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그라픽스

마음을 연결하는 집
더불어 사는 공동체, 지역사회권

地域社会圏主義

온라인 판매처

“부자가 아니라도 살 수 있어.”
“작은 기술은 돈벌이가 돼.”
“안녕, 단독주택. 안녕, 내 집 정책.”
“이제 집에 틀어박혀 있지 않아도 돼.”
“혼자서도 즐겁게 생활할 수 있어.”
“노인은 자유롭게 생활하지만 혼자가 아냐.”
“분양이 아닌 임대.”
“기분 좋은 야외.”
“편하게 모일 수 있는 장소가 있어.”
“육아스트레스가 없어.”

지금까지의 주택정책은 실패했다

우리는 지금까지 가장 중요한 주택의 역할은 사생활과 보안 확보라고 믿어왔다. 집을 판매하는 주택업자들에게도 이것은 가장 중요한 판매 전략이다. 그러는 동안 우리의 집은 외부인을 철저히 배제하고 점점 밀실처럼 변하고 말았다. 하지만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고 있는 집에 대한 이러한 개념은 전후에 국가가 정책적으로 지원한 ‘1가구 1주택’ 모델에서 시작되었으며, 전후 경제 성장의 일환으로 주택을 대규모로 지어 민간주택업자가 상품으로 공급하면서 선택된 전략일 뿐이다. 내 집 정책으로 인해 우리는 집을 사는 데 수입의 거의 전부를 투자하고, 더불어 사는 삶의 기쁨을 잃어버렸으며, 지독한 지역이기주의는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공동체 일원으로서의 태도조차 퇴색시키고 모든 것을 경제적 이익과 이윤을 위해 판단하고 결정하는 상황으로 우리를 몰아붙이고 있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은 것은 정말 불가능한 일일까? 이 책의 지은이 야마모토 리켄은 새로운 삶에 대한 상상력은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제 새로운 주택정책이 필요한 때

사회 변화의 흐름 속에서 건축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구상해온 일본의 유명 건축가 야마모토 리켄은 가족이 해체되고 더 이상 국가가 국민의 복지와 미래를 책임져줄 수 없는 상황에 이른 오늘날, 이제는 지금과 다른 주택과 공동체를 꿈꾸어야 한다고 말한다. 한 필지에 두 채의 집을 짓는 땅콩집이나 하나의 집을 나누어 사는 셰어하우스, 코하우징 같은 주택 양식이 주목을 받는 현상도 바로 이런 사회 구조의 변화에 따른 대안일 것이다. 한 채의 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 방식이 아니라, 내 집이라는 개념 자체를 버리고 함께 나눠 쓰고 개방하고 임대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제안이다. ‘지역사회권’은 바로 이렇게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 삶, 상부상조하는 삶의 이점을 극대화한 집합주택정책이다. ‘지역사회권’에서는 최소한의 전용공간과 최대한의 공용공간이 어우러져 누구에게나 개방된 지역사회를 추구한다. 500명 단위로 구성된 지역공동체는 조립식주택을 임대하여 소유의 개념을 넘어서는 삶을 추구한다. 이 과정에서 지은이는 매우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지역사회권’이 공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현 가능한 주택정책임을 보여준다. 에너지, 교통, 공유시설, 생활편의시설 등에 이르기까지 매우 세분화하여 집합주택의 시스템과 구조를 설명하는 과정을 읽다보면 지역사회권시스템에 대한 지은이의 절실함과 진정성을 느낄 수 있다.

새로운 삶에 대한 제안, 지역사회권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4년 동안 ‘지역사회권’에 대해 연구한 결과물을 묶은 이 책은, 단순히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주택을 시도해보자는 식의 도발이 아니라 우리의 삶 자체를 피폐화시키는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저항의 의미를 담고 있다. 모든 것을 균질화하고 분해하여 상품화시키는 자본주의 체제에서의 우리의 삶을 다시 공동체의 삶으로 복원할 수 있다고 지은이는 강조한다. 무엇보다 사생활과 보안이 최우선되어야 한다는 집에 대한 강요된 개념, 내 집을 가져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난다면 누구나 새롭고 풍요롭고 윤택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지금까지의 주택은 경제정책 내에서 사고되어 왔다. 하지만 주택은 삶의 영역에서, 일상의 영역에서 사고되어야 한다. 미래사회에 우리 앞에 닥칠 경제적 결핍과 고립에 대한 불안의 그림자는 새로운 주택정책으로 충분히 타개할 수 있다. 야마모토 리켄이 제시하는 ‘지역사회권’이 지금 우리에게 의미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편집자의 글

