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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탁: 가방을 넘어서

Freitag : Out Of The Bag

온라인 판매처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프라이탁은 트럭 방수포, 자전거 바퀴 내부 튜브 등 재활용품으로 만든 독특한 가방을 매년 30만여 개씩 세계 전역에 수출하며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1993년 가방 하나로 창업한 뒤 오늘날 정체성이 뚜렷한 브랜드로 성장해 독특한 지위를 누리게 된 프라이탁. 이 책 『프라이탁—가방을 넘어서』는 그 여정을 추적한다. 프라이탁과 관련된 광범위한 자료와 도판이 실린 이 책은 프라이탁 형제를 비롯해 프라이탁 직원들, 협력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제품 디자인, 제작, 유통, 마케팅 등 기업 내부를 들여다보며 ‘개별주의적 대량생산’이라는 역설을 유머와 아이러니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으로 구현하는 기업의 이면을 탐구한다.

편집자의 글

트럭 방수포, 자동차 안전띠, 자전거 바퀴 내부 튜브 등
재활용품을 이용한 가방 회사에서 세계적인 크리에이티브 기업으로

1993년, 그래픽 디자이너 형제인 마르쿠스 프라이탁과 다니엘 프라이탁은 가방으로 할 수 있는 일을 궁리했다. 그들이 지금도 살고 있는 낡은 아파트에서 창밖을 내려다보면 화물용 고속도로가 보인다. 먼지에 쌓여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낡은 트럭들을 덮고 있는 방수포에서 그들은 영감을 얻었다. 그들은 트럭 방수포를 재단해 가방의 몸을 만들고, 어깨끈으로는 자동차 안전띠를 이용했다. 올이 풀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자전거 바퀴의 내부 튜브로 가방 덮개의 모서리를 둘렀다. 프라이탁이 ‘눈 좋은’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오늘날 프라이탁은 15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프라이탁으로 읽는 디자인, 브랜딩, 마케팅

이 책 『프라이탁—가방을 넘어서』는 디자인만이 제품의 시작과 끝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프라이탁의 독특한 디자인이 나오기까지는 디자인 작업 이전에 브랜드 정체성에 대한 프라이탁 스스로를 향한 끊임없는 질문과 그 질문을 해결하려는 다각도의 고민이 있었다. 1993년 가방 하나로 창업한 뒤 오늘날 정체성이 뚜렷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프라이탁. 프라이탁의 여정과 실천, 뒷이야기 등이 프라이탁 형제를 비롯한 프라이탁 직원들, 협력사들과의 인터뷰로, 페이스북과 플리커에서 활동하는 프라이탁 팬들이 찍은 다양한 사진으로, 1993년부터 2012년까지 출시한 제품을 망라한 다이어그램으로, 그 형식을 달리하며 책 속에 녹아 있다.

한국 독자를 위한 프라이탁 한국 앰배서더 추가 인터뷰 및 네 가지 표지 디자인

이 책에는 프라이탁과 원서의 출판사인 스위스 라스뮐러출판사의 동의를 얻어 프라이탁 한국 지사 담당자인 지원덕의 인터뷰와 관련 도판을 실었다. 한국에서의 프라이탁을 이해하기에는 원서의 구미와 일본의 사례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에서였다. 표지 디자인에 네 가지 얼굴을 입힌 것 역시 원서와는 다른 점이다. 프라이탁 제품은 색색의 커다란 트럭 방수포를 부분 재단해 제작한다. 따라서 같은 방수포를 이용했다고 하더라도 제품의 색과 디자인이 전혀 다를 수밖에 없다. 이 책의 네 가지 표지 디자인은 프라이탁 제품의 이러한 제작 공정을 응용한 결과이다. 마치 프라이탁 제품을 선택하듯 프라이탁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되었으면 한다.

