 / 다시 ‘공생’을 생각하다

4. 20세기에 반기를 들다
거품 덕에 받은 엄청난 비난 / 오른손을 못 쓰게 되다 / 지방이라는 주름 / 보이지 않는 건축을 / 보이지 않는 건축의 진화 / 예산 없음 = 아이디어 / 최대한 돌을 사용하다 / 라이트의 건축과 이어지다 / 졸부 스타일의 유행 / 나는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었나 / 고생, 각오, 도발, 돌변 / 가자, 현장으로 / 자신의 기준을 뛰어넘다 / 중앙을 싫어하는 비뚤어진 인간 / 불황에 고마워하다 / 원점에 있는 낡은 집 / 일본은 왜 세계적인 건축가를 배출하는가

5. 재해와 건축
건축가의 임사체험 / 인류사를 바꾼 리스본대지진 / 죽음을 잊고 싶은 도시 / 죽음 가까이 있는 건축가 / 작은 것에서 출발한다 / 부수는 방법도 하나가 아니다

6. 약한 건축
허무를 넘어 / 건축혐오 / 격렬한 이동이 건축가를 단련시킨다 / 직접 만나는 것이 필요한 이유 / 초속으로 판단하다 / 뛰어난 인재를 간파하는 면접, 당일 설계 / 조직 운영도 능력 가운데 하나 / 욕먹고 싶지 않아요 / 행복한 자기회의 / 반상자의 집대성 / 디스커뮤니케이션이야말로 커뮤니케이션이다 / 진지하게 즐거움을 즐기다

구마 겐고

1954년 요코하마에서 태어났다. 도쿄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고, 미국 컬럼비아대학 건축도시계획학과에서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했다. 현재 구마겐고건축도시설계사무소 대표이며 도쿄대학 특별 교수, 명예 교수이다. 주요 작품으로 기로잔 전망대, 워터/글래스, 숲의 무대/도요마마치 전통예능전승관, 바토히로시게미술관, 그레이트뱀부월, 나가사키현미술관, 산토리미술관, 중국미술학원 민예박물관, V&A 던디, 2020년 도쿄올림픽 국립경기장 등이 있다. 지은 책으로 『점·선·면』 『의성어 의태어 건축』 『작은 건축』 『나, 건축가 구마 겐고』 『연결하는 건축』 『자연스러운 건축』 『약한 건축』 등이 있다.

임태희

교토대학교에서 건축학 연구생 과정을 거치고 귀국해 6년간 실무 경험을 쌓았다. 그뒤 교토공예섬유대학에서 건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임태희디자인스튜디오를 운영하며 건국대학교 디자인대학원 실내환경디자인전공 겸임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민경욱

고려대학교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인터넷 관련 회사에서 일하며 1998년부터 일본문화 포털 ‘일본으로 가는 길’을 운영해오다 전문 번역가가 되었다. 현재 일본문화 전문 블로그 ‘분카무라’에서 일본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교류한다. 옮긴 책으로 요시다 슈이치의 『거짓말의 거짓말』, 요코야마 히데오의 『종신검시관』, 이사카 고타로의 『SOS 원숭이』, 누마타 마호카루의 『유리고코로』 『9월이 영원히 계속되면』, 야마자키 료의 『커뮤니티 디자인』 등이 있다.
은 안그라픽스에서 발행하는 웹진입니다. 사람과 대화를 통해 들여다본
을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