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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을 불러낸 사람들: 플라톤에서 몬드리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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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 색채학 권위자인 문은배 교수가
재미있게 풀어쓴 색채 이야기

『색을 불러낸 사람들』은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누구나 ‘과학과 예술, 인문 분야에 존재하는 색’을 부담 없이 폭넓게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색채 시각의 철학적 차이에서부터 색채의 컨설팅 기능까지 25가지 주제로 색채에 기여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색채디자인 교과서』 『한국의 전통색』을 집필한 문은배 교수는 이 책에서 색이 우리 인생에서 얼마나 재미있고 가깝고 예술적이며 필요한 영역인지 알려준다. 미처 몰랐던 색채의 탄생과 조화, 변천 과정을 한눈에 알게끔 순차적으로 서술했으며 1부 ‘과학에서 색을 불러낸 사람들’과 2부 ‘색에 의미를 부여한 사람들’로 구성했다. 플라톤에서부터 몬드리안까지, 색채 빅맨 25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편집자의 글

철학자, 과학자, 소설가, 정치가, 예술가 등
역사 속 콘텐츠 전문가가 전하는 다양한 색채의 향연

‘색채학(Chromatics)’은 틀에 박히고 변화 없는 내용으로 상당히 오랜 기간 전문가 영역으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인스타그램이나 웹툰 등 모든 콘텐츠가 텍스트가 아닌 뷰어 위주로 집중되고 있다. 따라서 비약적인 과학 발전과 기술의 변화만큼이나 일반인에게조차 미적 감각이 요구되고 있으며 색채의 다양성이 논의되고 부각되어야 할 단계에 와 있다. 보여주기 식으로만 나열된 이미지는 빠르게 표절, 소비, 붕괴의 과정을 거치게 되므로 이제 알지 않고서는 콘텐츠를 함부로 생산할 수 없다. 따라서 비주얼 시대인 지금이야말로 누가 색을 만들어냈고 색에 부여된 의미는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보이지 않는 의미까지 살펴야 하는 미적 감각이 요구되는 시대에 색은, 미학을 향한 여정의 1차 관문이다. 이 책에는 쉽게 접하지만 결코 녹록치 않은, 색의 사용법에 목마른 이들에게 전하는 색채 빅맨들에 대한 기록이 담겨 있다.

이 책 『색을 불러낸 사람들』은 색에 대한 다양한 탐색을 시도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정형화된 색채학에 가치와 다양성을 부여해 전문가 영역이 아닌 교양과 실제의 영역으로 색채학을 만나게 한다. 1부 ‘과학에서 색을 불러낸 사람들’ 편에서는 색을 알기 위해 실험과 연구를 거듭해 과학적 사실을 밝혀낸 색채인 13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더불어 생활 속에서 활용되는 다양한 색채 정보를 곁들이고 있다. 2부 ‘색에 의미를 부여한 사람들’ 편에서는 지금 인식되는 색채들이 어떤 과정으로 정립되었는지 예술가들의 인생과 예술 활동을 풀어놓았다. 또한 2부에서는 한국적 색채의 의미를 알 수 있는 한국 전통 오방색에 대해 간략한 정보를 실어 색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전하려 노력했다. 색채 뒤에 묻혀 있는 위대한 연구자와 예술가 들의 진심어린 삶과 철학을 접하면서 우리가 평소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더 깊은 열정과 노력으로 색채를 연구했다는 사실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더불어 과학과 예술은 서로 일맥상통하며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서로를 존경했다는 사실에 경외감도 가지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생소하고 난해하게 느껴지는 색채 분야가 일반 독자들에게 매우 흥미로운 읽을거리가 되도록 고민한 ‘재미있는 색깔 이야기’이다. 특히 어렵게만 느껴지는 색에 대한 이야기를 인물과 다양한 일화 등을 통해 청소년도 쉽게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을 통해 색채에 좀 더 재미있게 접근하고, 색채라는 분야에 관심을 갖고 풍부한 지식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책 속에서

