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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인간학: 도시 공간의 통합 기호학적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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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 최초, 도시 공간의 기호학적 탐구
근현대 서구 도시 인문 사상사의 방대한 흐름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나다
8년에 걸친 정초한 연구 성과의 결정판

기호학으로 도시를 읽다

한국 기호학계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기호학자 김성도 교수의 신간이 나왔다. 현재 세계기호학회 집행 위원이자 세계 최고의 기호학 학술지인『세미오티카』지의 편집위원인 저자의 지난 8년간의 연구 성과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이 책의 학술적 의의는 상당하다. 저자가 서문에서도 밝혔듯이 ‘도시 이해의 기호학적 접근’에서 시작된 이 연구는 저자 특유의 지적 여정으로 독자를 이끌며 ‘서구 도시 사상사’라는 방대한 바다로 나아간다. 무엇보다 이 책은 도시 공간의 기호학적 연구의 종합적 시야를 제시한 최초의 인문학적 시도라는 점에서 학계의 호평을 받고 있다.

서구 도시 사상사의 학문적 길라잡이

이 책은 ‘도시’를 사유하며 ‘도시’의 의미를 발견하고 재발견해온 서구 인문학 석학들의 방대한 지적 여정을 추적한다. 저자는 그레마스의 위상 기호학, 에코의 건축 기호학을 비롯해, 미국 시카고학파와 벤야민과 세르토 등 거의 모든 도시 이론을 주파하며 방대한 근현대 도시 사상의 계보를 수립해나간다. 특히 국내 도시 연구자들에게 극히 부분적으로 알려진 미국 도시 건축 이론가 린치를 비롯해 이탈리아 건축 사상가 로시, 노베르크슐츠의 도시, 건축 사상을 하나의 궤적으로 이어준 저자의 통찰력이 돋보인다. 따라서 이 책은 기호학의 범위를 벗어나 도시의 인문적, 인간학적 조건을 사유, 성찰, 연구하려는 독자들에게 중요한 길잡이를 제공할 것이다.

현대 도시 이해의 필독서

이 책이 도시학을 비롯한 제반 인문학계와 건축학계에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우선 도시 인문 사상사라는 방대한 영토를 발굴해 정리한 것만으로도 도시와 관련한 다양한 연구 분야에서 상당한 학문적 호혜를 누릴 것이다. 특히 저자는 도시 사상사의 핵심 인물들과 고전을 정밀하게 독파함으로써, 도시 사상사의 깊이 있는 연구에 하나의 전범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앞으로 도시 공간의 학제적 연구에 디딤돌이 될 것이며 또 지금까지 분산돼 있던 도시 연구와 사상들을 하나로 꿰뚫을 안목을 제시해줄 것이다.

편집자의 글

도시 이해와 삶의 조건

현대 사회에서 도시는 인간의 삶과 뗄 수 없는 숙명의 관계에 놓인다. 그럼에도 우리는 도시를 모른다. 특히 한국의 모든 도시는 여전히 개발 중이지만 우리는 우리가 무엇을 개발하는지 알지 못한다. 이 책이 한국의 독자에게 던지는 본질적인 물음은 ‘인간다운 삶을 실현할 수 있는 도시는 무엇인가?’이다. 이 물음을 떠올리며 저마다의 지적 여정을 출발하려 할 때, 우리는 이 책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그 진가는 이 책이 도시 공간의 인문적 조건에 대한 치열한 사유를 제시하면서 ‘시’ ‘서사’ ‘생태’라는 세 차원에서 도시를 종합화한 것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또한 그간 서구의 인문학이 이미 묻고 답하고 다시 물어온 도시 이해의 계보를 명징하게 정리해놓은 점에서도 그 진가는 더욱 분명해진다. 이 책이 인문학 분야의 연구자들은 물론이거니와, 일반 교양 독자에게도 큰 도움이 되리라 확신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도시 이해가 이제 걸음마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도시 인문 사상의 고고학

한국 기호학계를 대표하는 저자는 이 책을 집필하면서 도시 기호학의 역사적, 이론적 토대를 세운 것은 물론이거니와 더 나아가 도시 인간학이라는 광활한 영토를 발굴한다. 이 야심만만한 지적 탐사는 ‘도시 인문 사상의 고고학’이라 부를 만하다. 또한 약 8년간 연구에 매달리며 참고문헌과 색인을 포함해 1,000쪽에 가까운 방대한 분량과 1,800여 개의 주를 작업한 저자 특유의 학문적 지평을 확인하는 즐거움도 상당하거니와 저자가 책 서두에 정성껏 정리해놓은 ‘서구 도시 사상사의 계보도’는 이 책의 인문적 가치를 한눈에 확인시켜 줄 것이다.

