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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를 훔쳐라: +3

ポスターを盗んでくださ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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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그래픽 디자인의 거장이라 불리는 하라 켄야에게도
신출내기 그래픽 디자이너 시절이 있었다?

“나는 내 지력과 체력의 정점을 예순다섯 쯤으로 잡고 있다. 그러므로 앞으로 변화해 갈 15년을 여백으로 가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향후 15년을 질타하는 채찍이기도 하다. 글이 없는 15년이라는 공백은 작업을 되돌아보고 디자인이라는 하나에 집중할 수 있는 오히려 더 의미 있는 공백이었다. 이 책처럼 커다란 시간 공백을 품고서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책은 다시 쓸 수 없을 것이다.”

15년이라는 세월을 디자이너로서 정신없이 살아온 하라 켄야. 『포스터를 훔쳐라』는 1995년에 출판된 수필집으로, 1991년부터 4년 동안 신초샤의 월간지 《소설신초(小說新潮)》에 연재된 50개 꼭지를 연재 순서대로 수록한 것이다.

편집자의 글

세상의 움직임 속에서, 그곳에 존재하는 일상 속에서 디자인의 요구를 읽어 내는 그래픽 디자이너 하라 켄야. 고심참담하면서 즐거이 디자인하던 35살부터 50살까지, 그 지나온 15년이라는 길목에는 디자인이라는 새로운 지평과 함께 그의 매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글의 태반은 신출내기 시절 디자인과 격투한 나날, 하라 켄야의 원점이라고 할 수 있는 작업들을 글감으로 삼았다. 이것을 15년이 지난 지금, ‘+3’을 보태 다시 출간했다. +3이란 요즘 그의 일상에서 겪는 작업을 글감으로 한 수필 세 꼭지를 책 뒤에 보태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묵은 수필을 현재와 연결시켰다.

신출내기 그래픽디자이너로서 디자인과 격투한 나날을 그린 오리지널판으로부터 어느덧 15년, 『포스터룰 훔쳐라』의 풋풋한 글 속에서는 그의 디자인을 생각하고 만들어 가는 모습에는 ‘백’의 디자인으로 이어지는 감각, 사고의 자취가 보인다. 또 15년이라는 시간과 더불어 마땅히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지만 이미 잃어버린 지 오래인 순진함과 소박함, 주체 못할 정도로 넘치는 젊음과 열정을 느낄 수 있다.

어느덧 쉰을 넘긴 그래픽디자이너 하라 켄야. 하지만 그는 쉰이라는 나이를 결코 젊진 않지만 늙은 나이도 아니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주어진 틀 속에서 행하지 않고 디자인을 바라는 장소를 찾아 거기에 파고드는 그의 디자인 철학처럼 『포스터룰 훔쳐라』 속에서 디자인과의 새로운 만남과 발견을 찾아볼 수 있다.

책 속에서

사이키델릭 스타일 색채가 범람하던 1960년대에 유소년기를 보낸 우리는 순수한 인공적 원색에는 적극적인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오히려 색이라면 천연의 자연색에 끌리고 만다. 밝고 선명한 색보다 낡은 책의 갈변한 종이 같은 색채나 낡은 골판지의 흐릿한 회색 혹은 녹슨 철의 위태로운 발색에서 설렘을 느끼고 식물의 씨앗이나 모래색 같은 시크하고 자연스러운 색에서 리얼리티와 공감을 느낀다. 그렇다고 해서 화려한 색채를 일체 쓰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원색을 쓰더라도 자기도 모르게 멜랑콜리를 눈곱만큼 집어넣어 미묘하게 억제시키고야 만다.
아마도 자연이나 생태에 대한 관심이라는 시대적 감수성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유행색과는 다른 차원에서 색채도 은밀한 변화를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라단조의 색연필」

차례

15년 공백에 대한 변
처음으로 쓰는 서문

전차표
오만한 병
투명 레이디
디자이너의 홍역
어려운 작업
외국인 심사원의 심정
태평양의 우울
다 먹지 못할 파리
전통종이 회랑
표고버섯과 르네상스
라벨 장수
기우와 오디션
사막을 찾아서
캔슬의 맛
해바라기밭과 하이테크 프랑스
포스터를 훔쳐라
98 완성 직전에 찢어버리다
전 세계 호텔에서 편지가 오다
쌀과 디자인
커피의 배경음악이 들려온다
[v] 이야기
문학의 책등
모더니즘의 고독과 쾌락
잊고 있던 감수성
낙관적으로 마개를 따자
라단조의 색연필
상자쟁이 혹은 과잉포장전
박물관에서 귀동냥하기
러닝하이
대량 생산의 어지럼증
지금도 수차는 돌고 있다
행복한 화약고
취미 비슷한 것
슈퍼 프리미엄 인스턴트커피
디자인 펑고
구급차에 실려 가다
어른을 위한 옥상
종이를 디자인하다
사진가를 만나다
가락국수 디자인
세쓰 씨의 가게
내면에 낚싯줄을 드리우다
작업실 차모임
거리의 악사에게 사로잡히다
책 디자인의 변화구
제대로 된 시골 광고
칭찬받는 처지
라멘 사발의 로망
건축가들의 파스타 전람회
활자가 나아갈 길

+1 국어 입시 출제에 이용해 주세요
+2 밀라노로 향하는 아침
+3 물의 즐거움

어느새 후기를 쓰다
후기에 보태다

하라 켄야

1958년생. 디자이너, 일본디자인센터 대표이자 무사시노미술대학교 교수다. 일본뿐 아니라 세계 각지를 순회하며 영향을 끼친 〈RE-DESIGN – 일상의 21세기〉전을 비롯해 〈JAPAN CAR – 포화한 세계를 위한 디자인〉 〈HOUSE VISION〉 등 기존의 가치관을 뒤엎는 전시회를 전개한다. 나가노올림픽 개폐막식 프로그램, 아이치박람회에서는 일본 문화에 깊게 뿌리 내린 디자인을 실천했다. 2002년부터 무인양품 아트디렉터를 맡았으며, 마쓰야긴자, 모리빌딩, 쓰타야서점, 긴자 식스, 미키모토, 야마토운수, 중국 샤오미의 VI 디자인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활동한다. 2008–2009년에 베이징, 상하이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개최했다. 2016년 ‘밀라노가구박람회’에서 이탈리아 건축가 안드레아 브란치와 〈신 선사시대 – 100개의 동사(新·先史時代 – 一〇〇の動詞)〉전을 개최해 인류사를 도구와 욕망의 공진화로서 제시했다. 또 외무성 〈JAPAN HOUSE〉에서 종합 프로듀서를 맡아 일본 문화를 미래 자원으로 삼는 일에 주력한다. 2019년에 웹사이트 「저공비행 – High Resolution Tour」를 시작해 독자적인 시점으로 일본을 소개하면서 관광 분야에 새로운 차원의 접근을 시도한다. 지은 책으로는 『디자인의 디자인』 『백』 『내일의 디자인』 『마카로니 구멍의 비밀』 등이 있다.

이규원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일본어를 전공했다. 오랜 기간 편집자로서 일하며 과학, 인문, 역사 등 여러 분야의 책을 기획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미야베 미유키의 『이유』를 비롯해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 컬렉션』 『알래스카, 바람 같은 이야기』 『나, 건축가 안도 다다오』 등을 비롯해 80여 권이 있다.
은 안그라픽스에서 발행하는 웹진입니다. 사람과 대화를 통해 들여다본
을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