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그라픽스가 처음 공개하는 창립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
2015년 안그라픽스는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디자인회사로서 쉽지 않은 일이다. 10주년에는 단체 여행을 떠났고 20주년에는 기념식을 가졌다. 30주년이 된 지금 드디어 한 권의 책을 엮었다. 사사(社史)라는 말은 너무 거창하다 해 회사에서는 이를 기념책자라고 불렀다. 안그라픽스의 역사는 한국과 한국 디자인계의 역사와 분리해 생각할 수 없다. 그 흐름 속에서 창립부터 지금까지 회사의 주요 사건과 장면, 이야기, 작업, 관련 기사 등을 책에 담았다. 마지막에는 한국의 대표적인 디자인 평론가 최 범에게 글을 부탁해 실었다.
기존의 기업 사사와는 다른, 디자인회사다운 모습의 단행본
한 기업의 사사(社史)라고 하면 큰 판형에 무거운 책을 상상하기 쉽다. 30년간 여러 기업의 사사를 제작해 온 안그라픽스는 디자인회사의 사사는 그와는 달라야 한다고 믿었다. 책장 깊숙이 꽂아 두는 책이 아니라 그 자체로 갖고 싶은, 자주 꺼내 볼 수 있는 책이 되길 바랐다. 그 결과 안그라픽스의 사사 혹은 기념책자는 사람들에게 가장 익숙한 크기의 가벼운 단행본이 되었다. 책의 내용 또한 이런 맥락에서 편집하고 디자인했다. 모든 정보를 안그라픽스의 시간 중심으로 완벽하게 재구성하기보다 개개의 정보를 유형별로 묶어 시각적으로 담백하게 전달하고자 했다. 이 책에는 방점이 없다. 그저 글과 그림이 만들어 내는 자연스러운 리듬이 있을 뿐이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단편적 사실이 아니라 안그라픽스라는 회사의 큰 그림을 마음에 그려 낼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