플라톤의 주장에서 또 재미있는 것은 ‘눈물’에 대한 것이다. 눈물은 눈이 불에 가까이 가면 물과 불의 합성으로 생겨나고, 이것이 눈 속에서 모든 색을 만든다고 믿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핏빛색을 ‘RED’라고 이름을 붙였고, 모든 색의 조합을 흰색과 검은색, 빨간색, 눈물의 반짝임에서 찾았다. 당시 학자들은 명성이 대단했던 플라톤의 이론을 의심 없이 받아들였고 거의 2천 년이 흐른 뒤 아이작 뉴턴은 이 이론이 틀렸다는 것을 입증한다. 반면 플라톤의 제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의 비물체적 색채관을 비판하면서 독자적인 입장을 취했다. 물체가 가진 그 자체의 고유한 색이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15쪽

뉴턴이 물리학적으로 빛을 규명하면서 인간의 감각에 대해서는 그 존재감을 전혀 인정하지 않은 데 비해, 괴테는 ‘눈’이 ‘빛’에 관여하는 감각이 있음을 주장했다는 데서 분명한 차이를 알 수 있다. 뉴턴이 빛의 7원색을 주장한 반면 괴테는 삼원색인 빨강, 노랑, 파랑에 대비되는 초록, 보라, 주황이 심리적으로 보색으로 갖춰져 6원색이 된다고 주장했다.

32쪽

쇠라와 시냐크 등이 주축이 된 신인상주의 화가들에게 슈브뢸의 색채 연구는 엄청나게 큰 영향을 끼쳤다. 하나의 색이 다른 색에 영향을 끼쳐 색조에 변화를 일으킨다는 사실은 색으로 모든 것을 표현하는 화가에게는 표현의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두 색이 보색이면 서로 밝게 해주는 반면 인접한 색들이 계열색이면 서로를 어둡게 만든다는 슈브뢸의 연구는 신인상주의 화가들이 색채 시대를 열도록 이론적 바탕을 깔아주었다.

43–44쪽

색채 디자인 분야에서는 무엇보다도 배색의 아름다움이 절대 가치를 지닌다. 슈브뢸, 비렌, 요하네스 이텐(Johannes Itten) 등 색채의 대가들은 ‘어떻게 하면 아름다운 배색을 할까?’를 오랫동안 고민해 왔다. 그리고 그 많은 대가들이 서로 배색 조화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못할 때 과감하고 정확하게 수치적 조화론을 제시한 사람이 패리 하이럼 문(Parry Hiram Moon)이다. 문은 MIT의 전기공학 교수였다. 1898년 미국 중부 위스콘신에서 태어난 그는 위스콘신대학교를 졸업하고 MIT의 교수가 되었다. 예순둘을 넘긴 늦은 나이에 연구를 거듭하여 새로운 수학 개념도 개발하고 200여 편의 SCI 논문을 발표하는 등 수학과 전기공학 분에서 큰 업적을 이루었다. 그런 그가 왜 색채 조화론을 연구했을까?

72–73쪽

색은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움을 전하지만 정보 전달하는 수단으로 쓰이기도 한다. 온통 붉게 칠해진 곳을 보면 위험하다고 느끼는가 하면, 녹색으로 표시된 ✚를 보면 안전할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이처럼 색은 지역과 언어를 초월한 표시의 수단이 되었다. 그렇다면 누가 언제부터 이런 색채의 기능을 연구하고 개발하였을까? 자연스럽게 얻어진 것도 있지만 확실한 색채 규범을 만든 사람이 있다. 바로 미국 예일대학교 교수를 지낸 파버 비렌이다.

96–97쪽

인상파에게 내린 가장 찬란한 초원의 빛은 모네의 작품에 쏟아져 내린 듯하다. 모네는 〈양산을 쓴 여인The Woman With The Parasol (Camille Monet And Son Jean)〉에서 자신의 아내와 아들을 그린다. 모델이자 아내 카미유가 양산을 쓰고 바람에 머리칼을 흩날리는데, 몇 발짝 떨어져 아들이 웃으며 바라보고 있다. 해를 등진 여인의 흰색 드레스는 잔디밭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그림자의 색깔은 짙푸르고 어두운 청보라색. 모네는 “나는 가장 아름다운 공기 색을 찾았다. 보라색.”이라며 공기의 색까지 표현하려 애썼다고 한다.

