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 올림픽 메달 디자이너, 이석우와 SWNA
그들이 일상에서 영감을 얻고, 다시 우리의 일상에 영감을 주는 방법
영감은 어디서 올까? 디자인 오피스 SWNA의 대표 이석우의 답은 단순하고도 명쾌하다. “보고 또 보라.” 아직 SWNA를 모른다면,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메달 디자이너를 찾아보자. 어쩌면 지금 우리 옆에 있을지도 모르는, 그만큼 일상 곳곳에 자연스럽게 자리해 알아채지 못했던 제품 또한 SWNA의 디자인이다. 이 책 『일상에 영감을, SWNA』는 18년간의 수많은 프로젝트 중 이석우가 선별한 62개 프로젝트와 그 프로세스를 기록한, 작품집의 형식을 한 책이다.
표제지를 넘기고 차례보다 먼저 만나는 것은 김상규와 정다영의 추천사 「프로세스의 촉감」과 「자기 갱신의 디자인」이다. SWNA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내며 관찰해온 두 사람의 글에는 애정 어린 시선과 향후 행보를 향한 기대가 담겨 있다. 차례 이후에 이어지는 들어가는 글 「창의력과 산업 디자인의 맥락」은 저자 이석우가 쓴 만큼, 이 책 전체의 성격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업계의 독보적 위치를 획득한 산업 디자이너로서 후대를 향한 진솔한 조언을 섞어 묵묵히 써 내려간 글에는 그의 견실함이 엿보인다.
본문은 크게 두 파트로 나뉜다. 프로젝트 파트에서는 디자인의 발상 단계나 콘셉트, 제작 방식 또는 사용법을 설명한다. 매끈한 종이에 인쇄한 선명한 컬러의 결과물 이미지만 보면, 마치 제품이란 완성된 채 태어나는 것 같다. 머릿속으로 구상한 모든 게 온전히 구현되는 것 같다. 그러나 프로세스 파트에서 SWNA는 원석처럼 미숙하고 투박했던 초기 아이디어가 발전해가는 과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스케치, 목업, 프로토타입 등을 거치며 원석이 어떻게 다듬어지는지 흑백의 이미지로 보여준다.
두 파트 사이의 대화 「디자이너의 사고 과정」은 청색조의 별색과 SWNA 오피스 풍경 사진으로 잠시 분위기를 환기한다. 이석우와 김보섭 두 사람의 대화에는 창작이 필요한 분야에 종사한다면 할 법한 고민과 이를 극복한 방법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며, 완성(프로젝트)과 과정(프로세스)이라는 두 파트가 연결된다. 책 말미에는 인덱스를 배치해 이 책에 실린 62개 프로젝트와 프로세스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단순히 프로젝트명과 쪽수만 나열한 게 아니라, 관련 업계인이나 디자이너를 지망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분류, 재료, 정보, 클라이언트를 정리하고 SWNA 이윤재의 일러스트레이션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