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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가 되고 싶은 너에게: 구마 겐고가 들려주는 건축가의 마음과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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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마 겐고가 미래의 건축가에게 전하는 건축가로서의 태도, 건축가다운 마음

건축가나 건축 디자이너는 우리나라 중고등학생 사이에서 꾸준히 선호되는 직업이다. 어린이 건축학교 프로그램이 많아지면서 좀 더 창의적이고 예술과 감성을 중요시하는 이 직업군에 대한 관심은 계속 커지고 있다. 하지만 그런 청소년들이 마땅히 참고할 만한 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 책 『건축가가 되고 싶은 너에게』는 2021년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으로 쓰인 도쿄 국립경기장 설계로 유명한 세계적인 건축가 구마 겐고의 목소리를 통해 건축가로서의 태도, 건축가다운 마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건축가로서의 실패와 성공, 성장과 좌절, 진화와 정체를 건축과 사회와 사상 같은 몇 가지 관점에서 히스토리컬하게 기술하고 있어 일반 독자는 물론이고, 현재 건축을 공부하는 대학생, 현장에서 일하는 실무자에게도 의미 있는 책으로 다가갈 만하다.
건축가는 신적이거나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평범한 일상을 살며 인간적인 시선으로 비범함을 짓는 존재라고 구마 겐고는 말한다. 그러니 평범한 삶을 충분히 살아야 한다고 말이다.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건축에 담기고, 낮은 자세로 기다릴 줄 아는 자가 좋은 건축가가 된다는 구마 겐고의 신념은, 준비하고 물러서고 실패하고 도전하고 기다리는 그의 인생과 함께 독자들에게 웅숭깊은 울림을 전할 것이다.

편집자의 글

국내외에서 다수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지금 가장 주목받는 건축가 구마 겐고가
건축가를 꿈꾸는 청소년의 간절함에 답하다

“어떻게 하면 건축가가 될 수 있을까요?”
이 책은 이런 단순하면서도 직관적인 질문에 대한 구마 겐고의 진심 어린 답변이다. 구마 겐고가 꼽는 건축가로서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평범함’과 ‘낮은 자세’ 그리고 ‘기다릴 줄 아는 것’이다. 사람들은 거대한 크기의 건축물을 짓는 건축가들을 위대하고 대단한 사람들이라 여기지만 그건 결과만을 놓고 봤을 때의 시선일 뿐이다. 한 장의 도면에서 그렇게 크고 대단한 건축물이 세워진다는 것을 떠올릴 때 건축가를 신과 같은 강한 힘과 강렬한 미의식을 가진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인간이 배제된, 평범한 일상이 사라진 건축은 의미 없다는 것이 구마 겐고의 생각이다.
구마 겐고가 이 책에서 건축가를 꿈꾸던 어린 시절부터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청년기, 실패를 거듭하는 사회 초년기, 실패를 딛고 일어서서 성취를 이뤄나가는 중장년기까지 자신이 걸어온 시간들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평범한 일상, 다양한 관심사, 사람들과의 소통, 누구나 경험하는 실패, 두려움을 안은 도전, 서두르지 않는 기다림 없이는 좋은 건축가로 성장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기 때문이다.
구마 겐고의 짧은 자서전과도 같은 이 책은 인생의 단계마다 구마 겐고에게 사고의 전환을 마련해 주었던 일화들로 가득하다. 아프리카 여행을 통한 전혀 다른 문화와의 만남, 미국 유학을 통해 본 시대를 품은 건축물들, 건축 현장에서 만난 스태프들과의 소통 방법, 현지 사정에 맞는 부족함의 미학, 새로운 시대를 위한 미래 건축에 대한 고민 등 건축에 대한 구마 겐고의 철학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책을 읽다 보면 구마 겐고의 인간적인 매력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그의 말처럼 낮고 겸손하며 작은 건축을 향한 그의 건축 철학은 그런 인간으로 살고 싶다는 그의 인생철학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지금, 전 세계에서 가장 바쁘고 가장 유명한 건축가라 평해도 과장이 아닐 만큼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수많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구마 겐고의 건축을 좀 더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이 책은 뜻밖의 해설서가 되어줄 것이다.

그래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어떻게 하면 건축가가 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에 대한 구마 겐고의 대답은 책 속 이 문구로 대신할 수 있을 듯하다.
“건축가는 평범한 사람(다양한 보통 사람)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하고, 평범한 사람에게 바싹 다가가 생각하며 느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건축가 자신이 철저하게 평범한 사람, 모두의 마음을 배려할 수 있는 겸허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독특한 미의식을 가진 사람이나 자신의 사고와 미의식을 강압적으로 밀어붙이려는 사람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신’은 필요 없는 것입니다.”

