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의 디자인』 『내일의 디자인』에 이은 제3탄 『저공비행』.
디자인하는 과정에 주목해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하는 하라 켄야.
그의 또 하나의 디자인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저공비행으로 바라보는 정보의 독자성과 계절의 순도!
2019년 하라 켄야는 「저공비행-High Resolution Tour」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는 그가 직접 일본 전역의 장소와 시설을 방문해 소개하는 프로젝트다.
하라 켄야는 국내의 한 매체 인터뷰에서 하라 켄야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코로나와 관계없이 세계는 점점 글로벌화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그럴수록 개별적인 장소에만 있는 ‘오리지널리티’가 상대적으로 중요해지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로컬 환경에 주의를 기울이며 모국인 일본의 여러 곳을 소개하는 「저공비행(低空飛行)」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중략)
그래서 저는 호텔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호텔 산업 자체에 대한 관심이라기보다는 호텔이 로컬을 머무르고 싶은 거점으로 만들고 나아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를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호텔을 여행지의 숙박 시설로만 볼 수도 있지만, 저는 자연환경이나 문화적 즐거움을 집약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아주 재미있는 기능을 가진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그가 제안하는 ‘저공비행’이란 무엇일까? 비행기 여행일까? 아니다. 지상의 경치를 바라볼 수 있는 낮은 고도로 지역을 탐험하며 세심하게 둘러보는 여행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즉 하라 켄야는 ‘저공비행’을 통해 지역의 풍토와 자연환경이 지닌 가치의 가능성을 파헤쳐 곳곳의 로컬리티를 끌어내고자 했다. 이른바 하라 켄야만의 새로운 디자인 시선이자 방법론이다.
『저공비행-또 하나의 디자인 여행』에서 하라 켄야는 ‘저공비행(低空飛行)’으로 곳곳의 풍토와 문화를 마주하는 사이, 신기하게도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는 자연스레 더 많은 사람의 의식 연쇄를 만들어가는 데로 관심이 옮겨 갔다. 멋지다고 느낀 장소와 지역에 사람의 존엄과 긍지가 지속되는 완전히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것, 이른바 모든 사회적 활동과 꾸준히 대화하는 일의 중요성이랄까?
또 하나의 가치, 또 하나의 디자인, 또 하나의 자원의 형태를 독자와 함께 찾아보기 위한 하라 켄야. 과연 그가 담아낸 로컬의 풍경과 미의식은 어떤 모습일까?
저공비행의 풍경이란.
인간은 원래부터 가지고 있던 전통이나 풍토라는 미래 자원을 방치하고 있다. 「저공비행」 프로젝트는 여기에 의문을 품고 시작한 일이다. 즉 이 땅이 지닌 잠재력에 눈을 뜨는 체험이었다. 또 그 지역만의 특징을 담아낸 호텔을 디자인하고 싶다는 ’하라 켄야‘의 야심도 담겨 있다. 생각해보면 ’저공비행‘으로 보는 경관은 아직 제공된 적이 없다. 이른바 아직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원과 가치가 저공비행의 영역에 그대로 남아 있는 셈이다.
로컬의 가치란.
자연은 다채롭다. 여러 나라를 돌아봐도 저마다 다른 다채로운 자연 풍경을 가지고 있다. 어느 곳 하나 같은 바다가 없고 어느 곳 하나 같은 산이 없다. 나라는 열매가 가지가 휠 정도로 열려 있는 나무 같은 존재다. 지역은 그 나라의 아이덴티티와 로컬리티를 나타내는 줄기이고, 그 안에서 펼쳐지는 문화와 삶의 모습은 쭉쭉 뻗어나가는 가지와 같다.
가치의 현실화란.
자연 그대로가 아니라 인위를 끌어들여 자연을 더 돋보이게 해 그 장소를 찾은 사람들에게 지역의 역사와 문화와 함께 멋지게 선사한다. 그러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호텔‘이 있다고 생각한다. 호텔은 그것이 서 있는 풍토와 전통, 식문화의 가장 좋은 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의 나라가 미래를 위해 다음 장으로 발걸음을 내디딘다면, 스스로 국토와 풍토를 재해석해가야 한다. 어떻게 수용하고 자국의 풍토와 역사, 문화를 어떻게 해석해 제시할 것인가? 그 만듦새가 21세기 국가들의 풍요를 좌우할 것이다.
이를 위한 디자이너의 역할이란.
디자인의 역할은 ’본질을 꿰뚫고 가시화하는 것‘이다. 물건 생산에서 가치 생산으로 시점과 발상을 전환하고, 이 땅의 잠재성을 자원으로 운용해갈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디자이너의 역할은 지역과 문화가 만들어내는 가치의 본질과 잠재성을 감지하고 구체적인 아이디어로 형태를 만들어 제시하는 것이다. 이 책은 한 사람의 디자이너가 디자인이라는 나무에 올라가 그 위에서 보이는 풍경을 이야기한 것이자, 한 나라의 미래 가능성을 이야기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