책 속에서

메트로폴리스metropolis, 메가폴리스megapolis, 메갈로폴리스megalo-polis 등 대략 지난 200년간 진행된 도시의 급격한 변천과 21세기에 접어들어 나타난 전대미문의 도시 현상들의 이질성과 파격성을 이해하는 데 사용되는 용어 역시 다양하나, 이들 용어의 한 가지 공통점은 새로운 현상이 불러온 불균형, 복합성, 혼잡성, 이질성을 아우르려는, 일종의 가치 판단의 욕망이 담겨 있다는 사실이다.
새로운 종류의 도시 공간은 매혹적인 대상인 동시에 혐오와 공포의 대상이라는 점에서 모종의 기형성을 함축한다. 하지만 현대 도시가 개인의 존엄성을 파괴하고 인간다운 삶의 온기와 잠재력을 앗아가는 차가운 기계라며 맹목적으로 단죄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오늘날 도시는 우리에게 정치적, 윤리적, 생태학적 물음과 더불어 인문적 성찰을 요구하고 있으며 적절한 문제 제기를 정식화할 수 있는 새로운 인식의 틀을 시급히 요청한다. 따라서 우리의 지성은 복잡하고 다양한 문제의 실타래를 풀어내야 할 총체적 과제에 직면했다. 우리는 도시 간의 다면성과 복잡성을 인식하면서도 섣부른 일반적 진술을 지양하고 동시에 일방적인 심미적, 윤리적 판단을 자제해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도시 기호학은 도시 공간의 의미 작용을 다원적이며 입체적인 관점에서 바라본다. 도시는 인간 사회가 생산한 특별한 종류의 공간 형식으로, 오늘날 도시 공간과 그 조직은 과거의 그것과는 비교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새로운 양식을 취하고 있다.
필자는 위와 같은 첨예한 문제의식 속에서 통합 기호학의 시각으로 시적이며 심미적인 도시, 과거의 기억과 흔적이 공존하는 서사적인 도시, 아울러 건강한 생태계를 갖춘 지속 가능한 도시를 사유하는 동시에 도시 시학, 도시 서사학, 도시 생태학을 도시 인간학의 주춧돌로 삼고자 했다.

「연구 목적과 성격」, 22쪽

필자는 근현대 도시 사상사의 계보와 지형을 크게 세 개의 축으로 나누어 설정했다. 첫 번째 축에는 도시계획의 이론과 실천을 담당했던 근현대 ‘어버니즘urbanism’의 설립자들이 포함된다. 이 주체들은 근대 도시 공간을 창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맡았으며, 이미 만들어진 도시를 하나의 텍스트로 읽는 학자들과는 달리, 도시 텍스트의 생산자이며 이론가의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두 번째 축과 세 번째 축에는 각각 사회과학과 인문학 영역에서 도시와 관련하여 쌓아놓은 이론, 사유, 비평들의 오랜 전통의 궤적이 포함된다. 이 두 범주는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늘 확연한 구별이 이뤄진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지리학, 인류학, 사회학, 경제학, 역사학 등을 중심으로 이뤄진 담론이 첫 번째 범주에 속한다면, 짐멜, 벤야민, 지그프리트 크라카우어, 바르트, 세르토 등을 도시 인문학의 범주로 묶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근현대 도시 사상 담론의 계보와 지형」, 110쪽