책 속에서

초등학교 시절부터 저는 놀이공원에 가는 것보다, 오락실에 가는 것보다 모더니즘 건축물을 보러 다니는 것을 더 좋아하는 다소 특이한 어린이였습니다. 건축을 배우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으면 “건축 실물을 많이 보라.”고 답합니다. 책을 읽는다거나 건축 잡지를 보는 것만으로는 건축의 진정한 가치를 알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건축 실물을 접하고 그 공간을 직접 체험하는 것이 수만 권의 책을 읽는 것 이상의 가치가 있습니다.

29쪽

그때까지의 인생은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뭔가’를 들은 대로 살아왔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정해진 날에 시험이 있고, 정해진 날까지 도면이나 논문을 제출하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대학생이 되어도 아직 모든 것을 남이 정한 규칙대로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라 연구실에 들어가 처음으로 스스로 움직이지 않으면 남이 아무것도 해주지 않는다는 가장 중요한 것을 배웠습니다. 그것이 인생의 본질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대부분 학교가, 선생님이, 상사가, 회사가 말하는 대로, 명령한 대로 인생을 끝냅니다. 계속 불평하면서도 들은 대로 살고 있습니다. 명령을 듣는 일이 없어졌을 때는 이미 정년이 되어 있어 앞으로 뭔가를 시작할 수도 없는 때늦은 상태가 되어 있습니다.

92쪽

어느 시대나 건축은 시대의 거울입니다. 그것이 거울이었다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잘 보입니다. 첨단 디자인으로 보였던 모더니즘 건축은 순식간에 전 세계에 퍼졌고, 특히 공업화의 챔피언이었던 미국에서는 폭발적인 기세로 모더니즘 건축물이 건설됩니다. 특히 미스 반데어로에는 자신이 교장을 했던 혁신적인 디자인 학교 바우하우스가 나치에 폐쇄당한 것을 계기로 미국으로 망명합니다. 그리고 유럽 시절에는 그림만 그렸을 뿐이고 실제로는 실현하지 못했던 초고층 유리 건축물을 제2차 세계대전 뒤 호경기를 구가하던 미국에서 차례로 실현해 갑니다. 그리하여 제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건축 문화의 중심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이동한 것입니다.

118쪽

저는 다행히 늦게 출발하여 1980년대 세상의 흐름 전체를 비판적으로 볼 수 있게 되었던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그 ‘세련’됨을 넘어설 수 있을까, 하고 필사적으로 생각했습니다. 영원히 ‘세련’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오늘 ‘세련’된 것은 내일이 되면 촌스러워집니다. 그러나 시간의 흐름 속에 있으면 그 영구불변의 대원칙을 보지 못하기 십상입니다. 건축에 뜻을 둔 젊은이는 꼭 지금의 ‘세련’됨에 현혹되지 말고 짓궂은 눈, 삐딱한 눈을 키웠으면 좋겠습니다.

150쪽

창피당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고 질문하는 것이 도전의 첫걸음입니다. 그래서 저는 어떤 현장에서도 계속 물어봅니다. “그러한 것도 모릅니까?”라는 말을 들어도 전혀 기가 죽지 않습니다. 창피당하는 것을 피하려고 한다면 지금까지의 디테일과 디자인을 그저 되풀이하게 됩니다. 현장에서는 창피당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186쪽

확실히 건축과 음악은 무척 닮았습니다. 둘 다 리듬이 있고 음색이 있으며 멜로디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음악은 흐르는 것이고 건축은 얼어붙어 있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건축 또한 흐르는 것이지 얼어붙어 있지 않습니다. 근대 유럽에서 건축을 그림이나 사진으로 찍고 그것을 이용해 건축을 말하거나 평가하는 방법이 일반화되면서 건축은 얼어붙어 있다는 오해가 생겨난 것입니다. 실제 건축은 하나로 이어진 연속된 시간적 체험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회화나 사진에서 얻을 수 있는 체험과는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거기에 이르러 가까이 다가가고 안을 돌다 다시 떠나가는 시간의 흐름이야말로 건축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디자인을 시작하기 전에 그 장소로 가서 그곳에 흐르고 있는 독특한 리듬과 음색을 들어보려는 것입니다.

197-199쪽

평판을 소중히 하라는 말이 구태의연한 설교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인터넷 시대이기에 더욱 주변 평판이 중요해졌습니다. 그런 평판을 쌓아가야 비로소 큰 건축을 설계할 기회가 찾아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터넷 시대의 건축가에게는 장거리 주자로서 주변에 두루 마음을 쓰며 오랫동안 계속 달릴 수 있는 자질이 요구됩니다. 장거리 주자는 기다리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하나씩 신용을 얻도록 노력하고 그것이 쌓여가는 것을 참을성 있게 기다리는 사람이라는 의미입니다. 기다리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건축을 할 기회가 찾아오지 않습니다.

