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그라픽스

예술가란 무엇인가

What Artists Do

온라인 판매처

적확하고 명민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현대 예술가의 위대한 한순간

그동안 섬세하면서도 독창적인 시선으로 자신만의 미학관을 보여준 레너드 코렌의 신간 『예술가란 무엇인가』. 이 책은 과연 예술가는 어떤 존재이며, 어떻게 작품을 통해 메시지를 남기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책의 원제 ‘What Artists Do’에서 알 수 있듯, 저자는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을 통해 예술가의 작업이 다른 일과 비교하여 본질, 정신, 방법론 면에서 어떻게 다른지 사유하게 한다. 그는 예술가란 예술을 규정하고, 무에서 유를 창조하며, 인간 세상에 색다른 시각적 경험을 선사하고, 특별한 방식으로 사물을 바라보게 하며, 사물을 의미 있게 만들고, 어떤 결과가 빚어지든 예술가로서 할 일을 해야 하는 존재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여섯 가지 범주를 해석하기 위해 현대 예술사에 혁명적인 획을 그은 예술가들을 불러 모은다. 마르셀 뒤샹, 존 케이지, 도널드 저드 등 수많은 논란과 화제를 일으킨 예술가와 작품으로 그들이 예술의 범위와 예술가의 존재 의미를 어떻게 확장했는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숙고하게 한다.

현대 예술 작가론이라고 해도 무방한 이 책은 현대 예술사에서 기억할 만한 순간을 만들어낸 그들의 예술적 성취를 조명한다. 책 속에서 언급한 예술가와 작품을 찾아보고 감상하면서 저자의 시각과 해석을 따라가보라. 또한 로런스 와이너, 로버트 라우션버그, 데이비드 보위 등 수많은 예술가가 남긴 예술에 대한 격언을 읽다 보면 우리가 예술에 대해 갖고 있던 환상과 고정관념을 환기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 예술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 단서를 제공하는 이 책은, 레너드 코렌의 시선을 통해 바라보는 ‘예술’과 ‘예술가’의 이면과 내면의 이야기는 ‘예술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가장 현명한 대답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편집자의 글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는 있지만,
아무나 예술가로 불릴 수는 없다

‘예술은 무엇인가’ ‘예술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무척이나 난해하다. 지극히 철학적인 이 질문에 누구나 이해하고 수긍할 만한 답변을 하려면 예술사에 대한 이해는 물론이고 예술가에 대한 폭넓은 지식, 그리고 무엇보다 예술과 예술가에 대한 통찰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레너드 코렌이 현대 예술을 소재로 쓴 『예술가란 무엇인가』는 그 어려운 질문에 매우 적절한 대답을 준다고 할 수 있다.

저자는 파격적인 행보로 예술의 소재와 주제를 확장한 예술가들을 통해 예술이란 무엇인지, 예술가는 무엇을 하는 존재인지에 대해 사유한다. 그가 생각하는 예술가란 독창적 아이디어로 창조적 행위를 결행하는 사람이다. 그들은 작업을 통해 자기 나름의 예술관을 보여주고, 아무것도 아닌 것에서 유의미한 것을 창조하며, 그것을 통해 우리의 예술관을 환기하고, 기존의 관념에 충격을 줄 만큼 인식의 재구성을 자극한다. 레너드 코렌은 그 범주 안에서 예술사에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긴 예술가들을 선정한다.

기성품인 남성 변기를 전시한 마르셀 뒤샹, 음이 없는 음악회를 열었던 존 케이지, 산이나 바다 혹은 역사적 건축물을 포장한 크리스토와 장클로드 부부, 여러 재질과 모양의 상자 쌓기 작업으로 유명한 도널드 저드, 47년 동안 날짜를 기록한 온 가와라, 광장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철재 장벽을 세워 격렬한 논란을 불러일으킨 리처드 세라까지, 레너드 코렌은 그들을 통해 예술이 어떻게 그 의미를 확장하면서 현대 예술에 이르렀으며, 그들의 의도와 메시지가 예술가라는 의미 설정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탐색한다.

저자는 예술가의 창작 활동, 즉 저마다의 방식으로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관습을 무시하고 ‘의미심장한’ 예술을 만들기 위해 현재의 정체된 상태로부터 어떻게든 벗어나려는 예술가들의 행보에 깊은 애정과 존중을 보낸다. 예술은 그런 저항과 혁명의 발걸음을 통해 더 묵직한 감동과 의미로 관객에게 다가오는 것이다.

그동안 깊이 있는 미학적 관점을 통해 예술의 본질을 탐색해온 레너드 코렌의 행보에 더없는 느낌표를 찍은 이 책은, 너무나 많고 너무나 흔해져서 그 의미마저 퇴색되어버린 ‘예술’과 ‘예술가’에 대한 의미를 되새김으로써 우리가 경험하고 앞으로 경험할, 예술적 경험의 가치를 보여주는 예술에 보내는 깊은 경의이자 찬사의 책이다.

책 속에서

예술가는 인식적으로 심미성에 바탕을 둔다. 즉 예술가는 현상과 사물의 감각적이고 정서적인 특성을 인식하고 생각한다. 전적으로 모든 것은 미적 고려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심지어 무작위로 뽑아낸 일련의 숫자나 추상 개념처럼 전혀 감각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조차도 마찬가지다.