예컨대 서울이라는 도시 공간을 하나의 텍스트로 상정하고 한국 문학에서 나타나는 서울이라는 공간 텍스트를 상세하게 분석할 수 있다. 오늘날 서울의 도시 공간뿐만 아니라 과거 서울의 도시 공간을 각각 공시태와 통시태의 관점에서 분석해내는 시도가 가능하다. 물론 서울이라는 도시의 공간 언어는 문학이라는 언어 텍스트로 한정되지 않으며 시각, 후각, 미각 등 의 다양한 감각적 텍스트들로 이뤄진 이질적 텍스트라 할 수 있다. 자신의 고유한 기호학적 언어를 갖는 공간적 대상인 서울과, 서울을 기술하는 상이한 텍스트 사이에는 늘 상호작용이 존재한다. 또한 서울이라는 신화 공간을 생성하는 지속적인 약호를 구별해낼 수 있을 것이다. 서울이라는 공간 텍스트의 저변에 존재하는 핵 구조들은 서울의 내면적 상태의 양가적 진화로 표현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고통, 병든 상태, 권태, 고갈 대對 향유, 건 강, 생명력, 몽상 등의 정신적 신체적 이분법을 포함해 서로 모순적인 감동을 촉발시키는 자연 현상들, 이를테면 어둠, 밝음, 안개, 홍수, 비, 눈, 열기, 태양, 황혼, 큰 강, 신선함 등의 요소를 적용해 서울의 상태 변화를 기술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며, 전통, 현대, 초현대, 아방가르드, 젠더, 권력, 사회적 갈등과 긴장 등의 문화적 속성으로 골목길, 대로, 달동네, 전통 한옥, 한옥의 문턱, 자물쇠, 계단, 초현대식 빌딩, 학교 복도, 청와대, 압구정동, 신촌 등을 기술할 수 있을 것이다.

「텍스트 모델: 개념과 문화적 맥락」, 166쪽

보들레르는 만보객의 전범적 형상으로서 알레고리의 시인이며 폐허가 된 세계와 대면하는 시인이다. 만약 부스러기 조각들밖에 없다면, 나머지와 흔적들밖에 없다면, 시인에게는 그것을 하나로 모으는 것 이상의 일이 남지 않으며 만보객에게는 수집가 또는 넝마주이가 되는 것 밖에 없다. 실제로 넝마주이라는 형상은 보들레르를 매료시켰다. 특히 벤야민은 보들레르를 매료시킨 군중이라는 형상에 주목한 바 있다. “보들레르에게 군중, 이들은 산책자 앞에 베일처럼 드리워져 있다. 군중은 도시의 고독한 개인이 찾는 마취제이며 개인의 모든 흔적을 지워버린다. 그것은 추방된 자의 마지막 은신처로서 마침내 도시의 미궁 속에서 가장 새롭고 가장 불가사의한 미궁이 된다. 이제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지하 세계의 모습이 군중에 의해 도시의 이미지 속에 새겨진다.” 포스트메트로폴리스로 특징지어진 21세기의 오늘날에도 ‘만보와 소요’는 살아 있다. (…) 새로운 만보객은 최대한 느리게 걷는 사람이고, 진정한 만보객은 장소의 기능성에 저항하는 사람이며, 또한 장소의 기억 상실과 일체의 시뮬라크르에 저항하고, 기계적 리듬에 저항하는 주체로서 대중 소비의 허위적 유토피아 세계를 문제 삼는다. 이를테면 모든 사람이 자동차와 비행기를 탈 때, 자신의 두 다리 맨발로 걷는 사람이며 도심 거리의 변화를 여유롭게 관조하는 사람이다. 그는 관습적 공간 사용을 전복하고 장소와 기능성의 방향을 변형시키고 기존의 리듬을 바꾸어놓는다. 현대의 만보객은 바로 이 같은 의미 전환의 경험, 표류의 경험, 전복의 경험에서 새로운 알레고리의 형상으로서 모습을 드러낸다.

「만보객의 계보학」, 391쪽

차례

들어가는 글

서론
– 연구의 목적과 성격
– 도시 기호학의 학문적 위상: 주요 도시 연구 학술 분야에서의 수용과 평가
– 도시 기호학의 지적 계보 I: 도시 텍스트의 판독 가능성과 도시 독법의 근대적 고고학
– 도시 기호학의 지적 계보 II: 린치, 노르베르크슐츠, 로시, 벤투리
– 도시 공간의 본질: 호모 우르바누스의 탄생과 대도시 문명양식의 창발
– 근대 도시 계획의 담론과 실행에 대한 비판적 성찰
– 현대 도시의 윤리적 위기와 증강 도시 공간의 도래

제1부
근현대 도시 사상 담론의 계보와 지형

제1장 도시 공간의 주요 개념화: 여덟 개의 핵심적 은유와 모델
– 우주 모델: 도시 공간의 우주성, 종교성, 의례성
– 유기체 모델
– 예술 작품 모델: 도시 인공물의 예술성과 도시 공적 공간의 숭고미
– 기계 모델: 도시 기계의 개념 구조와 계보
– 텍스트 모델: 개념과 문화적 맥락
– 네트워크 모델
– 복잡계 모델
– 생태계 모델

