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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워크: 디자인 교육의 프랙티스와 프로세스

HOMEWORK: Design Education Practice & Proc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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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디자이너들은 어떤 것을 가르치고 싶어 할까
현업과 교육을 병행하는 디자이너들의 이야기

어떤 사람이 디자이너가 될까? 디자이너는 어떻게 시작해서 어떤 과정을 거쳐 한 사람의 디자이너로 거듭나는 것일까? 이 책 『홈워크: 디자인교육의 프랙티스와 프로세스』에 참여한 디자이너 중 한 명인 존 수에다(John Sueda)는 자신이 경력을 시작하던 예전과 지금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로 디자인 학생들 중 이전엔 디자인과 전혀 관련이 없는 길을 걷던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점을 꼽는다. 영국왕립예술학교 교수이자 또 다른 참여자인 에이드리언 쇼네시(Adrian Shaughnessy)는 책에서 앞으로의 디자인은 차마 다 가르칠 수 없을 만큼 여러 방향으로 뻗어갈 것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다양한 곳에서 모여서, 다양한 분야로 나아갈 미래의 디자이너를 가르치는 현재의 디자인 교육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이 책을 위해서 한국과 미국, 영국, 네덜란드, 독일, 스위스 그리고 중국과 심지어 남미의 브라질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각국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가 실제 교육 현장에서 이용했던 자료와 수업 내용, 과제 등을 내놓았다. 업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디자이너가 교육 현장에 나섰을 때, 그는 학생들에게 어떤 것을 전하려고 하는지, 『홈워크』는 그것을 한 권에 모아놓은 책이다.

편집자의 글

총 43명 디자이너들의 교육 자료와 수업 풍경
세계 디자인 교육의 현주소를 확인하다

국제그래픽디자인연맹(Alliance Graphique Internationale, AGI)는 세계적인 시각 디자이너들이 모여서 만든 전문가 연맹으로, 현재 전 세계 40개국에서 모인 509명의 디자이너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AGI는 매년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강연과 전시, 출판, 교육 활동을 꾸준히 지속하며 젊은 디자이너들을 육성하고 그들의 작업 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홈워크』에 참여한 AGI 디자이너는 총 43명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교육자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활동하는 작업자로서의 정체성도 강하다는 것이다. 한국과 미국, 영국, 중국 등 이들의 출신 국가와 수업을 했던 학교들은 전 세계 곳곳에 있다. 최근의 디자인계의 전반적인 경향과 그것이 실제 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영향을 주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교육자의 현장 경험이 중요한 분야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교육 자료는 다른 디자인 교육자들에게도 충분히 참고가 될 것이다.

독자를 염두에 둔 특별한 제작과 구성 방식

『홈워크』에서 또 다르게 눈 여겨 볼 부분은 제작과 구성 방식이다. 책의 메인 컬러는 노란색을 사용했다. 노란색은 햇빛과 희망, 행복, 긍정, 깨달음, 지성과 관련된 색으로 교육과 가장 어울리는 색으로 선택되었다. 커리큘럼과 과제, 강의 개요 등 내용의 절반 이상인 도판 자료를 더욱 잘 보여주기 위해 일반적인 단행본보다 더 큰 크기로 제작된 이 책은 또한 링제본 방식을 선택하여 독자가 여러 자료를 더욱 자세히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기획 단계부터 국영문 병기 방식을 고수한 것 역시 국내외 독자들 모두에게 소구할 수 있는 지점이다. 외국 디자이너들의 글과 인터뷰를 한국어로 옮기는 작업은 디자인 전문 번역가 김현경의 손을 빌려 원고의 신뢰도를 더욱 높였다. 수업 계획서와 학생들의 과제물, 수업 진행 또는 과제 수행 모습을 촬영한 사진과 함께 한두 문장의 해설을 보면 각 디자이너가 생각한 자신의 교육 프로그램의 목적과 학생들에게 어떤 것을 전달하고 싶어 하는지 알 수 있다.