책 속에서

프라이탁은 커뮤니케이션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구매자와의 개인적 이메일 교환 같은 일에 인력을 투자한다는 말인가.
: 내가 프라이탁에서 일하기 시작했을 때에는 따라야 할 특정 커뮤니케이션 원칙 같은 게 없었다. 아무도 나에게 어떻게 하라고 지시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내가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던 방식대로 이메일을 썼다. 결국 그게 하나의 양식이 됐다. 프라이탁은 늘 “우리는 정직하다. 우리는 직접적이다.”라고 말하는데 그게 우리 방식에 맞는다고 생각한다.

48쪽, 다니 쿤츠(프라이탁 온라인 매장 담당자)와의 인터뷰 가운데

프라이탁에서 비즈니스적 사고방식과 디자인적 사고방식을 어떻게 조화시키나.
: 나는 그 둘의 접점에 마음이 끌린다. 둘 다 공부하기도 했고. 프라이탁은 이 점을 잘 활용할 수 있는 회사다. 창조라는 예술적인 작업이 판매라는 현실과 만나는 곳, 거기가 가장 뜨거운 지점이다. 크리에이티브팀은 닫힌 태도를 지녀서는 안 된다.

97쪽, 마리오 스타델만(프라이탁 비주얼 머천다이저)과의 인터뷰 가운데

매끄럽게 다듬어야 했던 프라이탁의 이미지는 무엇인가.
: 로고 같은 것이었다. 이미 있었지만 산만하게 사용되고 있었다. 가방에는 검정 바탕에 흰 글자의 라벨이 붙고, 광고지, 포장, 인터넷에서는 흰 바탕에 다양한 크기의 검정 글자를 사용하고 있었다. 그래서 라벨을 일원화해서 로고로 만들었다. 이 라벨보다 나은 것을 만들기 힘들 거라고 프라이탁 형제에게 말했다.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것, 거리에서 보게 될 것은 가방에 붙은 이 라벨이었다. 그것을 로고로 삼아야 했다.

130쪽, 카르스텐 숄튀지크(숄튀지크니데르베르거 디자이너)와의 인터뷰 가운데

프라이탁은 성장을 원한다. 여기서 성장은 어떤 것일까.
: 성장이 반드시 더 많은 판매를 뜻하지는 않는다. 구매층의 확대나 같은 수의 구매자에 의한 더 많은 이윤 창출을 뜻할 수도 있다. 늘 말하는 것이 있다. 100만 달러를 벌어들이고도 파산할 수 있다. 판매만으로는 성장을 말할 수 없다.

195쪽, 모니카 발저(프라이탁 CEO)와의 인터뷰 가운데

차례

인터뷰
프라이탁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 프라이탁은 어떻게 이야기를 들려주는가 / 프라이탁은 어떻게 제품을 판매하는가 / 아직도 프라이탁인가 / 신제품은 어떻게 개발되는가 / 왜 제품 각각이 독특한가 / 프라이탁은 어떻게 발전했는가

사례
팬 사진 / 라벨 / 이벤트 / 원형 / 생산 / 앞면 / 디자인 / 미술관 / 프라이탁

통계
나오며
도판 설명
감사의 말
만든 사람들

레나테 멘치

취리히예술대학교(Zurcher Hochschule der Kunste)과 예루살렘 브살렐미술디자인아카데미(Bezalel Academy of Art and Design)와 베를린훔볼트대학(Humboldt-Universitat zu Berlin)에서 제품 디자인과 문화학을 공부했다. 현재 취리히디자인미술관(Museum fur Gestaltung Zurich) 큐레이터로 일하며 스위스연방기술원(Swiss Federal Institute of Technology)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이수영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 비교문학과를 졸업했다. 편집자, 기자, 전시기획자 등으로 일하며 『밴디트: 의적의 역사』 등의 인문서로 번역을 시작했다. 지금은 문학 번역에 전념하고 있으며 소설 『개들조차도』 『야생종』 『아이 엠 넘버포』, 회고록 『마이 코리안 델리』, 여행기 『너의 시베리아』 등을 옮겼다. 눈의 호사를 누리고 영혼이 젊어지고 싶을 때는 디자인 책 번역 일을 맡는다.
은 안그라픽스에서 발행하는 웹진입니다. 사람과 대화를 통해 들여다본
을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