제2장 근현대 도시 계획의 담론: 오스만에서 근대건축국제회의까지
– 근대 도시 계획 담론의 설립 배경
– 근대 도시 계획 이론의 발생: 근대 계획 담론의 선사
– 문화주의적 모델의 전개: 하워드와 지테를 중심으로
– 자연주의 모델과 인간생물학적 모델: 라이트와 게디스
– 진보주의적 현대 도시계획의 전개

제3장 도시 사회과학 담론의 근대 계보
– 초기 사회 과학자들의 도시 공간 인식
– 시카고학파의 도시 생태학
– 르페브르의 도시 사상
– 자본, 공간, 계급: 마르크스 도시 사회과학의 계승
– 프랑스 도시 사회학의 두 전범: 알박스와 숑바르 드 로베

제4장 도시 인문학 담론의 주요 이정표
– 벤야민의 도시 공간 독법
– 만보객의 계보학
– 세르토의 도시 공간 실천: 도시 공간의 쓰기와 읽기
– 현대 미국의 도시 인문 담론과 비평

제2부
도시 기호학의 역사적 이론적 토대: 발생·전개·구조

제5장 건축 기호학에서 도시 기호학으로
– 건축 기호학의 발생과 이론적 토대
– 건축 공간과 그레마스 구조 기호학 적용
– 건축에서 도시 공간으로: 도시 기호학의 선사(先史)

제6장 도시 기호학의 이론적 토대
– 도시 기호학의 발생과 전개
– 도시 기호학의 이론적 요소
– 도시 공간의 사회 기호학적 접근
– 그레마스의 위상 기호학: 시스템에서 가치론으로
– 건축, 도시, 경험: 도시 기호학의 현상학적 토대

제7장 도시 공간 구조의 형태 기호학적 토대
– 공간의 개념적 토대
– 도시 공간 형태의 통시적 변화와 도시 공간 개념화의 계보
– 도시 형태론의 이론적 토대
– 도시 형태의 인지적 현상학적 토대: 노르베르크슐츠의 현상학적 도시 건축 이론
– 도시 공간의 형태 발생: 도시적 사실과 도시 공간의 매트릭스

제3부
도시 기호학에서 도시 인간학으로

제8장 도시 공간의 시학적 상상력
– 시적 공간으로서의 도시 공간
– 거주의 시학: 하이데거로부터 배우기
– 도시 공간의 시적 전유

제9장 도시 공간의 서사성: 기억, 서사, 시간
– 도시 공간의 기억
– 도시 공간의 서사적 차원
– 도시의 시간성

제10장 도시 공간의 생태학적 토대
– 도시 생태학의 역사적 조건과 발생 맥락
– 도시, 자연, 생태계
– 도시 공간의 주요 생태학적 차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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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도판 출처

김성도

1963년생으로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10대학교에서 언어학과 기호학으로 석사 학위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LG연암재단의 교수 해외 연수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미술사학과 및 언어학 연구소 방문교수, 플브라이트 펠로 자격으로 미국 하버드대학교 방문교수, 프랑스 리모주대학교 석좌초빙교수, 프랑스 디종대학교 명예석좌교수, 영국 캠브리지대학교 방문교수, 프랑스 아브르대학교 석좌교수 등을 지냈으며, 포스코청암문화재단에서 아시아 연구 펠로로 선정된 바 있다. 한국기호학회, 국제인문언어학회 편집위원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고려대학교 언어학과 교수 및 영상문화학 협동과정 주임교수이며, 세계기호학회 집행위원과 기호학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지인 《세미오티카》 편집위원, 한국기호학회 회장, 한국영상문화학회 부회장이다. 《세미오티카》의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드그레》 《랑가주》 《코디카스》 등 국제 기호학, 매체학, 언어학 분야의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게재했다. 데리다, 그레마스, 퍼스, 에코, 플로슈 등의 저서를 번역했으며, 1996년 한국일보 출판문화상(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현대 기호학 강의』 『로고스에서 뮈토스까지』 『구조에서 감성으로』 『디지털 언어와 인문학의 변형』 『기호, 리듬, 우주』 『호모 모빌리쿠스』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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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