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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디자이너 최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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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명조체와 고딕체 뒤에는 그 원형을 만든 사람이 있었다
출판계와 디자인계에서 오랫동안 감춰져 있던 이름, 최정호
그 사람의 글꼴, 그 사람의 이야기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14년 우수 콘텐츠 선정. 글꼴디자이너 최정호의 삶은 출판계와 디자인계의 중요한 역사이다. 1916년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1988년 세상을 떠나기까지, 그는 대한민국 역사의 중요한 순간뿐 아니라 한국 출판계 및 디자인계와 함께했다. 이 책은 그의 삶을 하나하나 추적해 그를 기억하는 여러 사람의 목소리로 되돌아본다. 한편, 이 책은 최정호의 삶뿐 아니라 그가 디자인한 글꼴에도 주목한다. 그가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디자인한 수많은 글꼴을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분석하며, 오늘날 명조체 계열 글꼴과 고딕체 계열 글꼴이 만드는 글꼴 지형도에서 최정호가 디자인한 글꼴이 어디에 자리 잡고 있는지 그 계보를 꼼꼼히 따라가본다. 또한, 최정호의 작업 사진과 그동안 공개된 적이 없는 글꼴의 원도(原圖)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각 장을 최정호 한글꼴의 계보를 이은 디지털폰트들로 조판한 점 역시 눈여겨볼 점이다. 글꼴에만 평생을 바친 최정호의 삶과 작업은 일반인을 비롯해 출판인, 디자이너 등 글꼴과 늘 함께하는 이 책의 독자에게 귀감이 될 것이다.

책 속에서

최정호가 처음으로 원도를 그리게 된 계기를 마련한 이는 동아출판사 창업주 김상문이다. 그는 대구에서부터 최정호화 잘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일찍이 최정호의 실력을 알아본 김상문은 매일 최정호를 찾아가 함께 일하자고 설득했다. 김상문의 설득 끝에 최정호는 서울로 올라갔다.

24쪽, 「그의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서

모리사와에 이어 샤켄에서도 최정호를 찾아왔다. 샤켄은 본문용 글꼴 이외에도 다양한 인기 글꼴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런 일본어 글꼴을 바탕으로 최정호는 굴림체(나루체)를 비롯해 그래픽체, 공작체 등 다양한 글꼴을 개발했다. 최정호는 일본에 있는 글꼴을 한글화하는 작업이 탁월했다.

38쪽, 「사진식자 한글 원도를 설계하다」에서

최정호의 무덤은 파주시 탄현면 기독교상조회 공원묘지에 있다. 묘비명은 그의 막내 동생 최경자의 남편이자 최정호의 제자였던 박해근이 썼다. 그의 묘비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한글 모양을 아름답게 다듬으시는 데 한 평생을 바치시고 이제 여기 잠드시다.”

46쪽, 「최정호의 마지막」에서

한자를 설계할 때 왼쪽보다는 오른쪽을, 위쪽보다는 아래쪽을 크게 하는 서법의 원리가 있으며, 이렇게 설계해야 안정감이 생긴다. 이는 한글에도 적용될 수 있는 좋은 법칙이다.

218쪽, 「부리 계열 글꼴의 조형 원리」에서

글꼴 관련 용어를 정리해야 한다. 글꼴의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각 부분에 대한 정확한 명칭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도 연구자에 따라 용어를 다르게 쓰고 있다. 특히 최정호는 ‘명조체’라는 명칭이 잘못되었음을 여러 번 강조했다. 명조체 대신 ‘세해서체(細楷書體)’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238쪽, 「최정호의 바람」에서

크기에 따라 다른 디자인의 활자 제작이 필요하다. 원도활자시대와 새활자시대의 가장 큰 차이점은 하나의 원도를 그리면 자모조각기를 통해 활자의 크기를 크거나 작게 만드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그러나 활자가 크고 작은 것이 있다는 것을 알더라도, 작은 활자와 큰 활자의 원도가 같은 글꼴이라도 둘이 다르다는 것을 아는 이는 드물다.

238쪽, 「최정호의 바람」에서

사실 ‘명조체’는 중국 명나라 시대에 유행한 한문 서체인데, 내가 쓴 이 한글에 왜 ‘명조체’란 이름을 붙였는지 모르겠다. 누군가 좋은 이름으로 바꿔줬으면 한다.

최정호, 《꾸밈》 인터뷰에서

한글의 기본 원칙부터 알고 시작해야 합니다. 가로줄기가 0.1밀리미터만 움직여도 전체의 균형이 깨진다는 사실은 글자의 원리를 터득하지 못하고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기지도 못하는데 날려고 기교를 부리는 것은 금물입니다.

최정호, 《꾸밈》 인터뷰에서

차례

지은이의 말
용어 일람
들어가며

최정호의 삶
보통학교의 명필
그의 가족과 주변 사람들
일본으로 떠나다
삼협미술사, 인쇄업으로 첫받을 내딛다
첫 원도, 동아출판사체
사진식자 한글 원도를 설계하다
기록과 도전
그의 마지막 원도, 최정호체
최정호의 마지막
<타이포잔치 2011>, 최정호 원도의 방한
최정호 작업 모음

최정호의 한글꼴
최정호 한글꼴 찾기
최정호 한글꼴 분석
최정호 한글꼴 계보

나의 경험, 나의 시도
한글꼴 설계의 기초
부리 계열 글꼴의 조형 원리
민부리 계열 글꼴의 조형 원리
최정호의 바람
최정호 한글꼴 모음

나가며
참고 자료

안상수

우리 시각 문화에 관심을 두고 활동하는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타이포그래퍼다.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및 동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한양대학교에서 「이상 시에 대한 타이포그라피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홍익대학교 교수로 재직했으며 2012년 조기 은퇴 후 파주타이포그라피배곳을 설립, 현재 날개(교장)로 있다. 2007년 독일 라이프치히시로부터 구텐베르크 상을 받았으며, 베이징 중앙미술학원(CAFA) 객좌교수, 국제그래픽디자인연맹(AGI) 회원이다.

노은유

글꼴 디자이너이자 연구자. 2018년부터 ‘노타입’을 설립해 연구와 실험을 바탕으로 글자를 만들고 있다. 건국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홍익대학교에서 타이포그래피를 가르친다. 2006년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2008년 「일본어 음성 표기를 위한 한글 표기 체제 연구」로 석사 학위를, 2011년 「최정호 한글꼴의 형태적 특징과 계보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7년 네덜란드 헤이그 왕립예술학교에서 라틴 디자인을 수학했다. 공저로 『한글 디자이너 최정호』(2014), 『글립스 타입 디자인』(2022), 대표 글꼴로 옵티크(2019), 소리체(2020), 네이버 마루부리(2021), 기후위기폰트(2022)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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