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그라픽스

세븐키: 일곱 가지 시선으로 바라본 현대미술

Seven Keys to Modern Art

온라인 판매처

앙리 마티스 마르셀 뒤샹 이우환 바버라 크루거 등
20인의 현대미술가를 통해 현대미술의 미로 속에서
길을 찾아주는 사이먼 몰리만의 일곱 가지 시선

‘어렵다‘ ’난해하다‘ 때로는 ‘무섭다‘는 말까지 듣는 현대미술. 미술에 관심은 물론 지식과 교양이 있는 사람들도 현대미술에 대해서만큼은 높은 장벽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다. 현대미술 작가들은 대부분 모호한 주제와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현대미술은 정말 전문가만이 즐길 수 있는 예술인 걸까? 단국대학교 미술대학의 교수이자 이 책 『세븐키: 일곱 가지 시선으로 바라본 현대미술』의 지은이 사이먼 몰리(Simon Morley)는 현대미술이라는 혼돈의 미로 속에 던져진 독자에게 일곱 가지 키워드를 던져준다. 누구나 한 번쯤 이름은 들어봤을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와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부터 바버라 크루거(Barbara Kruger), 이우환(Lee Ufan)처럼 현재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까지 20명의 현대미술가와 그들의 작품을 하나씩 선택한 사이먼 몰리는 전기적(biographical), 역사적(historical), 미학적(aesthetic), 경험적(experiential), 이론적(theoretical), 회의적(sceptical) 그리고 경제적(market) 관점에서 우리에게 현대미술을 바라보는 법을 설명한다. 그는 자신의 해석이 무조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지만, 굳이 ’열쇠(key)‘라는 단어로 핵심 관점을 표현한 데는 그만한 자신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이 미로를 통과하는 길이 현대미술을 어렵게만 생각하던 우리의 눈에도 차차 보일 것이다.

편집자의 글

무엇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입문자와 전문가가 함께 볼 수 있는 현대미술서

우리는 왜 현대미술을 이해하기 어려울까. 그것은 미술이 현대로 발전해올수록 표현 방식과 주제가 점점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현대미술을 보는 관람객들은 무엇을 보아야 할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고전미술이나 19세기의 리얼리즘 그리고 인상파 작품을 보면 성경이나 신화 속 이야기 혹은 일상의 풍경이 그림의 주제였다. 표현 방식 또한 회화나 조각 이외의 것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러나 20세기에 접어들면서 미술가들은 인간의 무의식과 같은 심오한 주제를 표현하고자 했으며 그러한 욕구와 더불어 기술의 발달과 함께 다양한 매체를 작업에 이용하기 시작했다. 직관적으로 눈에 들어오거나 의미를 바로 알아챌 수 있는 것도 없으니 관람객의 혼란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사이먼 몰리는 이렇게 갈 길을 잃은 이들의 가이드를 자처한다. 내셔널갤러리(National Gallery)와 테이트(Tate), 화이트채플갤러리(Whitechapel Gallery) 등 영국의 유명 박물관과 갤러리에서 강연자 혹은 가이드로서 관람객을 만나온 그는 이 책을 통해 한국 독자들에게 처음으로 인사를 건넨다. 한 작가의 한 가지 작품을 놓고 작가가 살아온 인생과 영향을 주었던 역사적 배경과 미학적, 이론적인 가치, 감상하는 사람으로서 눈여겨 볼 부분, 그럼에도 비판할 점 그리고 모두가 가장 관심을 두는 경제적인 가치까지 그가 제시한 일곱 가지의 관점을 통해서 독자들은 현대미술의 ‘무엇을’ ‘어떻게’ 보아야 할지 비로소 감을 잡을 수 있다. 현대미술에 어느정도 소양을 갖춘 독자들도 이 책에 수록된 스무 점의 작품이 아닌 다른 작품을 감상할 때 사이먼 몰리의 견해를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사이먼 몰리가 저마다 다르게 바라보는 20인의 미술가
그들이 작품을 통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

『세븐키: 일곱 가지 시선으로 바라본 현대미술』에서 각각의 미술가들을 설명할 때 일곱 가지 시선의 순서는 저마다 다르다. 이를테면 작품의 양상에 개인사가 중요한 영향을 미친 프리다 칼로(Frida Kahlo)와 같은 경우에는 전기적 이해가 가장 먼저 나오고, 〈샘〉으로 유명한 마르셀 뒤샹은 그가 레디메이드의 세계로 들어선 당시의 예술이론적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이론적 이해가 첫 번째로 등장하는 식이다. 일곱 가지 시선의 순서만 봐도 지은이가 각각의 미술가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 수 있다. 또한 눈여겨 볼 부분은 미술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가다. 바버라 크루거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물신화된 상품과 그것을 소비한다는 것의 의미를 표현했다. 로버트 스미스슨(Robert Smithson)의 대지 미술(Land Art)은 작품이 탄생한 그 순간의 의미를 넘어 환경의 변화로 작품까지 변화하는 과정까지 작품으로서 보아야 한다고 사이먼 몰리는 이야기한다.

