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그라픽스

공생의 디자인

共生のデザイン:禪の発想が表現をひら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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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청소법』의 지은이 마스노 슌묘
그가 들려주는 선(禪), 창작, 더불어 삶, 마음 정원 이야기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 질문의 답을 찾는 선(禪) 사상의 영향력은 오늘날 디자인, 건축, 영화, 음악, 비즈니스 등 분야를 초월한다. 아이폰으로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석권한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와 시카고 불스를 이끌며 NBA 11회 우승이라는 전설을 만든 감독 필 잭슨의 활동 이면에는 선 사상이 있었다.

일본의 선승이자 『스님의 청소법』 『화내지 않는 43가지 습관』 등의 지은이, 세계적 정원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마스노 슌묘는 이 책 『공생의 디자인』에서 정원을 만드는 이야기로 선 사상에서 비롯한 ‘창작의 묘(妙)’를 들려준다. 돌, 나무, 흙 등 자연과 더불어 사는 디자인, 불완전함에서 발견하는 가능성,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부러 붙잡지 않는 상상력, 불편함을 역으로 이용하는 재치 등은 선 사상에 창작이 더해졌을 때 경험할 수 있는 창작의 새로운 차원이다. 물방울이 수면에 떨어져 파문을 만드는 모습처럼 선 사상에서 강조하는 무상(無常)은 몇 마디 말로 규정할 수 없으므로 아름답다. 마스노 슌묘의 이야기는 정원 만들기에 국한한 이야기가 아닌 선 사상에서 비롯한 디자인론이자 창작 잠언이다.

책 속에서

우리 일상생활에서는 욕심과 집착이 생겨나게 마련입니다. 평소 그것을 억제하고 지워나가는 훈련과 성찰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선종의 대표적 수행법인 ‘좌선’입니다. 좌선은 생각을 한 곳에 묶어두지 않고 아무것에도 집착하지 않는 순진무구한 시간을 가지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20쪽, 「마음을 갈고닦다」에서

디자인이 드러나면 안 됩니다. 그 바탕 또는 배후에 아무리 치밀한 계산이 있었다 해도 그곳을 방문하는 사람에게 드러내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디자인이 보이지 않아야 사람들은 비로소 아무 조건 없이 아름답다고 느끼고 만족감을 얻습니다.

47쪽, 「자의적 디자인을 배제하다」에서

자연과 인간은 대등하며 상하관계가 아닙니다. 디자인에서도 정원과 건물을 주종관계로 보지 않습니다. 인간이 있는 자리와 자연이 있는 자리를 대등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정원이라는 것은 자연의 상징 같은 것입니다.

88쪽, 「공생을 디자인하다」에서

마음을 비운다고 디자인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디자인은 근저에 확고하게 있되, 정원을 만들 때에는 머릿속에 있는 디자인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임합니다. 그런 자세일 때 비로소 ‘꾸밈없는 정원 만들기’가 가능합니다.

182쪽, 「자연, 무심하고 꾸밈없다」에서

조상에서 조상으로 인연이 이어져 지금 내가 살아 있습니다. 결국 내가 잠시 맡아둔 생명이므로 소중히 해야 합니다. 내 것으로 생각하니 함부로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남의 것을 맡아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소중히 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

216쪽, 「30억 년의 인연을 잇다」에서

일본 정원은 선미(禪美)가 가득하고 정교하며 절제와 철저한 관리로 오랜 역사를 잇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정원은 주변 자연을 깊이 끌어들입니다. 반듯하게 비어 있는 마당과 함께 자연과 건축물이 구분되지 않는 공간이 우리나라 정원의 아름다움입니다. 신비로운 생명을 다루는 정원에 대한 사랑은 나라와 시대를 초월합니다.