치솟는 집값에 소득의 반 이상을 빼앗기고 집의 빗장을 걸어 잠근 채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사람들에게 대문을 열고 더불어 살자고 제안하는 이 책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점점 더 개인화되어가는 현대사회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폄하하는 사람, 타인에게 내 삶을 보여주는 것이 두렵다며 거부하는 사람 등 다양한 반응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작지만 새로운 변화는 이미 시작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공동육아, 공동취사, 공동거주 등 여러 방면에서 새로운 거주 방식과 주택 양식이 시도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많은 사람들이 지금의 주택정책에 피로감을 느끼고 다른 삶을 꿈꾸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집을 바꾼다는 것은 단순히 거주지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삶의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500명 정도의 사람들이 한 단위를 이루어 집합주택에 거주하면서 작은 경제권을 형성하고 서로 돕고 나누는 삶을 사는 지역사회권은 어떻게 보면 획기적이고 진일보한 제안처럼 보이지만, 사실 예전 우리 조상들이 이미 살아왔던 삶의 방식이 투영되어 있다. 물론 시스템의 측면에서는 기술적이고 첨단화된 부분이 있지만, 지역사회권이 더 중요하게 내세우는 지점은 국가나 개인이 짊어질 수 없는 현대사회의 병폐를 공동체의 힘으로 함께 나누어 해결하자는 것이다.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삶의 가치가 투영된 공동체로의 회복을 주장하는 것이다.

야마모토 리켄은 미래사회에 건축으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해온 건축가이다. 복지와 경제, 환경의 문제를 건축학적으로 해결하려는 그의 노력은 지역사회권을 통해 절실히 드러난다. 일본과 한국에 그가 시연한 지역사회권적 주택을 다시 한번 곱씹고 그 진정성을 되새기는 것은 단지 한 건축가의 성취를 부각시키는 것이 아닌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진지한 고민의 시작이 될 것이다.

추천사

이제 많은 이가 탐욕의 시대를 간파하고 인간다운 삶으로의 전환을 상상하기 시작했다. 신자유주의 이후의 주거정책과 다양한 주거실험에 대한 논의의 장이 일본만이 아니라 한국에서도 자생적으로 열리고 있는 것이다. 야마로토 리켄이 새로운 개념으로 설계를 했다는 주택이 판교와 강남에 지어졌다는 것도 반가운 소식이다. 여러모로 답답하던 시점에 더불어 하는 삶의 장을 만들어낼 묘안을 접하니 흐뭇하기 그지없다.

조한혜정 |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명예교수, 하자마을 주민

『마음을 연결하는 집』은 주택공급, 가족, 공동체, 주변환경, 작은 경제권, 복지, 교통, 에너지, 방재 등의 키워드를 총체적으로 결합·적용하여 지역중심의 사회적 시스템과 주거방식을 건축적으로 구체적인 부분까지 한 차원 다르게 제안하고 있다. 이러한 점이 이 책을 추천할 수밖에 없고, 추천하는 것 자체를 영광스러운 기회라고 생각하는 이유다.

신중진 |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지역사회권은 정확한 예측에 의한 수요와 공급 중심의 주거정책이 아닌 주거가 지향해야 할 도시에서의 삶의 방식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야마모토 리켄의 지역사회권을 계기로 우리의 도시와 건축에 시도되고 있는 지역공동체 논의가 더 활발해지기를 바란다.

이은경 | EMA건축사무소 대표

책 속에서

‘지역사회권’이라는 말을 선택한 것은 ‘권’이라는 말이 장소의 성격을 강하게 나타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지역사회라고 했다면 과거의 지역공동체 같은 이미지를 연상시켰을 것이다. 지역사회라는 말에는 ‘과거에는 확실히 존재했지만 지금은 잃어버린 존재’ 같은 뉘앙스와 함께 정치적 이데올로기도 풍긴다. 과거의 공동체도, 정치적 이데올로기도 아닌 지금 가장 효율적이면서 효과적인 거주시스템이 지역사회권이다.