추천사

사이먼 몰리는 『세븐키』에서 우리 모두를 예술과 그 개념에 한층 더 가까이 데려다 줄 것이다.

이보나 블라즈윅 (런던 화이트채플갤러리 관장)

책 속에서

일곱 개의 열쇠는 동일한 작품에 꽂혀 있지만 저마다 다른 것을 열고자 한다. 때로는 명쾌한 양립이 불가능한 열쇠들도 있다. 내용상 장려하는 관점에서 어느 한쪽은 무시되고 부정당하며 심할 때는 서로를 폄하한다. 작품의 구체적 특징을 다루는 과정에서 작품마다 상대적으로 감상에 도움이 되는 열쇠가 있게 마련이고, 이러한 중요도는 열쇠를 다루는 순서로 반영했다. 하지만 이런 순서는 지극히 임의적이며 작품마다 열쇠는 다른 방식으로 정렬할 수 있다.

17쪽

마티스가 주장한 이론의 핵심은 회화의 조형적 언어가 음악에 비견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음악은 모방이 아니다. 즉 세상의 소리를 모방하는 것이 음악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그림 역시 눈에 보이는 형태를 모방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형태, 선, 색채와 질감, 조합, 균형, 대조, 리듬, 복합성을 구성하는 방식 등의 ‘시각적 음악’을 활용한다. 각각이 가지는 고유한 특성이 감정에 직접 공명하는 것을 통해 그림은 효과적인 표현 매체로 바뀐다.

36쪽

〈비외 마르크 와인병, 잔, 기타 그리고 신문〉의 주제는 미술사적으로도 매우 익숙하다. 게다가 작품은 제목에서 명시한 사물들의 ‘정물화’이다. 이토록 익숙한 분야인데도 이전의 어떤 것도 여기에 영향을 준 바는 없다. 이 작품의 파격적인 본질 그리고 피카소와 프랑스 화가 조르주 브라크(Georges Braque)가 제작한 유사한 작품들은 주제가 아닌 형태를 대담하게 분해하고 도구와 기법의 규범을 무시하는 방식을 더 중시한다. 이들은 이후 현대미술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48쪽

미술가로서 뒤샹이 가지는 위상은 레디메이드라는 개념을 창조했다는 것 이상이다. 그는 발견한 오브제, 스테인드글라스, 문자, 영화, 애니메이션, 오늘날 설치 미술이라 부르는 것까지 광범위하게 보태거나 결합해 레디메이드 작품을 미묘하게 변화하거나 지지했다.

76쪽

하지만 호퍼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미학적 요소, 무엇보다 형식의 단순화와 구성 방식의 측면에서 드러나는 파격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뉴욕 영화관〉은 단연 독보적이라 할 수 있다. 호퍼의 작품 구성 방식은 영상 촬영 기법의 영향을 받았다. 많은 인상주의 작품이 필요 없는 부분을 잘라내는 크로핑(cropping) 같은 사진 기법을 참고한 것으로 보이지만, 호퍼의 작품들은 할리우드 영화의 스틸컷과 좀 더 비슷해보인다. 〈뉴욕 영화관〉은 빛과 음영을 이용해 강렬한 장면 대비 효과를 주는데, 이는 당시의 흑백 영화에서 흔히 차용하던 기법이었다.

107쪽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칼로의 작품들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당시의 시대 분위기와도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그 무렵 페미니즘 학계에서는 여성 화가를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또한 비서구권의 예술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그것을 널리 알리고 새로운 담론을 나누기 위해 현지 화가들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칼로의 충격적 개인사를 캐내느라 정작 그녀의 작품은 묻히거나 페미니즘적 시각으로 분석하기 위한 예시가 되어버렸다. 작품에 담긴 급진적 동요라는 맥락 그리고 멕시코에서 그녀의 작품이 정치적 투쟁이라는 측면에서 맡았던 역할은 간과당하기 일쑤이다.

128쪽

로스코는 자신이 오랜 전통을 따르는 화가라고 여겼지만, 그래도 예술이란 새로운 활력을 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그가 생각한 회화의 주된 목표는 자신이 생각하는 ‘비극’의 느낌을 전달하는 것이었다. 홀로코스트를 겪은 유대인 로스코는 살아남은 사람의 죄책감과 유사한 감정을 통렬하게 느꼈을 것이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장식적 색채 관계와 연결하지 않으려고 했다. 명백한 주제, 감정의 붕괴와 흐느낌 같은 강렬한 반응 없이도 위대하고 고결한 작품에 담긴 핵심 내용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156쪽

무엇보다 워홀이 만든 전기의자 작품은 전부 똑같아 보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같은 것이 하나도 없다. 워홀이 제작한 다양한 버전의 작품에서 원본 사진은 모두 다른 방식으로 틀에 가두거나 잘려 있다. 여기서 미루어볼 때, 워홀은 시각적이고 구성적인 문제는 물론 이러한 선택을 통해 의미를 전달하는 방식을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

170쪽

작품 사진은 실제 작품과 조우했을 때의 인상이나 촬영 이후 생긴 변화의 기록을 제대로 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작품 제작 날짜에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 작품의 꾸준한 진화를 염두에 둔 스미스슨의 의도를 고려한다면 ‘1970–현재’가 제대로 된 표기일 것이다.