13쪽

모든 예술가는 자신이 풀어야 할 문제를 궁리하고 성공의 기준을 설정한다. 예술가는 무수히 많은 일을 한다. 이 책에서는 그 가운데 여섯 가지를 논의했다. 제한적으로 그리고 임의적으로 추출된 이 여섯 가지는 예술가의 작업이 대부분 다른 종류의 일과 비교하여 본질, 정신, 방법론 면에서 어떻게 다른지 강조하려 한다. 20세기에 활동한 중요 예술가의 삶에서 뽑아낸 하이라이트를 활용하여 이 여섯 가지를 보여줄 것이다.

13쪽

뒤샹은 주목할 만한 회화 및 조각 작품을 다수 창작했지만 주로 예술 창작을 통해 예술 영역 자체의 철학적 전제에 질문을 던지는 데 몰두했다. 뒤샹은 자신의 예술을 통해 이렇게 질문했다. 예술가는 꼭 자신의 손으로 예술품을 제작해야만 하나? 어떤 재료들은 다른 것보다 예술 창작에 더 적합한가? 작품처럼 보이지만 작품은 아닌 것과 예술 작품을 어떻게 구별하는가? 끝으로, 예술이란 과연 무엇인가?

20쪽

많은 예술가는 말 그대로 무에서, 혹은 처음에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것에서 예술을 창조한다. (혹은 ‘난데없이’ 예술을 등장시킨다.) 전형적인 예로 존 케이지의 작품을 들 수 있다.

35쪽

예술가가 자유를 위해 치르는 대가는 ‘책임을 지는 것’이다. 달리 말해서 예술가는 자신이 판을 벌인 경험의 현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의 결과에 영향을 받고 이를 책임진다.

53쪽

인간은 의미를 추구하는 동물이다. 우리는 어디서든 의미를 찾는다. 무리 없이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예술의 기능이라고 믿는 이들도 있다. 혹자는 예술이란 ‘의미의 구현’ 그 자체라고, 다른 식으로 표현하자면 의미 없는 예술이란 없다고 한다. 즉 예술 작품은 항상 보이는 것 이상이다. (물론 여기에서의 ‘이상’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렇지만 어떤 예술 작품은 다른 것들보다 의미를 추구하려는 충동을 더 심도 있게 자극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일본 출신으로 뉴욕에서 활동한 온 가와라의 작업은 유독 관심을 유도하는 듯하다. 어쩌면 역설적이게도 그의 작품이 매우 불분명해 보이기 때문이다.

75쪽

예술 작품의 의미를 찾으려 할 때 관객이 취할 수 있는 전략은 예술가의 마음에 무엇이 있었는지, 예술가의 의도는 무엇이었는지 짐작해보는 것이다.

84쪽

대부분의 예술가에겐 ‘결과에 상관없이’ 소신을 따르는 시기가 있다. 뒤샹에겐 그런 때가 많았다. 케이지, 크리스토와 장클로드 부부, 저드, 가와라도 마찬가지이다. 이들 각자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관습을 무시하고 그저 결과에 모든 것을 맡겼다. ‘의미심장한’ 예술을 만들기 위해서 예술가는 현재의 정체된 상태로부터 어떻게든 벗어나야만 한다.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다른 ‘저항(revolts)’과 비교해볼 때, 놀랍게도, 예술의 혁명(revolutions)은 자아가 멍드는 것 이상의 상처를 주진 않는다. 대단한 일로 보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본다면 사소한 일도 아니다.

102쪽

이 책에는 예술이, 그리고 작품이 꼭 무엇이어야 하고 어떠해야 한다는 미학적 구체제를 부정하고 해체해서 새로운 질서를, 하지만 결코 절대적이거나 보편적이지 않은 저마다의 질서를 만든 예술가들이 등장한다. 그들을 거울 삼아 예술을, 그리고 삶을 향한 창작의 의지를 다지게 된 독자가 있다면 이 책에 대한 그 이상의 찬사는 아마 없을 것이다.

134쪽

차례

서문
예술이 무엇인지 규정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
떠들썩하고 정신없는 세상 속에서 눈에 띈다
매우 특별한 방법으로 사물을 바라보게 한다
사물을 의미 있게 만든다
한 가지 더
주석
인용문 출처
옮긴이의 말

레너드 코렌

뉴욕에서 태어나 로스앤젤레스에서 성장한 레너드 코렌은 건축을 전공했지만 기이하게 생긴 일본식 다실을 제외하고는 정작 아무것도 지은 적이 없다. 영구적인 대형 건물의 설계는 철학적으로 너무 성가신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신에 그는 집필과 출판에 눈을 돌려 1970년대 최고의 아방가르드 매거진이라 평가받는 《WET: the Magazine of Gourmet Bathing》을 발간했다. 1981년 잡지 발행을 그만두고 일본으로 이주해 여러 권의 미학 관련 책을 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며 디자인과 미학 분야의 저술 활동을 한다. 국내에 소개된 책으로는 『배치의 미학』 『와비사비: 그저 여기에』 『이것은 선이 아니다』 『예술가란 무엇인가』 등이 있다.

박정훈

국문학과 사진을 전공했다. 〈검은 빛〉 〈먼 산〉 〈시절들〉 〈Every Little Step〉 외 사진전을 열었다. 레너드 코렌의 『와비사비: 그저 여기에』 『이것은 선이 아니다: 자갈과 모래의 정원』 『예술가란 무엇인가』 『와비사비: 다만 이렇듯』를 우리말로 옮겼다.
은 안그라픽스에서 발행하는 웹진입니다. 사람과 대화를 통해 들여다본
을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