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사용자 경험을 고민하는 기획자와 디자이너에게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는 책.”
- 안유정, 삼성전자 부사장
“사용자 경험의 올바른 좌표를 고민하는 모든 리더와 설계자에게 나침반이 될 것이다.”
- 최소현, 네이버 Creative & Experience 부문장
행동을 이끌어내는 건 디자인이다
사람을 움직이고 변화를 만드는 ‘행동 유도 디자인’의 지형도
우리 일상 속에서 행동은 어떻게 일어나는 걸까? 나와 조건이 비슷한 사용자가 보는 콘텐츠를 추천하는 영상 플랫폼, 격려하는 메시지로 운동을 권유하는 러닝 앱, 한 달 동안 읽은 책을 기록하게 해주는 인터페이스 등. 우리가 “의식적으로 행동하든 무의식적으로 반응하든 결국 행동은 어떤 개입을 통해 촉발된다”(14쪽).
행동과 얽힌 일상 속 디자인의 작동 원리를 탐구해온 윤재영 교수의 『디자인 트리거』는 행동 유도 디자인의 원리와 사례, 설계법부터 AI와 결합된 기술의 현주소까지 담아낸 책이다. 저자는 사용자 경험(UX), 인터랙션 디자인(HCI), 행동 변화를 위한 디자인을 주 분야로 연구하고, 현재 홍익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DEEP 연구실(DEsign Experiences for People Lab)을 운영하고 있다. 『디자인 트리거』는 디자인 학문계와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한 그의 경험이 축적된 결실이다.
‘행동 유도 디자인’이란 사용자가 특정한 방향으로 행동하도록 부드럽게 유도하는 설계를 뜻한다. 이 책 『디자인 트리거』에서 저자는 행동을 유도하는 10가지 디자인 전략을 소개한다. ‘감정 표현’, ‘셀프 트래킹’, ‘보상’, ‘가치 연결’, ‘커뮤니티’, ‘재미’, ‘권위’, ‘비교’, ‘캐릭터’, ‘손실 회피’가 바로 그 전략이다. 오랫동안 연구되고 실제 서비스에 폭넓게 활용되는 이 전략들이 어떻게 사람의 심리를 움직이고 행동을 이끌어내는지 여러 사례와 이론으로 풀어낸다. 이를 토대로 각 디자인의 순기능과 효과를 짚는 동시에 디자인이 다크 패턴(Dark Pattern)으로 악용되는 지점도 비판적으로 검토하며 바람직한 디자인 설계법을 제안한다. 이후 논의를 확장해 AI 시대에 새롭게 부상하는 디자인과 기술을 제시하면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디자인, 서비스 그리고 경험은 무엇인지 물음을 던지고 그 답을 모색한다.
우리 곁의 행동 유도 디자인,
디자인은 어떻게 우리를 돕고 또 흔드는가
이 책은 실생활에 녹아 있는 행동 유도 디자인을 사례로 제시하며 내용을 구체화한다. 건강, 비즈니스, 교육, 금융 등 다양한 서비스에서 디자인 전략을 사용해 우리의 선택을 만드는 방식을 확인할 수 있다. 일례로 ‘셀프 트래킹’을 보자. 애플워치, 조본업, 나이키퓨얼밴드 등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하면 평소보다 운동을 쉽게 그리고 오래 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 이는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향해 나아가려는 자기 이론과, 행동에 따라 정체성을 형성하는 자기 지각 이론에 따른 결과다. 즉 사람은 기록으로 행동을 추적하고 확인하면서, 내적 동기와 보람을 느껴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상을 갖게 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디자인 설계는 윤리적 성찰이 빠진다면 기업의 이윤을 위해 사람들을 조종하는 수단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 사용자의 자율성, 의사결정, 선택을 방해하거나 손상하도록 설계된 사용자 인터페이스인 ‘다크 패턴’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를테면 여러 비즈니스 앱이 AI로 직원의 행동을 관찰하고 이에 따라 업무를 평가하는 기술을 활용한다. 이는 긍정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 AI의 기준에 맞춰 행동하는 부작용을 낳고, 기업이 직원의 자율성을 존중하지 않고 업무를 과도한 강도로 조장할 위험성도 있다. 실제로 아마존은 물류 센터 직원의 업무 시간을 AI 기술로 추적하고 배송 차량에 운전자의 행동을 확인할 수 있는 카메라를 설치했으며, 이를 급여와 복지에 반영해 비판을 받고 있다. 다크 패턴은 비즈니스 환경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최근 빅테크 기업의 플랫폼 설계에 대한 위험성을 지적하는 움직임이 등장하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재 캘리포니아주 1심 법원은, 글로벌 사회관계망서비스 기업인 메타와 구글이 무한 스크롤과 알고리즘 추천, 자동 재생과 같은 기능으로 미성년을 유인했음을 지적하며 플랫폼의 중독성을 인정했다. 이 평결은 플랫폼의 설계 방식 자체가 유해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현지 언론은 이 흐름을 1990년대 ‘담배 유해성 소송’과 비교하기도 했다.
디지털 기술은 일상과 분리할 수 없을 만큼 정교한 형태로 우리 곁에 자리 잡았다. 이 같은 시대적 맥락에서 행동 유도 디자인을 설계하는 디자이너는 ‘디자인을 설계할 때 어떻게 균형을 잡고 또 어떤 방향성을 지향할 것인지’라는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한편 사용자에게는 자신을 둘러싼 기술 환경을 인식하고, 빅테크 기업의 기술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는 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할 것이다.
가속하는 기술의 발전 속
사람을 향하는 디자인을 추구하다
디지털 생태계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디자인 트리거』는 기술을 사용하며 맞닥뜨리는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혜안을 제공한다. 디자인 전략의 효과와 부작용, 윤리적 고민, 그리고 AI 기반의 최신 기술 동향까지 두루 살피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 책은 디자인이 사람의 삶을 나아지게 하는 데 기여해야 함을 강조하며 휴머니즘과 결합한 디자인의 가능성을 생각한다.
이로써 『디자인 트리거』는 기술이 빠르게 변하고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인간의 판단과 사고에 개입하는 흐름 속에서, 행동 유도 디자인과 사용자 경험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상황을 세심히 반영하면서도 진정한 이로움을 전할 수 있는 디자인을 찾아가도록 안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