디자인 교육 현장의 속살
창의성을 나누는 AGI의 설립 목적

이 책 『홈워크』의 기획을 맡은 디자이너 크리스 로, 제임스 채 그리고 이푸로니는 작업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자료 취합’을 꼽았다. 상당히 많은 디자이너가 자신의 수업 자료를 공개하고 싶지 않아 했는데, 어찌 보면 이것은 당연한 반응일지 모른다. 교육자로서 자신이 만든 콘텐츠를 불특정 다수인 독자들에게 내보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기꺼이 자료를 공유한 43명의 디자이너들이 협조로 완성될 수 있었던 이 책은 서로의 창조성을 공유하자는 AGI의 최초 설립 목적을 실현했다. 이 디자이너들이 제공한 자료는 살아 있는 생생한 교육의 흔적으로, 다른 교육자들에게도 적용이 가능한 것들이다. 또한 설령 교육자가 아니더라도, AGI 회원들의 자료를 통해 그들의 디자인 철학을 엿보고 디자인 교육의 뒷부분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

책 속에서

디자인 교육은 구조화하기 어렵고 추적하고 공유하기도 어려운 노동입니다. 때로는 결과가 보이지 않고, 더 나아가 정량화하기 어렵습니다. 워크숍 이후에는 어떤 일이 생길까요? 한 학기를 보낸 다음에는? 4개월, 4년, 40년 후의 결과는? 디자인 교육은 질문에 답하면 그 다음에 이상하게도 더 많은 질문을 하게 되는 놀라운 순환 과정을 일으킵니다. 복잡하고 난해하고 어수선하게 진화하고 있어, 추적하여 발자취를 따르기가 힘듭니다. 이 책은 이러한 활동 중 일부를 포착하려는 개괄적인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이 매력적인 ‘다른’ 순간들을 기록하고 엿보고 공유하려는 노력이자 기회이지요.

크리스 로, 「Foreword」, 10쪽

그럼에도 나는 디자인의 미래와 디자인 교육의 지속적인 가치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다. 나는 디자인 학위가 다른 인문학 학위와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디자인은 개인에게 현대의 다양한 삶의 측면을 바라볼 수 있는 통찰력을 제공해준다. 그리고 소통의 기술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삶에서 소통이 적용되지 않는 부분이란 거의 없다. (기술적, 공예적, 그리고 사고하는 능력과 더불어) 이것을 제공할 수 있다면, 디자인 학교의 역할은 앞으로도 유효할 것이다.

에이드리언 쇼네시, 「Teaching and learning ─ Not always the same thing」, 15–16쪽

나는 학생들의 스케치북을 즐겨 본다. 그들이 의도하지 않았거나 어쩔 수 없이 갖고 있는 믿음을 발견하는 것이 좋다. 거기에는 종종 아이디어가, 즉 탐구할 수 있는 무엇이 있다. 만약 누군가 왼손잡이라면, 나는 때때로 단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기 위해서 오른손을 써보라고 제안할 것이다. 결과물이 아무리 서툴더라도 여전히 자신의 흔적이기도 하고, 종종 예상치 못한 것을 발견할 수도 있다.

「에릭 브란트 인터뷰」, 84쪽

나는 아직도 많은 학생들이 위치 때문에 CCA를 선택한다고 생각한다. 그중 다수가 베이에어리어 주변의 모든 기술 회사들을 미래의 고용주로 보고 있고, 단지 자기들을 그 기계에 끼워 맞춰줄 학교에 가고 싶어 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흐름에 저항해왔다. 우리 교육 프로그램은 디자인에서 비평적인 시각 혹은 비평적인 실무 쪽으로 기울어 있으며 특정 산업에 인력 공급원이 되고 싶지는 않다. 우리 학교는 전화 앱 같은 것을 만들기 위한 제안서 준비 방법을 가르치는 수업이 없다. 우리는 그런 것을 가르치지 않는다. 학생들이 이런 산업에서 하는 일들을 긍정하기보다는, 주변의 산업에 비평적인 태도를 가지고 그에 관해 언급하는 작품을 만들기 바라는 것이 우리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마음이다.