「한국어판 출간에 부쳐」, 16쪽

주택정책은 경제정책이 아니다. 성장경제의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 주택정책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주택을 공급할 것인가, 어떤 주택에서 생활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우리의 일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현재의 ‘1가구 1주택’을 전제로 한 ‘내집정책’이 실패라면, 그 실패는 단순히 경제정책의 실패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이 파괴되고 있음을 뜻한다. 우리의 소득 대부분이 주택에 소비되거나 빼앗기고 그 재산을 지키기 위해 우리의 의식은 더욱 내부로 향한다. 그러는 동안 가족은 내부로부터 무너지기 시작한다. 즉 ‘내 집’을 강조하는 주택공급 구조와 그 내부에서 생활하는 가족의 현실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들어가며」, 25쪽

지역사회권은 우리가 어떤 장소에서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모든 것을 공공기관에 맡길 것인가, 스스로 해결해나갈 것인가에 대한 논의이기도 하다. 공공시책은 아무래도 대상자를 한정할 수밖에 없고 주민을 서비스의 수용자로 고정할 뿐 아니라 행정비용도 증가시킨다. 지역사회권은 이 교착상태를 두 가지 측면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다.

「지역사회권을 둘러싼 논의」, 105쪽

세계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전 세계의 모든 장소가 균질화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듭니다. 지역사회권은 그곳에서의 삶을 장소의 특성과 함께 생각하자는 방법론입니다.

「지역사회권, 새로운 삶을 상상하다」, 151쪽

현재의 자본주의에서는 분할판매가 쉬운 균질한 것을 거래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지역사회권에서는 사생활과 공공영역 사이에 ‘공동’이라는 개념을 도입해서 경계를 부드럽게, 애매하게 만드는 장소의 특성을 살려냅니다. 이처럼 경계를 애매하게 만들면 결국 분할판매가 어려워지지요. 그렇기 때문에 이 시도는 현재의 자본주의체제에 대한 하나의 저항이며 생활의 풍요로움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사회권, 새로운 삶을 상상하다」, 152쪽

차례

추천하며
한국어판 출간에 부쳐

들어가며 | 지역사회권에 살고 싶다

지역사회권이란 무엇인가
1 어떻게 살 것인가
2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case study | 교외고밀도 모델
 case study | 도심초고밀도 모델

지역사회권을 말하다
1 지역사회권을 둘러싼 논의
 ⦁ 지역사회권 경제
2 경제학의 입장에서 본 지역사회권
3 지역사회권화는 곧 탈전용주택화
 case study | 목조주택밀집지역의 지역사회권화
4 계획자의 시선으로 방재를 생각하다
5 지역사회권, 새로운 삶을 상상하다

지역사회권을 시도하다
한국에서의 지역사회권
 project | 판교하우징
 project | 강남하우징

나가며 | 함께 생각하고 싶다

감수를 하고 나서
함께 지은이·도판 출처

사람들

야마모토 리켄

1945년 베이징에서 태어난 건축가. 2007년에서 2011년까지 요코하마국립대학 대학원 교수로 재직했고, 현재 일본대학 대학원 특임교수로 있다. 야모모토리켄설계공장을 만들었다. 건축 작품으로는 사이타마현립대학, 공립하코다테미래대학, 요코스카미술관, 훗사시청사 등이 있다. 쓴 책으로 『신편 주거론』 『건축의 가능성, 야마모토 리켄의 상상력』 『건축하면서 생각한다, 생각하면서 건축한다』 등이 있으며, 같이 쓴 책으로 『우리가 살고 싶은 도시 신체·프라이버시·주택·국가』 『건축을 만드는 것이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 『지역사회권 모델』 등이 있다.

성상우

와세다대학 건축학과를 졸업했다. 몇 곳의 설계 사무실을 거친 뒤 인생의 짝꿍과 2009년 아백제건축사사무소(a0100z space design)를 세웠다. 현재 ‘문턱이 닳는 집’ 시리즈를 만들며, 동네에서 동백서당을 운영한다.

이정환

경기도 청평 출생으로, 경희대학교 경영학과와 인터컬트 일본어학교를 졸업했다. ㈜리아트 통역과장을 거쳐 동양철학 및 종교학 연구가, 일본어 번역가, 작가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수많은 책을 번역했는데, 디자인서로는 하라 켄야의 『백』 『디자이너 생각 위를 걷다』 『도쿄대학 학생들은 바보가 되었는가』 『준비된 행운』 등이 있으며, 소설로는 『공포, 공포, 공포』 『위대하고 멋진 개 이야기』 『단서』 『충신장』 『스푸트니크의 연인』 『플래티나 데이터』가 있고, 경제경영서로는 『손정의, 21세기 경영전략』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인간경영』 『오다 노부나가의 카리스마 경영』 『파워 로지컬 싱킹』 등이 있다. 저서로는 『개운술』 『침묵의 승부사 1,2,3』 『관상』 『사주』 『우리 아기 이름 짓기』 『얼굴을 보고 사람을 아는 법』 등이 있다. 역학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