134쪽

몬드리안의 그림은 어떻게 보면 마치 도시의 지도와도 같다. 그래서 그의 그림을 가장 이상적인 도시 그림으로 평가하는지도 모른다. 때마침 일어난 대량생산과 기계의 보급으로 그의 미술은 대량생산을 위한 창틀, 의자, 책상, 가구 등에 이용되어 20세기 조형 미술사에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동시에 디자인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특히 바우하우스의 마이스터였던 요제프 알베르스Josef Albers 의 생각과 통하였고, 바우하우스를 더욱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그 결과 그 유명한 바우하우스는 몬드리안의 책을 디자인 총서로 택하여 사용할 정도였다. 그는 다음과 같이 힘주어 말한다. “우리 모두 명료성에 경의를 표한다.”

204쪽

차례

『색을 불러낸 사람들』을 이야기하며

과학에서 색을 불러낸 사람들
옛날 사람들은 색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누가 맨 처음 무지개색을 알려줬는가
뉴턴
경험과 추측만으로 보색을 알아낸 천재
괴테
색채 과학의 문을 연 위대한 프랑스인
슈브뢸
색과 빛을 구분하다 그라스만
천재 물리학자 컬러 사진에 도전하다
맥스웰
인간 중심의 색채 연구자
먼셀
위대한 화학자로 출발하여
색채학의 뿌리가 된 평화운동가
오스트발트
배색은 정교한 수치 싸움이다
문&스펜서
최초로 합성 염료 배합에 성공한
열여덟 살 청년
퍼킨
색맹검사를 고안한 군인
이시하라
색채학의 학문적 계보
영과 헬름홀츠
색으로 만국 공통어를 만든 사람_ 파버 비렌

색에 의미를 부여한 사람들
색으로 사냥감을 구분한 구석기 시대 사람들
알타미라 동굴 벽화
황금으로 화려함을 구사한 비잔틴 화가들
세냐의 마에스타 그림
파란색을 황금보다 사랑한 르네상스 시대
앙게랑 콰르통의 성모대관
빛이 쏟아진 인상파 화가
모네의 양산을 쓴 여인
알고 보면 완전 다른 집안 이야기
인상파와 신인상파
천년이 가도 변색을 허용치 않는 프레스코
티에폴로의 건축물
인간 팔레트가 필요했던 달걀 템페라 기법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색으로 원근법을 구사한 레오나르도 다빈치
모나리자와 최후의 만찬
싱싱한 색을 좋아한 베네치아 화파
조반니 벨리니의 성모마리아
슬픔도 기쁨도 색으로 승화시킨 피카소
청색 시대와 장밋빛 시대
색채와 음악의 뗄 수 없는 연관성을 보여준 화가들
칸딘스키, 클레, 미로
추상적 색채를 선으로 드러낸 화가
피에트 몬드리안

참고자료

문은배

서울대학교 미술대학과 동 대학원에서 시각디자인과 환경디자인을 전공했다. 그리고 1995년 (재)한국색채연구소에서 근무하며 색채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 이후 이화여자대학교 색채디자인연구소 선임연구원을 거쳐 자신의 연구소인 문은배색채디자인에서 색채연구에 몰입했다. 주요 연구로는 감성기반 「디지털색채팔레트 연구」 「수출형 색채배색 소프트웨어 연구」 「한국 지역색 추출 및 표준감성 연구」 「색각이상을 위한 디지털 프로그램 개발」 「한국의 전통색 프로그램 개발연구」 등 전문 연구를 수행했다. 지은 책으로는 『색채디자인 교과서』 『한국의 전통색』이 있으며 (사)색채학회 추천으로 컬러리스트 도서를 저술했다. 현재 청운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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