「존 수에다 인터뷰」, 135–136쪽

키코 파카스는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교사인가, 교육자인가? 나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내가 짧은 기간 동안 배운 바에 따르면 교육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사가 된다는 것은 교육자가 되는 것과는 다르다. 그래서 나는 우리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 단지 여기서 저기로 무언가를 옮기는 방법을 가르치는 교사일 뿐인가? 아니면 이런 것들을 옮기는 이유를 이해하려 하는가?”

「갈색 직사각형 토론」, 244쪽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의 교육은 종종 오해를 불러온다. 그 또한 중요한 점이다. 심리적 혼란은 예술과 디자인 교육의 한 부분이다. 이건 매우 중요하다. 우리 자신도 이러한 감정적인 혼란을 겪었다. 그러나 현재의 교육과 우리가 받은 교육의 주된 차이는 학교가 더 이상 기성 세대가 새로운 세대에게 무언가를 전달하는 장소가 아니고, 두 세대가 만나 서로에게 배우는 곳이라는 사실이다. 이러한 환경 때문에 예술 학교는 (사회로부터 경제적인 압박을 받지 않고) 교사와 학생이 새로운 형태와 새로운 방법과 새로운 가치를 개발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자유로운 공간이 된다.

「갈색 직사각형 토론」, 246쪽

차례

에이드리언 쇼네시 Adrian Shaughnessy
안상수 Ahn Sang-soo
앨리스 트웸로 Alice Twemlow
안나 레나 폰 헬도르프 Anna Lena von Helldorff
아리안 스파니에 Ariane Spanier
조현 Cho Hyun
크리스 로 Chris Ro
크리스토프 가스너 Christof Gassner
데이비드 스미스 David Smith
엘리자베스 코프 Elisabeth Kopf
에릭 아디가드 Erik Adigard
에릭 브란트 Erik Brandt
핀 나이가드 Finn Nygaard
화장 Hua Jiang
이재민 Jaemin Lee
얀 빌커 Jan Wilker
하비에르 마리스칼 Javier Mariscal
장 베누아 레비 Jean-Benoît Lévy
제시카 헬펀드 Jessica Helfand
정진열 Jin Jung
조니 켈리 Johnny Kelly
존 수에다 Jon Sueda
키코 파카스 Kiko Farkas
김경선 Kyungsun Kymn
루실 테나자스 Lucille Tenazas
마크 카탈라 Marc Català
마르쿠스 바이스벡 Markus Weisbeck
마틴 베네즈키 Martin Venezky
무초 Mucho
낸시 스콜스 Nancy Skolos
오데드 에저 Oded Ezer
패트릭 토머스 Patrick Thomas
이푸로니 Pooroni Rhee
르네 크닙 René Knip
로버트 프롭스트 Robert Probst
롤프 뮐러 Rolf Müller
루에디 바우어 Ruedi Baur
사비나 오버홀처 Sabina Oberholzer
스테판 사그마이스터 Stefan Sagmeister
칸타이킁 Tai-Keung Kan
토머스 비더쇼벤 Thomas Widdershoven
윌리 쿤즈 Willi Kunz
박우혁 Woohyuk Park

이푸로니

서울에서 활동하는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이다. 로드아일랜드스쿨오브디자인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원에서 시각디자인 전공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시립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8년 지식경제부 선정 차세대디자인리더로 선정되었으며 한국공예문화진흥원에서 스타상품디자이너로 선정되었다.

크리스 로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홍익대학교 교수.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교포 2세로,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UC Berkeley)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로드아일랜드스쿨오브디자인에서 그래픽 디자인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0년부터 한국에서 디자인 글쓰기와 타이포그래피에 대한 폭넓은 리서치를 진행하고 있다.

제임스 채

서울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이자 디자인 교육자. 로드아일랜드스쿨오브디자인을 졸업하고 뉴욕과 보스턴에서 웹 디자인과 편집 디자인 일을 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조교수로 재직하며 편집과 글쓰기, 웹 디자인 등 개인 작업을 병행한다.
은 안그라픽스에서 발행하는 웹진입니다. 사람과 대화를 통해 들여다본
을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