223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을 체험한 뒤 앞으로 건축의 과제는 ‘큰 상자’를 어떻게 해체할까 하는 것입니다. ‘큰 상자’는 콘크리트, 철이라는 딱딱하고 무거운 소재로 가능했습니다. 반대로 코로나 이후에는 나무, 천, 종이라는 부드럽고 가벼운 자연 소재로 자연 속에 녹아드는 건축물을 짓는 것이 테마가 됩니다. 인간을 자연에서 멀어지게 하고 인간에게 스트레스를 계속 주었던 콘크리트나 철의 건축에서 자연과 일체화하는 부드러운 건축으로 향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앞에서 말한 카사 엄브렐러는 그런 시대의 건축을 탐색하는 하나의 시도라고 해도 좋겠지요.

244-245쪽

차례

들어가며
구마 겐고의 발자취와 주요 건축물

1 동물 애호에서 건축 애호로
처음 만난 건축가
교회와 ‘낡아빠진 집’
엄청난 높이에 받은 충격
건축의 ‘열광적인 팬’이 되다
가족의 설계 회의
높이의 시대 1964 년
음식과 건축가
건축가와 나비넥타이
아버지의 사회 훈련

2  인간을 모르면 건축물은 만들 수 없다
개성 강한 신부님뿐인 학교
사흘간 아무와도 이야기하지 않는 강렬한 ‘묵상’ 체험
‘건축물을 만든다’는 최대의 죄
기대를 배반한 오사카 만국박람회
아프리카로 향하는 꿈
건축과 학원 투쟁의 관계
건축 안에 숨어 있는 사회문제
일본의 고도성장을 지탱한 nLDK 주택
인간을 알고 건축을 알다

3  꿈꾸던 아프리카 여행이 가르쳐준 것
위대한 선생님과의 만남, 재래 목조와 건축 보존
괴짜 선생님과 아무도 없는 연구실
아프리카에 가고 싶다
출발 전 준비에서 배운 ‘어른’과의 이야기 방식
아프리카에서 배운 ‘사람을 믿는다’는 것
건축가를 옆에서 보는 소중함

4  미국 유학에서 깨달은 일본의 매력
‘어른’ 공부를 한 6년 동안
시대의 전환기에 뉴욕에서 배우다
건축계 신들의 인간다움
직접 만나보지 않으면 모른다
공동주택에 깔린 두 장의 다다미
일본 전통 건축의 재발견

5  첫 건축, ‘탈의실’ 같은 이즈의 집
늦은 출발이 도움이 되다
첫 건축, 탈의실 같은 집이라니?
건축은 예술인가
탈의실을 현대의 다실로

6  예산 제로의 건축, 돌 미술관
‘일이 없다’는 것의 중요성
건축가는 장거리 주자
예산 제로의 건축 의뢰
엔지니어와의 팀워크
창피를 당하는 것은 도전의 첫걸음

7  일본의 시골에서 세계의 시골로, 중국의 대나무 집
중국에서의 첫 도전
건축은 ‘흐르는’ 것
현장에서 떠오른 ‘대나무 장성’의 이미지
열의에 응답하면 상대의 열의는 몇 배가 된다
단점도 소중한 개성의 하나

8  상자형 이후의 건축을 찾아서
‘작은’ 사무소에서 ‘큰’ 사무소로
개성이 뛰어난 건축이란
주위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건축
건축가란 기다리는 사람
새로운 시대의 ‘낮은’ 국립경기장
세계로 뛰쳐나가는 재미
‘작은 일’을 계속한다
‘우산’으로 도전한 새로운 시대의 집

나가며
주석
도판

구마 겐고

1954년 요코하마에서 태어났다. 도쿄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고, 미국 컬럼비아대학 건축도시계획학과에서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했다. 현재 구마겐고건축도시설계사무소 대표이며 도쿄대학 특별 교수, 명예 교수이다. 주요 작품으로 기로잔 전망대, 워터/글래스, 숲의 무대/도요마마치 전통예능전승관, 바토히로시게미술관, 그레이트뱀부월, 나가사키현미술관, 산토리미술관, 중국미술학원 민예박물관, V&A 던디, 2020년 도쿄올림픽 국립경기장 등이 있다. 지은 책으로 『점·선·면』 『의성어 의태어 건축』 『작은 건축』 『나, 건축가 구마 겐고』 『연결하는 건축』 『자연스러운 건축』 『약한 건축』 등이 있다.

송태욱

연세대학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도쿄외국어대학 연구원을 지냈으며, 현재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르네상스인 김승옥』(공저)이 있고, 옮긴 책으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마음』 『환상의 빛』 『십자군 이야기』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형태의 탄생』 『우리는 모두 집으로 돌아간다』 등이 있다. 나쓰메 소세키 전집으로 한국출판문화상(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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