212쪽

데카르트는 존재의 확실성을 다지기 위한 가장 탄탄한 근거는 지속해서 사유하는 능력이라 주장했다. 반면 크루거는 그러한 이상은 고도로 발전한 자본주의 사회의 지배적 힘에 자리를 내어주었고, 상품이 가지는 정신적 가치는 어마어마해졌다고 반박한다. 대중은 자신의 물건을 소유하는 행위에서 물질적 그리고 정신적 만족감을 느낀다. 쇼핑을 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셈이며 그런 사람은 실체나 가치를 가질 수 없다. 따라서 탈산업화 사회에서 쇼핑은 생존에 필요한 물품을 조달하는 행위 이상의 의미이며, 이제는 개인이 자신의 존재 인식을 구축할 방법을 찾는 가장 중요한 영역이 되었다.

248–249쪽

〈조응〉 속 붓 자국은 즉흥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고심 끝에 나온 것이다. 이우환은 동아시아 회화의 전통 방식대로 바닥에 캔버스를 눕힌 다음, 머릿속에 생각한 붓 자국 크기에 맞춰 잘라놓은 종잇조각을 여기저기 시험 삼아 갖다 대본다. 그런 다음 물감을 묻힌 커다란 붓을 들고 느리고 신중하게 자국을 남긴다. 그리고 다시 캔버스를 수직으로 세우고 더 세밀한 붓으로 붓 자국을 정연하게 한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이우환은 비교적 계획적이면서 사유적 차원의 작품을 그려나간다. 자연스러운 단순함이 인상적인 완성작과는 대위를 이루는 방식이다.

307쪽

한국에서의 생활은 예술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혀주었다. 실제로 『세븐키』에서 제시한 일곱 가지 시선의 상호 보완적 위상이라는 개념은 분명 서양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낯선 사고 덕분에 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서로 다른 사고 방식을 통해 문화적 인식이 제약받는 이유와 함께 예술과 습관적 사고의 동반적, 배타적 관계에도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333–334쪽

차례

한국어판을 내며
들어가며

앙리 마티스 Henri Matisse
파블로 피카소 Pablo Picasso
카지미르 말레비치 Kazimir Malevich
마르셀 뒤샹  Marcel Duchamp
르네 마그리트 René Magritte
에드워드 호퍼 Edward Hopper
프리다 칼로 Frida Kahlo
프랜시스 베이컨 Frances Bacon
마크 로스코 Mark Rothko
앤디 워홀 Andy Warhol
구사마 야요이 Yayoi Kusama
요제프 보이스 Joseph Beuys
로버트 스미스슨 Robert Smithson
안젤름 키퍼 Anselm Kiefer
바버라 크루거 Barbara Kruger
쉬빙 Xu Bing
빌 비올라 Bill Viola
루이즈 부르주아 Louise Bourgeois
이우환 Lee Ufan
도리스 살세도 Doris Salcedo

도판 출처
마치며

사이먼 몰리

미술가이자 작가다. 지은 책으로는 『불길한 징조: 현대 미술 속 언어와 이미지(Writing on the Wall: Word and Image in Modern Art)』(2001), 『세븐키: 일곱 가지 시선으로 바라본 현대미술』(안그라픽스, 2019), 『다른 이름으로: 장미의 문화사(By Any Other Name: A Cultural History of the Rose)』(2021) 등이 있으며 2023년 『현대 회화: 간결한 역사(Modern Painting: A Concise History)』를 출간할 예정이다. 『숭고미: 현대 미술의 기록(The Sublime: Documents in Contemporary Art)』 편집에 참여하기도 했다. 수년에 걸쳐 영국의 여러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강의와 투어 가이드를 했으며, 신문과 잡지에도 정기적으로 기고한다. 2010년부터 한국에 거주하며 단국대학교 미술대학의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 또한 모노크롬을 그린다.

김세진

홍익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공부했다. 옮긴 책으로 『발칙한 현대미술사』 『아주 사적인 현대미술』 『모마 하이라이트』 『자존감의 여섯 기둥』 『집과 작업실』 그리고 모마 아티스트 시리즈에서 『앙리 마티스』 『폴 세잔』 『파블로 피카소』 『호안 미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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