226쪽, 「감수의 글: 신비로운 생명을 다루는 정원에 대한 사랑」에서

차례

머리말 – 오늘날의 모든 창작자에게

1. 마음을 응시하다
정원이란 무엇인가
돌, 나무, 흙…… 모든 생명을 존경하는 것부터
마음을 갈고닦다
자신을 속이지 않는 수행이 정원으로 표현된다
선 정원이 생겨난 배경
무사에게 선승이 삶을 가르치다
잇큐문화학교
무소 국사의 신념과 정신
도시 한복판에 정원을 들여놓다
순간에 생명을 담다

2. 세계를 디자인하다
‘시험판’이 중요하다
자의적 디자인을 배제하다
부드러운 강인함
방문하는 이의 마음을 디자인하다
터의 실마리를 찾다
자아보다 불성을
부처님의 뜻 세 가지
마음이 변화하는 장치
존재를 과시하지 않는다
지심을 읽다
공의 공간
붙들 수 없어서 아름답다
공생을 디자인하다
안팎을 잇다
장의 역사, 풍습과 융합하다
공간이 사람을 키운다
실물이 아닌 그림자에서 아름다움을 보다
터가 지닌 장단점을 파악하다
현장에서 인간관계를 쌓다
대자연의 소리를 빚다
흰색의 의미
재활용으로 생명을 다시 부여하다

3. 소재와 대화하다
돌 ― 수십 가지로 배치를 구상하다
돌의 얼굴, 풍부한 표정을 읽다
석심을 읽고 돌과 대화하다
품격과 개성으로 전설을 이야기하다
나무 ― 나무의 성질을 알고 목심을 읽는다
구부러지고 뒤틀린, 고생한 나무가 아름답다
지나가는 바람을 표현하다
웅숭깊은 공간, 공간의 깊이를 만든다
물 ― 물을 움직여 마음을 정화하다
현대적 소재 ― 유리, 콘크리트, 철골, 금속
화강암

4. 궁극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다
예술과 종교의 관계
무상을 디자인하다
불완전, 무한한 가능성
간소, 소박하고 단순한 가운데 있는 풍부함
고고, 사물의 정수에 있는 아름다움
자연, 무심하고 꾸밈없다
유현,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다
탈속, 형태를 부정한 자유의 경지
정적, 안으로 향하는 마음
불편을 역으로 활용하다
여백에 마음을 담는다
인간의 계산을 뛰어넘다
부정으로 긍정하다

5. 미래의 창작자에게
배제하지 않는다
매화나무 이야기
늘 스승을 찾다
세계에 민감해지다
판단을 미루지 않는다
좌선을 하다
30억 년의 인연을 잇다
좋은 것을 만들겠다는 욕심에 집착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 하나면 족하다
삶에 달관한 도

맺음말 – 선에서 비롯한 자연스러운 아름다움
감수의 말 – 신비로운 생명을 다루는 정원에 대한 사랑

마스노 슌묘

조동종 도쿠오잔 겐코지 주지. 정원 디자이너. 다마미술대학 환경디자인학과 교수. 1953년 태어나 일본 다마가와대학 농학부 농학과를 졸업하고 대본산 소지지에서 수행했다. 선 정원을 만들 며 세계 곳곳의 학교와 미술관에서 강연을 했다. 정원 디자이너로서 예술선장문부대신신인상, 외무대신 표창, 캐나다총독상장, 독일공로훈장 등을 수상했다. 2006년 《뉴스위크》 일본판에서 ‘세계가 존경하는 일본인 100인’에 선정되었다. 주요 작품으로 일본 캐나다대사관, 세루리안타워 도큐호텔 정원, 노르웨이 베르겐대학교 의학부 정원, 호텔 르포르고지마치 정원 등이 있다. 지은 책으로 『스님의 청소법』 『일본 정원 이해』 『선의 정원』 『무소 소세키』 『있는 그대로』 『심플한 생활의 권유』 『선: 심플한 발상술』 등이 있다.

정영선

조경 설계 서안㈜ 대표이사.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겸임교수. 주요 작품으로 한미 원불교 원다르마센터 조경 설계, 태평양기술연구원 기본 및 실시 설계 등이 있다. 호암미술관 전통 정원 ‘희원’으로 환경문화대상(1998), 선유도공원으로 서울시건축상(2003), 세계조경가협회 동부지역회의 조경작품상(2004), 미국조경가협회 프로페셔널어워드(2004), 한미 원불교 원다르마센터 조경 설계로 미국건축가협회상(2013) 등을 받았다. 현재 서울시 마곡중앙공원 식물원 조성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규원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일본어를 전공했다. 오랜 기간 편집자로서 일하며 과학, 인문, 역사 등 여러 분야의 책을 기획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미야베 미유키의 『이유』를 비롯해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 컬렉션』 『알래스카, 바람 같은 이야기』 『나, 건축가 안도 다다오』 등을 비롯해 80여 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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