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19일(화)부터 10월 14일(일)까지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린 타이포잔치 2023 국제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 〈따옴표 열고 따옴표 닫고〉는 ‘타이포그래피와 소리’를 주제어로 문자와 소리, 시각과 청각, 사물과 신체를 연결하고 실험과 실천을 촉발하는 타이포그래피에 주목했다. 본 도록은 전시에 참여한 16개국 39명/팀의 작가와 작품에 관한 상세한 해제와 풍부한 도판으로 작품들을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여덟 번째 타이포잔치의 제목인 “따옴표 열고” “따옴표 닫고”는 각각 테레사 학경 차의 『딕테』에서 인용한 구절로, 곧 들려올 소리를 암시하고 이미 읽힌 문자의 흔적을 내포한다. 〈따옴표 열고 따옴표 닫고〉는 그래픽 디자인뿐 아니라 문학‧무용·조각‧만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과 함께 ‘연결 짓는 예술’로서 타이포그래피를 다루며 그 확장 가능성을 다뤘다.
도록에서는 타이포잔치 2023에 앞서 그 주제어인 ‘타이포그래피와 소리’를 여러 각도에서 탐색한 사전 행사 타이포잔치 사이사이 2022–2023 〈사물화된 소리, 신체화된 문자〉의 면면도 함께 소개한다. 디자인뿐 아니라 문학,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창작자들이 참여한 이 행사는 강연·워크숍·공연을 통해 소리가 받아쓰기·타이핑·인쇄·코딩 같은 과정을 거쳐 시각화 혹은 사물화되고, 문자가 재생·낭독·퍼포먼스·공연 등의 행위를 통해 신체화되는 과정 안에서, 타이포그래피의 역사를 만나고 현재를 살피며 미래를 상상해 볼 수 있는 창의적인 장면들에 주목했다.
타이포잔치 2023 〈따옴표 열고 따옴표 닫고〉 전시 서문
〈따옴표 열고 따옴표 닫고〉는 정체성과 권력의 맥락에서 음성언어와 문자언어의 충돌, 소거, 생성과 같은 언어의 틈새를 다룹니다.
〈따옴표 열고 따옴표 닫고〉는 시각과 청각을 상호 번역하거나 교차시켜 서로 다른 감각이 만드는 차이를 드러냅니다.
〈따옴표 열고 따옴표 닫고〉는 반복과 변화, 어긋남에서 문자와 소리에 담긴 리듬을 찾고 그 바탕에 자리한 노동과 공예성을 환기합니다.
〈따옴표 열고 따옴표 닫고〉는 기술과 매체를 활용해 선형적 질서를 뒤섞는 디지털 화음 또는 불협화음에 호응합니다.
〈따옴표 열고 따옴표 닫고〉는 시각 기호를 벗어난 구음과 움직임에서 즉흥성과 우연을 발견하고, 사물과 신체 사이에서 진동하는 타이포그래피의 활기를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