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에서 시작된 놀이로서의 예술
11명의 작가들의 이야기로 만나는 소프비라는 소행성
‘소프비’는 ‘소프트 바이닐(Soft Vinyl)’의 줄임말로, 부드러운 플라스틱 비닐로 만든 장난감을 가리킨다. 이 장난감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접합선과 관절이 없어 매끈한 표면과 부드러운 촉감이 특징이다.
『소프비, 말랑한 장난감의 세계』는 ‘BJJ 시리즈’로 잘 알려진 소프비 작가 백재중을 필두로 소프비의 세계로 깊숙이 들어가보는 안내서이자 다채로운 소프비를 수록한 작품집이다. 이 책에서 백재중 작가는 소프비가 탄생하고 발전한 과정을 훑어본 뒤 현재 한국, 일본, 대만, 홍콩, 미국에서 활동하는 소프비 작가 10명과 인터뷰 형식을 빌려 대화를 나눈다. 그간 자신들이 소프비와 함께 했던 궤적을 짚어보는 동시에 장난감과 창작에 대한 철학, 최근의 고민, 앞으로의 바람, 한결 같은 애정을 털어놓는다.
책에는 저자를 비롯해 인터뷰에 참여한 작가들이 만든 소프비 이미지가 100점가량 담겨 있다. 각각의 소프비에서 비치는 열렬함은 이들의 공통점, 즉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수집하다가 결국 만들며 살아간다는 사실과 맞닿아 있다. 소프비를 사랑하면서도 생활로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재미있는 놀잇감이자 노동으로 완성된 예술인 소프비의 면면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