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사고와 방법’이라는 독특한 관점에서
한자의 진화 문맥(文脈)을 살펴보다
우리의 언어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한자는 지금까지 한자의 기원과 역사에 대해 다룬 책은 많았지만, 이 책 『한자의 유혹』처럼 한자의 기원과 역사를 비롯해 한자를 쓰는 방법과 그 도구, 현재 사용하고 있는 한자와 그림문자로서의 한자, 그리고 그 디자인에 대해서까지 폭넓게 다룬 책은 드물다. 중국 디자이너이자 칭화대 교수인 지은이 천난은 우리에게 익숙하거나 낯선, 하지만 큰 주제인 한자에 관한 지식을 그만의 새롭고 독특한 발상으로 꿰어 여러 개의 실마리로 엮었고 과거에는 주목받지 못한 지식을 다시금 한자 디자인 방법의 체계로 정리했다. 이 책은 한자를 크게 세 개의 장으로 나눠 소개한다. 한자의 기원과 역사를 다룬 ‘자맥’, 한자를 쓰는 방법과 도구를 다룬 ‘자법’, 한자를 그림문자로 보고 디자인적으로 해석한 ‘자회’로 나누어 한자에 대해 깊게 파고들어 이야기한다. 더불어 이 책의 핵심이자 우리를 매혹하는 한자의 주요 특징을 잘 보여주는 일곱 가지 주제어로, 자원(字源), 자맥(字脉), 자성(字聖), 자법(字法), 자기(字器), 자진(字陣), 자회(字繪)를 제시한다. 천난은 한자를 예술과 문자학에서 분리해 디자인이라는 차원에서 상대적으로 독립적인 새로운 학술 체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런 만큼 과거의 한자에서 현재의 한자까지 한자의 모든 것을 총망라하고 있으며 기존의 한자 관련 책들과는 또 다른 한자의 매력을 담았다. 한자의 역사와 발전 과정에 관심이 있는 일반 독자는 물론 그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디자이너까지 한자의 과거와 현재를 알고 싶은 모든 독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다.
방대하고 신비로우며 아름다운 한자
독특한 관점에서 새로운 학술 체계로 재탄생하다
한자는 세계 4대 문명지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을 정도로 끝없는 생명력을 지닌 문자로 중국 최대의 자전 『강희자전』에 나오는 4만여 자 가운데 우리가 아는 것은 몇천 자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방대하다. 그런 한자는 문화를 담는 저장 장치이면서 통일된 문자 체계로 탄력적이면서도 혁신적인 발전 과정을 거쳐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서양과는 다른 독특한 예술과 과학 체계가 성립되었다. 이 책의 지은이 천난은 한자의 표준 정자체, 속도감 있게 쓰는 초서체, 장식용 도안 글자체 디자인의 실마리와 그 영향을 발견했고 서로 관련된 전통 한자의 디자인 방법을 종합해 그 원리의 핵심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한자를 예술과 문자학에서 분리시켜 디자인이라는 차원에서 상대적으로 독립적인 새로운 학술 체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 책은 천난이 디자인 사고와 방법이라는 독특한 관점에서 한자의 진화 문맥을 주의 깊게 살펴본 첫 번째 학술 저작이다.
책 구성
제1장 자맥字脉에서는 기록의 저장체로서 한자의 발전 궤적과 특징을 포함해 한자의 예술적 스타일, 한자와 소수민족 문자의 관계, 한자의 영향 아래 있는 동아시아 한자 문화권 그리고 이들의 상호 비교, 한자 필기도구의 발전 등을 다룬다. 한자의 발전, 한자와 전각, 한자와 일부 소수민족 문자의 관계 및 변이 형태, 동아시아 한자 문화권, 한자 발전의 이정표로 구성되어 있다.
제2장 자법字法에서는 한자의 디자인 방법론, 한자의 아름다움, 중국 문자의 체계, 한자의 지혜, 한자의 신비한 속성, 한자와 율격(律格) 디자인관, 길상 문화 속의 합체자와 픽토그램을 다룬다.
제3장 자회字繪에서는 장식 문자 회화, 창의적인 글자체 도형 디자인, 더 나아가 한자 예술 표현을 아우르는 통칭인 자회에 관해 다룬다. 그림문자, 갑골문 서법과 갑골문자회, 새로운 과학기술 혁명을 맞이한 한자 디자인의 대응으로 구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